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잠실]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이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의 음주운전 관련 은퇴 소식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삼성은 5월 27일 박한이의 음주운전 적발과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삼성의 설명에 따르면 박한이는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치고 자녀의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석한 뒤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한이는 9회 말 끝내기 2루타를 날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음주 다음 날인 27일 아침 박한이는 직접 차량을 운전해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줬다. 이후 박한이는 집으로 귀가 중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오전 9시께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박한이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5%였다. 현행법상 알코올 수치가 0.05%를 넘으면 면허 정지 처분, 0.10%를 넘으면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다.

박한이에게 사건 경위를 전달받은 삼성은 이날 오후 곧바로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박한이는 고심 끝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로서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고 전했다.

1979년생인 박한이는 부산고와 동국대를 거쳐 2001년 삼성에서 데뷔해 무려 19시즌 동안 삼성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2,127경기에 출전한 박한이는 KBO리그 역대 3위에 해당하는 통산 2,174안타를 포함해 통산 타율 0.294 146홈런 906타점을 기록했다. 박한이는 삼성의 7차례 통합 우승도 함께 일궜다. 박한이의 등번호 33번이 ‘영구결번’으로 거론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로 영구결번과 은퇴식 등 모든 영예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김한수 감독도 박한이의 음주운전 적발과 은퇴 소식에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5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진행한 선수단 미팅에서 음주운전 방지에 관한 당부를 재차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안 좋은 일로 나온) 박한이의 은퇴가 안타깝다. (박)한이도 ‘죄송하다’고 말하더라. (박한이와 관련해) 더 드릴 말씀은 없다.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더 언급하면 부담만 될 뿐”이라고 굳은 표정을 보였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