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18일 공연음란 혐의로 수사받던 중 불명예 은퇴 선언

-“이유 불문 공인으로써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전자랜드 “구단도 책임 통감, 선수단 교육에 더욱 신경 쓸 것”

-19일 재정위원회 개최하는 KBL “징계보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2016-2017시즌 식스맨 상을 받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정병국(사진 왼쪽)(사진=KBL)
2016-2017시즌 식스맨 상을 받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정병국(사진 왼쪽)(사진=KBL)

[엠스플뉴스]

프로 12년 차 정병국이 농구 코트를 떠났다.

불명예 은퇴다. 정병국은 7월 17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7월 4일 오전 6시경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한 까닭이다. 남동경찰서는 18일 공연음란 혐의로 정병국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병국은 이유를 불문하고 공인으로써 물의를 일으켜 팬들에게 죄송하다구단과 KBL(한국프로농구)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더 이상 누가 되지 않도록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3라운드 성공 신화 쓴 정병국, 아무도 예상 못 한 불명예 은퇴

불명예 은퇴를 선언한 정병국(사진=KBL)
불명예 은퇴를 선언한 정병국(사진=KBL)

정병국은 200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3라운드 2순위(전체 22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KBL 통산 431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6.2득점, 1.3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프로 2년 차 시즌(2008-2009)부터 주전급 식스맨으로 맹활약을 이어가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정병국은 KBL 통산 3점슛 성공률이 45% 달했다. 급작스럽게 코트에 들어가 슛을 던질 때가 많았지만, 정확한 3점슛 능력을 잃지 않았다. 끊임없는 반복훈련 덕분이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코트로 나가 슛을 쏘거나 페이드 어웨이처럼 어려운 슛을 반복적으로 던진 정병국이다. 2016-2017시즌엔 탁월한 외곽슛 능력을 앞세워 KBL 식스맨 상을 받았다.

올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정병국은 전자랜드와 2년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12경기 평균 3분 6초를 뛰는 데 그쳤지만, 전자랜드는 정병국의 손을 놓지 않았다. 2007년부터 11시즌을 뛰면서 한결같이 성실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정영삼과 함께 최고참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정병국을 잘 따랐다.

그랬던 정병국이 명예롭지 못한 은퇴를 선언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7월 18일 오전 이 소식을 접했다2007년부터 큰 문제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온 선수였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이어 본사와 농구단 직원이 남동경찰서로 이동해 정병국을 만났다. 정병국은 공연음란 혐의를 시인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선 이유를 불문하고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정병국 불명예 은퇴’ 전자랜드 “책임 통감, 재발 방지 교육 철저히 할 것”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정병국(사진 왼쪽)(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정병국(사진 왼쪽)(사진=KBL)

정병국의 불명예 은퇴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큰 충격에 빠졌다. 유도훈 감독과 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 프런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자랜드는 18일 예정됐던 연습 경기를 취소했다. 향후 예정된 구단 행사도 자제할 계획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매년 워크숍 등을 통해 공인으로써 지켜야 할 행동과 책임을 강조했다그런데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과 선수단도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철저한 교육 및 선수단 관리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KBL은 19일 오후 4시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번 일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KBL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처음이다 보니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재정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눠봐야 징계 수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각 구단은 선수단 교육을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자랜드와 정병국은 KBL이 어떤 징계를 내리든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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