-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지난해 KS에 이어 올 시즌도 선두 다툼
-리그 최강 선발진, SK·두산이 선두 싸움의 가장 큰 원동력
-‘강속구’ SK·‘다양함’ 두산, 특색 있는 불펜진의 활약상
-부상자 복귀가 시급한 양 팀 타선, 무언가 답답한 흐름 지속

SK 염경엽 감독(왼쪽)과 두산 김태형(오른쪽)은 올 시즌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SK 염경엽 감독(왼쪽)과 두산 김태형(오른쪽)은 올 시즌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올 시즌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1위 SK 와이번스와 2위 두산 베어스는 끈끈한 동반자다. 멀어질 법하면 어느새 가까워지는 두 팀은 5월 27일 기준으로 경기 차 없는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양 팀과 3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도 어느덧 4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포스트시즌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친 양 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재격돌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SK에 충격적인 업 셋 우승을 내줬다. SK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V4’를 달성했다.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도 역시 두산과 SK다. 이 흐름이 전반기까지 흘러간다면 두 팀은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막판 스퍼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서로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양 팀의 분위기다. 양 팀 선수들도 서로를 향해 “역시 강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실 양 팀의 전력은 마치 데칼코마니를 이룬 듯 보인다. 리그 최강의 선발진과 특색 있는 불펜진, 그리고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팀 타선까지 공통점이 많은 양 팀이다. 엠스플뉴스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보이는 양 팀의 전력을 짚어봤다.

리그 최강 선발진, SK·두산이 선두 싸움의 가장 큰 원동력

올 시즌 리그 선발진 가운데 최고의 구위를 보여주는 린드블럼(왼쪽)과 산체스(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리그 선발진 가운데 최고의 구위를 보여주는 린드블럼(왼쪽)과 산체스(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SK와 두산이 리그 최상단 자리를 지키는 원동력은 당연히 선발진이다. 두 팀 모두 다른 팀들이 부러워하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토종 선발에다 외국인 선발까지 고민인 팀이 있는 반면 두 팀은 1선발부터 5선발까지 알차게 가득 찬 상태다.

두산 팀 선발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9.12, SK 팀 선발진 WAR은 8.82로 각각 리그 1위와 2위를 달리는 중이다. 팀 선발승과 팀 퀄리티 스타트도 두산(22승·32차례)과 SK(21승·28차례)가 각각 1위와 2위에 있다. 팀 선발 경기당 평균 이닝 역시 두산(5.91이닝)과 SK(5.72이닝)가 나란히 최상단에 있다.

양 팀 선발진 가운데 가장 빛나는 활약을 해주는 투수들은 바로 조쉬 린드블럼과 앙헬 산체스다. 린드블럼은 말 그대로 ‘눈부신 빛’과 같은 활약을 펼쳤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11경기(72.1이닝)에 등판해 7승 1패 66탈삼진 11볼넷 평균자책 1.74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 2년 차’ 산체스도 문제였던 한국 음식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국외 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산체스는 올 시즌 10경기(61.2이닝)에 등판해 6승 2패 58탈삼진 15볼넷 평균자책 2.04의 맹활약을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브록 다익손(11G 3승 2패 평균자책 3.58)과 세스 후랭코프(10G 4승 3패 평균자책 3.02)도 산체스와 린드블럼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토종 선발진에서도 김광현(12G 7승 1패 평균자책 2.93)과 박종훈(11G 2승 2패 평균자책 3.34), 그리고 이용찬(7G 2승 2패 평균자책 3.12)과 이영하(10G 6승 평균자책 2.27)가 외국인 투수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내는 상황이다.

심지어 5선발인 문승원(9G 3승 3패 평균자책 4.67)과 유희관(10G 2승 3패 평균자책 3.28)도 다른 팀으로 간다면 상위 선발로 환영받을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SK와 두산은 빈틈없는 선발진으로 경기 후반까지 승부를 팽팽하게 흐르도록 하며 승리 확률을 최대한 높인다.

한 가지 변수라면 후랭코프와 문승원의 갑작스러운 부상이다. 후랭코프는 우측 어깨 통증, 문승원은 내측 비복근 파열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현재 빠진 상태다. 이들의 회복 속도와 복귀 뒤 구위에 따라 팀 선발진의 굳건함이 이어질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강속구’ SK·‘다양함’ 두산, 특색 있는 불펜진의 활약상

SK와 두산 불펜진의 올 시즌 최고 히트 불펜이 되는 분위기인 하재훈(왼쪽)과 이형범(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SK와 두산 불펜진의 올 시즌 최고 히트 불펜이 되는 분위기인 하재훈(왼쪽)과 이형범(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양 팀의 불펜진은 다소 특색이 있다. SK는 ‘강속구’, 두산은 ‘다양함’이다. 불펜진의 성적만 본다면 SK가 두산보다 약간 더 안정성에서 돋보인다. SK의 팀 구원 WAR은 리그 3위(3.52), 두산의 팀 구원 WAR은 리그 7위(2.56)다. 팀 블론세이브 개수도 SK(4차례)가 두산(7차례)보다 적다.

