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대형 수비수’로 점찍은 김주성, 7월 13일 데뷔 후 주전으로 발돋움

-부상으로 데뷔전 늦어진 김주성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 됐다”

-“K리그1에서 직접 뛰어보니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

-“최소한 ‘처음보단 나아지고 있다’는 말 듣고 싶어”

FC 서울 중앙 수비수 김주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 중앙 수비수 김주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7월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빠른 속도로 출전 시간이 늘어난다. 울산 현대와의 올 시즌 K리그1 23라운드부턴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FC 서울 수비의 한 축을 담당 중이다. 2019년 프로에 입문한 만 18세 중앙 수비수 김주성의 얘기다.

지난해 고교생이던 선수에게 K리그1은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호주 축구 대표팀 출신으로 올 시즌 K리그1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수원 삼성 스트라이커 아담 타가트, 24경기에서 17개의 공격 포인트(9골 8도움)를 기록 중인 대구 FC 에이스 세징야,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를 이끄는 공격 중심 문선민, 김보경 등을 막아야 한다.

김주성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팀은 올 시즌 K리그1 3위에 올라 있는 서울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주성은 빠른 속도로 서울과 K리그1에 적응하고 있다.

서울이 기대하는 ‘대형 수비수’···김주성 “K리그1은 경기 템포와 개인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무대”

FC 서울 산하 유소년팀 오산고등학교 시절 김주성(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산하 유소년팀 오산고등학교 시절 김주성(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은 김주성에게 큰 기대를 품고 있다. 김주성이 서울 산하 유소년팀인 오산중·고교를 거친 까닭이다. 서울은 이청용, 고요한, 고명진 등 팀이 발굴하고 성장시킨 선배들의 뒤를 김주성이 따라주길 바라고 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에 대형 수비수가 등장했다”며 “제2의 김민재가 될 재목”이라고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김주성은 괌과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올 시즌 전지훈련부터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갈고닦아야 할 점이 많지만, 경기 운영과 판단 능력이 훌륭했다. 꾸준한 경기 출전이 더해진다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확신도 있었다. 김주성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3월 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첫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을지도 모른다.

감독께선 동계훈련 때부터 많은 출전 기회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선배들도 ‘할 수 있다’는 말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의욕을 앞세웠던 게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이어진 거 같다. 시즌 시작을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김주성의 말이다.

동계훈련에서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주성은 프로 데뷔 시즌을 그라운드 밖에서 시작했다. K리그1 20라운드까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많은 걸 배웠다. 고교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 속도에 놀랐고,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머릿속에 그려보며 데뷔전을 준비했다.

밖에서 지켜볼 땐 솔직히 ‘조금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게 사실이다. 내가 뛰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루빨리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뛰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경기 템포는 물론이고 볼을 받고 움직이는 선배들의 움직임과 스피드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 밖에서 지켜본 시간과 안에서 뛰는 현재가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켜주고 있다.

“최용수 감독께서 원하는 부분 그라운드 위에서 채워주고 싶다”

7월 13일부터 FC 서울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주성(사진 맨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7월 13일부터 FC 서울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주성(사진 맨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주성은 7월 13일 K리그1에 데뷔하기 직전 뜻깊은 경험을 했다. 5월 24일부터 6월 16일까지 폴란드에서 열린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준우승에 일조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빈 게 경기 출전의 전부였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김주성은 2019년 U-20 월드컵은 축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대회라며 많은 시간을 뛴 건 아니지만 세계 대회 준우승을 일군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이 총출동한 대회였다. 그 선수들이 어떻게 수비를 하고 공격으로 나아갈 땐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것만으로 큰 공부가 됐다. 무엇보다 나는 아직 갈고닦아야 할 점이 많은 선수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U-20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김주성은 묵묵히 K리그1 데뷔전을 준비했다. 당장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선배들의 움직임을 평소보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코칭스태프의 말을 새겨들었다. U-20 월드컵에서 만난 세계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잊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7월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김주성은 무실점 승리(2-0)에 공헌했다. 김원식, 이웅희와 함께 스리백 수비를 구축해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건 인천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자신감이 붙은 김주성은 울산 현대(2위), 강원 FC(4위) 등과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해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김)주성이는 만 18세의 아주 어린 선수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기량과 풍부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이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어렵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 선수가 어디까지 성장하게 될지 아주 궁금하다. 현재 경기력보다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 김주성이 서울에서 맡는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서울은 올 시즌 17라운드까지 14실점만을 내줬다. 김원균, 이웅희, 황현수 등이 구성한 스리백 수비진과 박주영, 박동진 등 전방 공격수들의 끊임없는 압박을 앞세워 짠물 수비를 과시했다. 하지만, 김원균의 부상 이후 서울은 9경기에서 17실점을 허용했다.

21라운드부터 서울 수비의 한 축을 담당 중인 김주성 역시 불안해진 수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김주성은 이 사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아직은 10대인 어린 선수지만 엄연한 프로란 걸 알고 있는 까닭이다.

최소한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감독께선 훈련 때 수비 움직임과 볼을 어디로 줘야 하는지 등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급하게 볼을 처리하기보단 여유를 갖고 배운 걸 그라운드 위에서 내보일 수 있도록 더 신경 쓰겠다. 뛰어난 선배들과 어우러질 수 있게끔 실점을 줄이고 팀이 더 높이 올라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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