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한국영, 1년간의 재활 끝 만능 미드필더로 돌아왔다

-차기 시즌 ACL 출전 노리는 강원의 중심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빌 수 있어 행복하다”

-“대표팀 복귀보단 맡은 바 임무에 충실히 하는 게 우선”

-“매력적인 김병수 감독의 축구 스타일, 새로이 배우는 게 많고 재미있게 즐기는 중”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한국영은 더 이상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다.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수비력에 공격력이 더해진 까닭이다.

한국영은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뛰며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십자인대 파열로 지난 시즌엔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2019년엔 리그 전 경기에 나섰다.

한국영은 공·수를 활발히 오가는 핵심적인 미드필더로 뛰면서 강원의 돌풍에 앞장서고 있다. 강원은 26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1에서 11승 6무 9패(승점 39점)를 기록하고 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3위 FC 서울에 승점 7점이 모자란 4위에 올라있다.

길었던 재활과 고난의 시간, 한국영은 더 단단해졌다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영(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영(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영은 2017년 7월 5일 강원 FC에 합류했다. 2010년 J2리그(일본 2부) 소속이던 쇼난 벨마레에 입단해 프로 데뷔를 알린 후 J리그 가시와 레이솔, 카타르 SC, 알 가라파 SC를 거쳤다. K리그에서 뛰는 건 처음이었다.

한국영은 K리그1 데뷔 이전부터 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2018년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까진 한국 축구 대표팀 중원 사령관으로 뛰어온 까닭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선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구성했다. 2007년 한국에서 열린 U-17(17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후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온 한국영이다.

하지만, 한국영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카타르와의 원정 경기 이후 축구계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정우영, 주세종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예상 못 한 부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영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2018년엔 재활에만 몰두했다. 그 사이 대표팀엔 황인범, 백승호, 이진현 등 새 얼굴이 치고 올라왔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 이 기간 바라는 건 딱 하나였다. 재활을 끝낸 올 시즌엔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비는 것. 강원이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충분했다. 실제로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팀이 최대한 많은 승점을 획득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한국영의 말이다.

한국영은 재활에 몰두하면서 잠시나마 대표팀 생각을 지웠다. 재활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강원에 보답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영은 능력과 잠재력을 겸비한 어린 선수들이 아주 잘하고 있다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을 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맡은 바 임무를 확실히 해내는 게 우선이다. 긴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할 수 있게 도와준 강원을 위해 더 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수볼’ 핵심 한국영, 만능 미드필더로 돌아오다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 왼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긴 시간 재활을 마친 한국영은 축구계가 알고 있던 선수가 아니었다. 많이 뛰고 궂은일을 도맡는 기존 장점에 넓은 시야와 패싱력을 앞세운 공격력이 더해졌다. 강원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도맡는 선수는 한국영이다.

한국영은 올 시즌 K리그1 패스 횟수(총 1,678개·경기당 평균 67.12개) 1위에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전방으로 연결한 패스가 1,021(1위)개다. 슈팅 기회로 이어진 키 패스도 12개(13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하진 못했지만, 공간이 생기면 주저 없이 중거리 슈팅도 시도한다.

강원 FC 김병수 감독은 (한)국영이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라며 공·수를 연결하고 그라운드 위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영이는 기량 발전 욕심이 큰 선수다. 훈련장에서부터 남들보다 한 발 더 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너무 많이 뛰는 게 유일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영은 학창 시절까지만 해도 수비보단 공격에 무게를 둔 미드필더였다. 카타르 리그에서 뛸 때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시간이 많았다. 대표팀에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역할에 충실했지만, 한국영은 공격 본능을 갖춘 선수였다. 강원 이적 후 잠들어 있던 공격 본능을 일깨운 것이다.

김병수 감독께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축구를 가르쳐준다.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역할도 마찬가지다. 수비를 포함한 궂은일에만 충실했던 과거와 달리 강원에선 공격까지 책임진다. 개인과 팀 모두 좋은 성과를 내는 까닭에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축구를 하고 있다.한국영의 말이다.

한국영은 큰 부상을 딛고 그라운드로 복귀해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축구계가 이전까진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라고 판단한 후방 플레이메이커까지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강원은 물론 한국 축구 대표팀 중원으로의 복귀까지 노리고 있는 한국영이 앞으론 어떤 활약을 보일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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