SK의 최고 히트 불펜은 당연히 마무리 하재훈이다. 기존 마무리였던 김태훈이 약간 주춤하자 SK 벤치는 곧바로 하재훈을 마무리 자리에 올렸다. 이 선택은 완벽히 적중했다. 하재훈은 올 시즌 26경기(25이닝)에 등판해 4승 1패 10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1.44로 리그 최강 불펜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하재훈뿐만 아니라 서진용과 강지광, 그리고 김태훈과 정영일 모두 140km/h 중반대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보여주는 투수들이다. 경기 후반 강속구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그림이다. SK 손 혁 투수 코치는 “우리 팀 선발진의 구속이 빠른 편인데 불펜진의 구속이 그보다 약간 떨어진다면 상대 타자들의 대응도 수월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올 시즌 우리 불펜진의 속구 구속이 선발진 못지않게 빠르다. 그래서 상대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라며 고갤 끄덕였다.

SK와 반대로 두산 불펜진은 다양함에 중점을 뒀다. 두산의 올 시즌 최고 히트 불펜은 NC 다이노스에서 포수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넘어온 이형범이다. 이형범은 140km/h 초반대 투심 패스트볼이 주된 무기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날카로운 투심의 움직임으로 결정적인 순간 땅볼을 유도하는 게 이형범의 특기다. 이형범은 올 시즌 30경기(24이닝)에 등판해 5승 1패 8홀드 평균자책 2.63으로 리그 불펜진 가운데 가장 많은 등판 경기 수를 기록 중이다.

두산은 이형범 외에도 커브를 결정구로 구사하는 윤명준과 체인지업이 특기인 함덕주, 그리고 사이드암 투수인 박치국과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는 김승회·권 혁 등 다양한 유형의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다. 배영수와 이현호는 롱릴리프 및 추격조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데 특화된 자원이다. 두산 김원형 투수코치는 “다양한 유형의 불펜 투수들을 각자 상황에 맞게 기용할 수 있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추후 강속구 투수인 김강률이나 홍상삼까지 합류한다면 더 다양한 선택지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부상자 복귀가 시급한 양 팀, 무언가 답답한 타선 흐름

외국인 타자인 로맥(왼쪽)과 페르난데스(오른쪽)가 중심 타선에서 지속적인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외국인 타자인 로맥(왼쪽)과 페르난데스(오른쪽)가 중심 타선에서 지속적인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칭찬만 써도 모자란 마운드와 달리 양 팀 타선은 다소 아쉬운 흐름이 이어진다. 팀 타선은 그나마 두산이 SK보단 실적이 좋다. 두산 팀 타선 WAR은 리그 3위(11.37), SK 팀 타선 WAR은 리그 8위(6.08)다. 특히 SK 팀 타율은 리그 최하위(0.257)에 머물러 있을 정도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서 탈출한 게 올 시즌 가장 큰 특이점이다. 두산 내야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73안타/ 9홈런/ 4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페르난데스 덕분에 얻은 두산의 승리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어떻게든 여권을 되찾아주려고 한 두산 팬들은 이제 여권을 불태우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올 시즌 초반 심각한 타격 침체로 타격코치 교체까지 단행했던 SK는 내야수 제이미 로맥의 반등에 기대를 건다. 개막부터 부진에 빠졌던 로맥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4/ 12안타/ 4홈런/ 13타점으로 타격감을 확실히 끌어올렸다. 공인구 반발계수 저하와 투고·타저 흐름으로 침체된 팀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해줘야 하는 로맥이다.

양 팀 모두 타선에서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는 선수들이 있다. 두산은 내복사근 손상으로 장기간 결정 중인 내야수 최주환의 복귀가 절실하다.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에 나선 최주환은 이번 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이 돌아온다면 바로 중심 타선에 기용할 생각이다. 4번 김재환의 앞이나 뒤에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도 정의윤(종아리 미세 파열)과 김강민(췌장 혈종), 그리고 나주환(뇌진탕 증상)을 애타게 기다린다. 세 선수가 있고 없음에 따라 팀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상황이다. 이렇게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버티는 SK는 그나마 고종욱이 있기에 승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고종욱을 올 시즌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9/ 53안타/ 20타점/ 14도루로 호타준족의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나오는 고종욱의 안타와 도루는 팀 타선의 윤활유 역할을 충분히 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