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에이스로 우뚝 선 문선민, 지난 시즌 이어 내국인 선수 최다 공격 포인트(12) 기록 중

-모라이스 감독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문선민, 이젠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

-문선민 “늘어나는 경쟁자? 경쟁은 나를 성장시키는 최고의 방법”

-“더 재미있고 화끈한 공격 축구 펼칠 수 있도록 뛴 걸음 멈추지 않을 것”

전북 현대 공격수 문선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전북 현대 공격수 문선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상암]

한 자리에 머물기보단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고 싶다. 공격 전 지역에 내 발자국을 새길 수 있도록 매 경기 온 힘을 다하겠다.

전북 현대 공격수 문선민의 말이다.

문선민의 상승세가 매섭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뛰며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문선민은 2016년부터 전방을 책임진 김신욱이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떠나면서 올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일 대구 FC전에선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까지 작성했다.

K리그1 단독 선두 전북은 김신욱이 팀을 떠난 뒤 치른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했다. 선두 경쟁 중인 2, 3위 팀과의 대결이 포함된 성적이다.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선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FC 서울 원정에선 4-2로 대승했다. 문선민은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돌파, 적극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김신욱이 팀을 떠났지만 큰 걱정이 없다전북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선민은 그 가운데 하나다. 시즌 초반엔 새로운 팀 적응에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지만, 현재는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하는 문선민이 시즌 막판엔 어떤 선수가 돼 있을지 기대된다고 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문선민, K리그1 3연패 도전 중인 전북 ‘에이스’로 우뚝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 문선민(사진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 문선민(사진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은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누빈다는 건 상상조차 못 했다. 3년 연속 K리그1 정상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 에이스로 활약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선민은 2011년 나이키에서 주최한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더 찬스)에 지원해 7만 5,000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기사회생했다. 최후의 8인에 선정된 이후엔 스웨덴 3부 리그 외스테르순드 F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엔 스웨덴 1부 리그 유르고덴스 IF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2017년엔 인천 유나이티드와 계약하며 K리그1에 데뷔했다. 첫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을 올린 문선민은 2018년 K리그1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스테판 무고사, 엘리아스 아길라르와 함께 빠른 역습 축구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37경기 14골 6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 5위 안에 든 내국인 선수는 문선민이 유일했다. 내국인 선수 가운데 문선민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20)를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2019년 문선민은 또 한 번의 도전을 선택했다. K리그1 3연패는 물론 아시아 최정상급 클럽으로 불리는 전북으로의 이적이었다. 시즌 초반엔 주춤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준의 선수층을 보유한 까닭에 주전 경쟁이 쉽지 않았다. 김신욱, 이동국이 포진한 전방은 물론이고, 이승기, 로페즈, 한교원 등 2선에도 쟁쟁한 선수가 즐비했다.

하지만, 문선민은 금세 주전 자리를 꿰찼다. 경기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문전에선 날카로운 결정력을 과시하며 골망을 출렁였다.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중원 싸움과 수비 가담도 철저히 했다. 모라이스 감독이 “전북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고 말하는 이유다.

문선민은 전북으로 이적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우승이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우승 트로피를 2019년엔 꼭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또 하나는 성장이다. 문선민은 전북엔 한국 축구 대표팀 못지않게 좋은 선수가 아주 많다경쟁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개성과 장점이 뚜렷하다. 그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 내 장점을 살리고, 다른 이들의 강점을 보고 배우면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문선민 “공격 전 지역에 내 발자국 남기고 싶다”

전북 현대 공격의 핵심 로페즈(사진 왼쪽), 문선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전북 현대 공격의 핵심 로페즈(사진 왼쪽), 문선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문선민은 지난 시즌 맹활약이 반짝이 아니란 걸 증명하고 있다.

문선민은 K리그1 22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7월 22일 오전 기준) 전북을 떠난 김신욱, 울산 현대 김보경과 함께 내국인 선수 최다 공격 포인트(12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 순위에선 수원 삼성 스트라이커 아담 타가트보다 3골이 모자란 4위에 올라있다. 더 이상 득점을 추가할 수 없는 김신욱(9골)을 빼면, 내국인 선수 가운데선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다.

전북은 김신욱을 떠나보낸 자리에 포항 스틸러스 간판스타 김승대를 데려왔다. 김승대는 20일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데뷔골을 터뜨렸다.

김승대는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과 결정력이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전북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근접했다. 문선민의 경쟁자가 이전보다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문선민은 큰 걱정이 없다. 지금처럼 자신의 강점을 살려 나간다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문선민은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라며 팀이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을 땐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공격수는 공격 포인트로 말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이겠다. 동료의 장점을 보고 배우면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문선민은 새로운 공격 조합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196cm 김신욱을 활용한 힘과 높이의 축구에서 짧고 빠른 패스를 앞세운 속도 축구로의 변화가 자신의 강점을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신욱이 형의 공백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신욱이 형의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신욱이 형은 떠났다. 이젠 새로운 공격 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 공격에 포진한 모든 선수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축구다. 나부터 공격 전 지역에 발자국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쏟겠다. 더 재미있고 화끈한 공격 축구를 기대해도 좋다.문선민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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