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 고척돔...“박원순 시장님, 알고 계신가요?“(사진=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속 빈 강정'이란, "겉보기에는 훌륭하나 속은 비어있음"을 말한다.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새로 지은지 이제 겨우 4년도 채 되지 않은 최신식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남들이 알기 부끄러울 정도로 '문제 투성'이라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의 현주소다.

대체 그 속엔 어떤 문제점이 산적해 있을까.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임명 권한이 있는 서울시와, 서울시의 수장 박원순 시장은 고척돔의 문제점들을 알고 있는 걸까. 고척돔과 관련된 관계자들에게 한 가지 '진심으로' 묻고 싶은 게 있다. 고척돔에 야구보러 갔을 때 "밥은 어디서 먹죠?"

고척돔에 과연 '어떤 문제'가 있길래?

고척돔은 네 개의 우수시설 인증서를 확보했는데..

녹색건축인증...고척스카이돔!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고척스카이돔!

내진설계 건축물(국민안전처 인증)...고척스카이돔!

2019 범죄예방 우수인증시설(구로경찰서)...고척스카이돔!

그렇다. 이 훌륭한 우수시설(?) '고척돔'. 과연 그럴까_

번지르르한 겉처럼 속도 번지르르할까?

지하 1층 입구는 상가(식당가)와 야구장으로 연결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 오른쪽에는 커피 전문점 '한 곳' 오픈 중..

하지만_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굳게 닫힌 만두 전문점은 현재..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이전에는 '유치권 행사중'이란 현수막에 "빠른 시간내 정상화 하겠다"는 문구가 있었다. 중요한 사실은, 그게 벌써 2년이 넘었다는 점.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굳게 닫힌 비빔밥 전문점 역시..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칼국수 전문점은 어떨까?

굳게 닫힌 '이호준 칼국수' 역시..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피자집도 마찬가지였으니..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그래도 주스는 팔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죠"...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어디 그뿐일까_

텅텅 비어있는 가게터..

굳게 닫힌 가게터..

스카이 마켓 역시..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다행히(?) '완전 깡통'은 아니었다!

먹거리가 '겨우' 있긴 있었다!

고척돔 지하상가 먹거리를 총정리하면..

고척돔 지하 1층 상가에는 애초에 '서른 한 개'의 먹거리 전문점 업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업소는 '여섯 곳'이 전부. 지난 3년여간 '무려' 25개 업소가 고척돔을 떠났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달 18일 유일한 한식당 '놀부'마저 문을 닫았다.

고척돔에서 먹을 수 있는 건 '할리스 커피', '네네치킨', '허갈닭강정', '조샌드위치', '공차', 아이스빌(편의점)' 등 대부분이 간식. 야구라고 하는 장시간 경기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제대로 된 음식점 '밥집'은 전무한 상태. 이런 처절한 상황을 일반 시민들과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겉만 번지르르한 고척돔'만' 보고 돌아가는 건 아닐까.

문제는 뭘까_

지난 달 18일 문을 닫은 유일한 한식당 '놀부'가 있던 자리..

부대찌개와 보쌈정식 등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전 점주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 두 팔 들고 가게문을 닫았다. 심지어 "이곳에서 장사를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전적으로 말리고 싶다"는 인터뷰도 했다.

놀부가 백기투항하고 문을 닫은 이유가 뭘까?

['놀부'의 영업장 실내는 현재 '텅텅' 비어있다. 개미 한 마리 없다]

결론은, 민간위탁이었다가 지난 2017년 서울시 직영체제로 바뀐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는 '높은 임대료(관리비 별도)'가 문제. 사용면적 52평 놀부의 지난 해 임대료는 2,771만원이었는데, 올해는 서울시가 2,930만원으로 올렸다. 강조하는 바 '관리비'는 '별도'다.

이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 법정 상한(연 5%)을 뛰어넘는 5.7% 인상이었다. 이에 서울시 측은 "공유재산법에 따라 주변 공시지가 인상률인 8%만큼 올릴 수도 있지만, 적게 올린 것"이라는 입장(조선일보 관련기사 참조). 놀부의 점주는 결국 손을 털고 고척돔을 빠져 나갔다.

이 빈자리의 점주는 또 누가 될까?

또 다른 상황은_

텅빈 상가는 이전 내용과 마찬가지..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도시락 먹기가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도시락 전문점 역시..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몬스터 샌드위치점도..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굳게 닫힌 이곳 역시..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스카이 분식은 심지어..

심지어?

폐허 수준..

ㅠㅠ..

우리동네 스파게티 이야기도..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

이건 뭐..

남들이 알면..

창피할 수준!

문제의 본질은 뭘까_

지난 7월 새로 부임한 조성일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고척돔 업주들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이곳부터 찾았다"며 "문제의 본질인 유동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유동인구 감소가 문제의 본질일까.

그게 전부일까.

가뜩이나 적은 유동인구 탓에 허덕이는 업주들의 매출..

게다가, 멈출 줄 모르고 인상 되는 '높은 임대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모든 문제를 현실과 동떨어진 '서류상'으로만 해결하려는 공무원들의 안이한 태도가 아닐까. 오랜 시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내린 결론 중 하나는. 분명 문제는 있는데, 책임질 또는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속된 표현으로 '나쁜놈'은 서류 밖에 없다. '탁상행정'이란 말이 이유없이 나온 게 아니다. '상생'과 '공생', '공존'의 길을 빨리 모색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끝으로_

"박원순 서울 시장님, 고척돔의 문제점 알고 계시나요?"

3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하면서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프로야구 돔구장'을 대부분 살펴봤다. 일본프로야구 도쿄돔, 오사카돔, 나고야돔, 후쿠오카돔 그리고 미국프로야구의 애리조나 D-백스의 홈 피닉스와, 휴스톤과 템파베이 나아가 캐나다의 몬트리올 돔구장 등.

하지만, 프로야구 돔구장 내 먹거리 상가 곳곳에 '리모델링 대상구역(철거예정)'이란 문구가 붙어있는 곳은 대한민국 최초의 '자랑스런(?)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 유일하다. 진짜 고척돔에 야구보러 갔을 때 "밥은 어디서 먹죠?". 갈 때 마다 치킨만 먹어야 하나. 지난 달 29일, 키움과 롯데의 고척이었다.

강명호 기자 kangmh@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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