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 분수령에서 또 만난 두산 베어스·LG 트윈스
-데칼코마니 선발 매치업, 치열한 잠실 라이벌 투수전 예고
-최근 침체 분위기인 양 팀 타선, 김현수·김재호가 키 플레이어
-주말 맞대결 결과에 따라 북부리그 순위 판도가 뒤흔들린다

순위 싸움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잠실 라이벌전이 이번 주말 펼쳐진다. LG 류중일 감독(왼쪽)과 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의 지략 대결이 기대되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순위 싸움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잠실 라이벌전이 이번 주말 펼쳐진다. LG 류중일 감독(왼쪽)과 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의 지략 대결이 기대되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정말 절묘한 시점이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시즌 중반 분수령에서 맞붙는다. 주중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타는 양 팀의 대결이라 더 예측불허다. 이번 주말 맞대결 결과에 따라 2강 3중으로 지속했던 북부리그의 판도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

6월 13일 기준으로 올 시즌 리그 2위 두산과 3위 LG 사이의 경기 차는 2.5경기다. 이번 시리즈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1위 SK 와이번스를 다시 추격해야 하고, LG는 선두권 다툼에 합류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두산 트라우마’ 극복 노려야 할 LG, SK를 놓치면 안 되는 두산

2년 연속 어린이날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당한 LG는 이번 맞대결에서 설욕에 나서야 한다. 반대로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즈의 좋은 기억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2년 연속 어린이날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당한 LG는 이번 맞대결에서 설욕에 나서야 한다. 반대로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즈의 좋은 기억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6월 성적을 살펴보면 LG(8승 1무 2패)가 두산(6승 5패)보다 최근 흐름이 더 좋다. LG 상승세의 원동력은 당연히 마운드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3.08) 리그 1위에 오른 LG는 6월 들어 단 한 경기(6월 6일 잠실 KT WIZ전 7실점)만 제외하고 상대 타선을 모두 4실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최근 6경기에서 팀 타선이 경기당 평균 2.83득점에 그쳤지만, LG는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최근 4경기 연속 연장전 승부에서 3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반대로 두산은 기복이 심했다. 세스 후랭코프가 빠진 선발진이 몇 차례 흔들린 가운데 팀 타선의 침체도 이어졌다. 그나마 대전 한화 원정에서 최근 2경기 연속 대량 득점(9득점·7득점)을 기록한 것이 위안거리다.

물론 최근 흐름과 상관없이 긴장감을 더 느끼는 쪽은 LG다. LG는 지난해 두산전 1승 15패로 ‘두산 트라우마’를 겪은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LG는 시즌 초반 8연승 뒤 8연패에 빠지는 과정에서 어린이날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 후반기가 시작한 뒤에도 3연승을 달린 뒤 곧바로 두산을 만나 3연패를 당하며 연이어 5연패 늪에 빠졌다. 후반기 8월 초 8연패 과정에서도 두산전 3연패가 또 포함됐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흐름이 이어졌다. LG는 두산과의 올 시즌 첫 만남에서 위닝 시리즈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이 8연승 뒤 만난 올 시즌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또다시 싹쓸이 패배를 맛보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이를 지켜본 한 현장 관계자는 “아무리 LG 선수들이 두산전을 144경기 가운데 한 경기뿐이라고 생각해도 이런 흐름이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반복된다면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두산과 LG는 1위 SK를 쫓기 위한 갈림길에 섰다. SK는 이번 주말 5위 NC 다이노스를 홈에서 상대한다. 4위 키움 히어로즈도 6위 한화 이글스를 홈으로 부른다. 이번 주말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부터 5위까지 순위 싸움을 일컫는 북부리그 경쟁 판도에 큰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분위기다.

데칼코마니 선발 맞대결, 치열한 잠실 라이벌 투수전 예고

올 시즌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들의 맞대결이 첫 경기부터 펼쳐진다. LG 켈리(왼쪽)와 두산 린드블럼(오른쪽)의 맞대결이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들의 맞대결이 첫 경기부터 펼쳐진다. LG 켈리(왼쪽)와 두산 린드블럼(오른쪽)의 맞대결이다(사진=엠스플뉴스)

예상 선발 맞대결부터 팽팽하다.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선발 맞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6월 14일 첫 대결에선 외국인 투수인 조쉬 린드블럼과 케이시 켈리가 각각 두산과 LG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 9승 1패 84탈삼진 평균자책 2.15로 리그 최강 선발 투수의 위용을 보여줬다. 켈리도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71탈삼진 평균자책 2.14로 린드블럼에게 뒤지지 않는 호투를 선보였다. 린드블럼이 최근 2경기 등판 동안 피홈런 3개를 포함해 연속 4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린 것이 변수다.

