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가 1회 만에 승기를 잡았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세인트루이스가 1회 만에 승기를 잡았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가을 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1회에 무려 10점을 낸 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를 따져봐도 세인트루이스가 최초다.

세인트루이스는 10일(한국시간) 선트러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서 1회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반면 마이크 폴티네비치(0.1이닝 7실점 6자책)와 불펜 맥스 프리드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면서 애틀랜타 팬들의 마음도 새까맣게 탔다.

'가을 좀비'는 1회 애틀랜타 마운드를 거세게 물어뜯었다. 우선 볼넷, 희생번트, 내야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 마르셀 오즈나가 우전 적시타로 물꼬를 텄다. 후속타자 야디에르 몰리나는 병살타가 될법한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타구를 놓쳐 1루에서 살았다. 그리고 애틀랜타 입장에선 이 실책 하나가 끝내 대참사를 불렀다.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 맷 카펜터는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토미 에드먼은 4-0으로 달아나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최악의 하루를 보낸 애틀랜타 선발투수 폴티네비치는 폴 데용을 고의4구로 거른 뒤 칼같이 강판당했다. 승자독식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0.1이닝 이하를 소화한 건 폴티네비치가 역대 7번째다.

세인트루이스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뒤이어 등판한 프리드도 난타. 투수 잭 플래허티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곧이어 파울러와 웡이 연속 2루타를 터뜨려 격차를 9-0으로 벌렸다. 골드슈미트의 외야 뜬공으로 계속된 2사 3루엔 오즈나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상대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가 나와 1회 만에 전광판에 10이 찍히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1회에 10점을 몰아친 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를 통틀어 세인트루이스가 최초. MLB.com에 따르면 종전 최다 기록은 밀워키 브레이브스가 1958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작성한 1회 7점이다.

한 이닝 10점도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MLB.com은 ‘1929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월드시리즈 4차전·7회), 196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월드시리즈 6차전·3회),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7회)가 이 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1996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애틀랜타에 0-15 대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굴욕을 고스란히 갚는 분위기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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