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수아헤 퇴출, 이제 베탄코트보다 못하는 외국인 타자 없다

-포수로 영입한 베탄코트, 양의지 영입으로 포지션 애매해져

-나성범 시즌아웃, 우타 포수보다 좌타 외야수가 더 필요한 NC

-부진 계속되면 NC도 인내 한계, 이번주 자신의 존재 가치 증명해야

NC 다이노스 외국인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에겐 중요한 일주일이 시작됐다(사진=NC)
NC 다이노스 외국인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에겐 중요한 일주일이 시작됐다(사진=NC)

[엠스플뉴스]

지난 한주 NC 다이노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삼성과 KIA 상대 5경기에 출전했지만, 15타수 동안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헛방만 쳤다. 운이 없었던 게 아니다. 아예 공을 배트에 맞히지도 못했다. 15번의 아웃 중에 11개가 삼진이었다. 지하 벙커에서 올라오려고 발버둥칠 수록, 다시 깊은 지하로 떨어졌다.

6월 9일 KIA전이 끝났을 때 베탄코트의 성적은 타율 0.239에 OPS 0.706이 돼 있었다. NC 팀내 주요 타자 중에 OPS 10위. 올 시즌 공인구 변경으로 리그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떨어진 점을 감안해도 좋지 않은 성적인 건 변함없다.

OPS 0.724에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 0.85승을 기록한 롯데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이미 짐을 쌌다(베탄코트 WAR 0.57승). 이제 베탄코트보다 기여승수가 적은 외국인 타자는 리그에 합류한지 얼마 안 된 KIA 프레스턴 터커(WAR 0.50) 하나 뿐이다. 다시 말해, 베탄코트는 현재 KBO리그 ‘최악의’ 외국인 타자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야 할 상황이다.

양의지 영입, 나성범 부상, 기량 미달…NC의 베탄코트 딜레마

창원NC파크 1호 홈런의 주인공 베탄코트. 그 이후로는 타격에서 내리막의 연속이다(사진=NC)
창원NC파크 1호 홈런의 주인공 베탄코트. 그 이후로는 타격에서 내리막의 연속이다(사진=NC)

NC로서도 베탄코트의 존재는 딜레마다. 처음 영입할 때 생각했던 그림과는 많은 게 달라졌다. 베탄코트가 실제 보여준 기량도 기대했던 것과 다르고, 팀이 처한 상황도 달라졌다.

NC는 베탄코트를 포수로 쓸 생각으로 영입했다.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는 날 포수로 호흡을 맞추고, 나머지 경기에선 외야수와 1루수, 지명타자로 다채롭게 활용하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베탄코트 영입이 이미 정해진 가운데, 대형 FA(자유계약선수) 포수 양의지 영입이 성사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김택진 구단주 지시로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베탄코트의 역할이 애매해졌다. 리그 최고의 포수를 125억이나 주고 데려와 놓고 외국인 선수를 포수로 쓴다는 건 사치다. 지명타자 양의지는 양의지의 가치를 반도 써먹지 못하는 길이다.

기량 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캠프 때부터 베탄코트의 타격에 대해 안팎에서 우려가 나왔다. 파워도 있고 폭발력도 있지만, 스윙에 약점이 많고 타격 정확도가 떨어졌다. 가운데와 바깥쪽 걸치는 공 외에는 잘 맞히지 못했고, 떨어지는 공에 약점이 뚜렷했다.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타입이다.

수비에서도 포수로서는 쓸만한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1루수와 외야수로는 수준 이하였다. 베탄코트는 1루수로 실책 3개, 우익수로 실책 5개를 기록했다. 우익수 자리에선 강한 어깨를 과시하려다 악송구 실책을 여러 차례 저질렀다. 영입 당시 “2루수도 가능하다”는 워딩이 왜 나왔는지 의문이다.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으론, 베탄코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은 지명타자와 포수다. 그런데 지명타자로 기용하기엔 공격력이 너무 떨어지고, NC가 붙박이 지명타자를 쓰는 팀도 아니다. 그렇다고 포수로만 기용할 수도 없다. 양의지라는 리그 최고 포수가 있고, 김형준이란 특급 유망주도 기횔 줘야 한다. 시즌 초반 잘하던 정범모는 베탄코트가 올라온 뒤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퓨처스 16경기 타율 0.333).

여기에 나성범의 시즌 아웃이란 변수까지 생겼다. 팀내 최고의 좌타거포이자 외야수가 사라지면서, NC 외야진의 공격력이 크게 하락했다. 11일까지 NC 외야진의 조정 득점창출력(wRC+)은 93.3으로 평균(100) 이하다. 최하위 한화(71.5) 다음으로 나쁜 리그 9위에 그치고 있다.

나성범이 빠진 뒤 NC 외야에서 평균 이상 공격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김태진(wRC+ 100.4) 하나뿐이다. 광활한 NC파크 외야를 감안하면, 외야 수비를 '할줄 아는’ 우타자보단 넓은 수비범위와 공격력을 겸비한 좌타 외야수가 더 필요한 NC의 현주소다.

베탄코트가 부릅니다, ‘Time is Running Out’

베탄코트와 양의지. 양의지가 있는 팀이 외국인 포수를 쓴다는 건 넌센스다(사진=엠스플뉴스)
베탄코트와 양의지. 양의지가 있는 팀이 외국인 포수를 쓴다는 건 넌센스다(사진=엠스플뉴스)

NC 이동욱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베탄코트를 어떻게든 살려보려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좀 더 편안한 가운데 타석에 나설 수 있게 도우려 애쓰는 중이다. 선수 구성은 코칭스태프가 아닌 프런트의 몫이다. 주어진 선수단으로 경기를 치르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외국인 타자를 배제하고 경기를 치를순 없다.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물론 구단으로서도 마냥 외국인 타자 문제를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NC는 베탄코트 재신임부터 교체까지 모든 가능성을 선택지로 두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현재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도 미국에 나가 있다. 이에 대해 NC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하는 외국인 선수 리스트업 업무”라며 선을 그었다.

분명한 건 베탄코트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한주는 베탄코트에게 아주 중요한 일주일이다. 만약 지난 한주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NC로서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일단 11일 키움전 3안타로 한숨은 돌렸다. 자신이 왜 팀에 필요한 존재인지, 이제는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가 됐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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