15일 경기 선발 마운드에선 토종 좌완 투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산과 LG는 이날 각각 유희관과 이우찬을 선발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다. 올 시즌 제대로 반등한 유희관은 13경기 등판 3승 4패 34탈삼진 평균자책 2.77로 호투 중이다. 유희관은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쾌투에도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한 아쉬움을 이날 풀어야 한다. 이우찬은 9일 대전 한화전 선발 등판에서 118구를 던지며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우찬은 갑작스럽게 선발진에 투입됐기에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16일 경기 선발 마운드엔 ‘임시 선발’들이 오른다. 두산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 LG는 임찬규를 내세울 계획이다. 두산은 선발진에 있던 좌완 투수 이현호를 1군에서 말소한 상태다. 최원준은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1패 14탈삼진 평균자책 1.17로 깜짝 활약을 펼치는 상황이다. 최근 롱릴리프 역할을 준수하게 소화한 최원준은 선발 등판 기회까지 얻었다.

LG는 부상에서 회복해 불펜진에 있던 임찬규를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원래 류제국의 선발 등판 차례였지만, LG 벤치는 올 시즌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서 공을 계속 던진 류제국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11일과 12일 불펜 등판을 소화했던 임찬규의 뒤로 임지섭과 김대현이 롱릴리프 역할로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 LG 류중일 감독은 “임찬규가 일요일 등판에서 잘 던진다면 선발진 재투입을 고려해보겠다. 그렇게 된다면 차우찬과 이우찬 가운데 한 명에게 또 휴식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역전승의 달인 LG·역전패가 적은 두산, 흥미로운 불펜 맞대결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이 장점인 LG 마무리 고우석(왼쪽)과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한 땅볼 유도가 강점인 두산 마무리 이형범(오른쪽)의 활약도 기대되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이 장점인 LG 마무리 고우석(왼쪽)과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한 땅볼 유도가 강점인 두산 마무리 이형범(오른쪽)의 활약도 기대되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득점이 좀처럼 나지 않는 투고·타저 흐름에서 양 팀 타선이 얼마나 폭발력을 보여줄지도 관건이다. 두산과 LG 타선 모두 최근 타격 부문에서 고민이 많은 분위기다. LG는 특히 3루수 김민성의 부상(엄지 신전근 부분 손상) 공백이 아쉽다. 안정적인 3루 수비와 하위 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던 김민성이 빠진 건 큰 타격이다. 그나마 주전 포수 유강남이 손목 부상에서 회복해 14일 1군으로 돌아오는 건 희소식이다.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는 주장 김현수가 친정팀인 두산을 상대로 해결사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두산은 ‘LG 킬러’인 내야수 김재호와 최주환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김재호는 최근 6시즌 동안 LG를 상대로 타율 0.347/ 87안타/ 7홈런/ 5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주환도 최근 6시즌 동안 LG전에서 타율 0.337/ 68안타/ 6홈런/ 3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테이블세터진인 외야수 정수빈과 호세 페르난데스도 최근 타격감이 살아났기에 득점의 물꼬를 틀 거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불펜진의 활약과 관련한 흥미로운 숫자도 있다. LG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승(23승)을 거둔 팀이다. 반대로 두산은 올 시즌 SK(8패)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역전패(9패)를 적게 당한 팀이다. LG는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줬어도 강력한 불펜진의 힘으로 경기 후반 역전의 발판을 자주 마련했다. 두산도 선취점을 얻은 경우 다양한 유형의 불펜진을 상황에 맞게 마운드에 올려 팀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어떤 팀이 먼저 선취 득점을 하느냐에 따라 치열한 불펜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올스타 휴식기와 후반기 시작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양 팀은 순위 판도를 뒤흔들 분수령에서 만났다. 어떤 한 팀이 싹쓸이 승리를 가져간다면 다른 한 팀은 올 시즌 순위 싸움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과연 이번 주말을 끝나는 순간 어떤 팀이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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