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김태술·김민구 ‘3김’ 합류한 DB, 2019-2020시즌 개막전 포함 2연승으로 산뜻한 출발

-섣부른 예측 경계한 윤호영 “우린 2017-2018시즌부터 항상 최하위 후보였다”

-이상범 감독 “1·2쿼터엔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버티고 3·4쿼터에 승부 건다”

-‘적응 단계’ 강조한 김종규 “초반 우왕좌왕하는 모습 비롯해 개선할 점 많다”

원주 DB 프로미의 중심 포워드 윤호영(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원주 DB 프로미의 중심 포워드 윤호영(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명단에 포함된 12명의 선수 모두 코트를 밟는다. 김종규, 김태술, 김민구가 합류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원주 DB 프로미는 올 시즌도 인해전술을 앞세운다.

DB의 전력이 베일을 벗었다. 10월 6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올 시즌 첫 경기에서 86-82로 승리한 데 이어 9일 오세근이 버틴 안양 KGC 인삼공사를 잡았다. 농구계가 ‘우승 후보’로 꼽는 이유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DB는 방심을 경계했다. 11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DB의 버팀목 윤호영은 우린 2017-2018시즌부터 항상 최하위 후보였다(김)종규, (김)태술, (김)민구가 합류했다고 우승 후보가 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팀 분위기는 좋다. 누굴 만나도 쉽게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이제 두 경기를 치렀다. 새 선수들과 함께 조직력을 다져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상범 감독 합류 후 예상을 뒤엎었던 DB, 올 시즌엔 전력까지 ‘UP’

원주 DB 프로미 이상범 감독(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원주 DB 프로미 이상범 감독(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원주 DB 프로미는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2017-2018)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6년 만에 맛본 우승이었다.

2017-2018시즌 개막 이전 DB는 농구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김주성(현 DB 코치)이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었고, 윤호영은 부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장신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은퇴)은 수비 강점이 뚜렷했고,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인 상황에서 1~3번(포인트 가드~스몰 포워드)을 소화할 수 있는 디온테 버튼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DB는 농구계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 감독은 버튼, 두경민 ‘쌍포’를 앞세워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였다. 서민수, 김태홍, 김현호 등 식스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서울 SK 나이츠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2승 4패로 패하며 통합우승을 이루진 못했지만, DB는 농구계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시즌엔 막판까지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을 이어갔지만, 정규리그 8위에 머물렀다. 골밑을 책임질 장신 외국인 선수 선발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은퇴를 선언한 벤슨, NBA 도전을 선택한 버튼, 입대한 두경민과 서민수, 은퇴한 김주성 등 직전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선수의 이탈 공백도 메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DB의 색깔을 뚜렷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 윤호영을 제외하면 확고한 주전이 없었다. 경기 명단에 포함된 전 선수가 코트를 누볐다. 코트 전 지역을 쉴 새 없이 누비는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수비, 빠른 공격을 앞세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올봄 DB는 단박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김종규와 보수 총액 12억 7천 900만 원(5년·연봉 10억 2천 320만 원·인센티브 2억 5천 580만 원)에 사인했다. 이는 전주 KCC 이지스 이정현이 가지고 있던 KBL 역대 최고 연봉(9억 2천만 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여기에 베테랑 포인트 가드 김태술, 슈팅 가드 김민구를 영입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DB가 농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건 이 때문이다. 직전 두 시즌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은 DB가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새 시즌 출발은 좋다. KCC를 잡고, 2연승을 질주 중이던 안양 KGC 인삼공사도 이겼다.

이 감독은 초반 행보에 조심스럽다. 개막 직전 열린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3김(김종규·김태술·김민구)에 큰 기대를 건다”고 했지만,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다.

(김)종규는 ‘2019 농구 월드컵' 준비로 올여름 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부상이 있었고 아직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김)태술이와 (김)민구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개막 직전엔 일라이저 토마스가 부상을 당해 긴급히 치나누 오누아쿠를 데려왔다. 본인은 몸이 70%라고 하는데 우리가 볼 땐 20%다. NBA 서머리그를 뛴 뒤 두 달을 쉬었다. 시간이 필요하다.이 감독의 말이다.

탄탄한 스쿼드 갖춘 DB “1·2쿼터는 버티고 3·4쿼터에 승부 건다”

원주 DB 프로미 김종규(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원주 DB 프로미 김종규(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올 시즌엔 변수가 많다.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철폐되고, 쿼터마다 한 명씩 뛰는 첫 시즌이다. KBL에 첫선을 보이는 외국인 선수는 12명으로 각 팀의 전력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DB는 서두르지 않는다. 김종규를 포함한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팀에 서서히 녹아들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칼렙 그린, 치나누 오누아쿠는 KBL이 처음이다. 이상범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 스타일과 KBL 적응에 시간이 요구된다. 이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이 선수들의 적응을 기다리고 있다.

DB는 올 시즌에도 엔트리에 포함된 전 선수를 활용한다. 올 시즌 치른 2경기에선 명단에 포함된 전 선수가 코트를 밟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1, 2쿼터엔 버텨줘야 한다전반엔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 4쿼터엔 김종규, 윤호영 등 주축 선수가 많은 시간을 소화한다. 경험이 풍부한 김태술도 후반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후반에 몰아붙여 승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농구계엔 DB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김종규는 한국 농구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센터지만, 김태술과 김민구는 ‘전성기가 지난 선수’란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태술이와 민구 모두 능력이 있는 선수다. 이 친구들이 가진 농구 센스를 믿는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게 있다. 예전의 몸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스스로 몸이 된다고 판단해서 플레이하면 실수가 나온다. 전성기 시절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과거 기량의 70%만 보여줘도 대성공이다. 이 선수들이 부담 없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코트에 나가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는 건 개인 몫이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중엔 큰 틀만 잡아주는 데 주력한다. 팀이 짜놓은 계획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중심만 잡는다. 10월 9일 KGC전이 대표적이다. 이날 김종규는 1, 2쿼터에 3득점으로 부진했다. 이 감독은 수비 포인트를 집어주고 코트 위에서 더 많이 대화할 것만 요구했다. 그러자 김종규는 후반에만 15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종규는 지금은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면서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팀에서 체력 안배를 비롯한 많은 배려를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초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고쳐야 한다. 우리의 강점인 수비와 리바운드, 속도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DB는 12일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서울 SK 나이츠를 만난다. DB 선수들은 최소 1라운드는 지나 봐야 올 시즌 판도를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뀔 DB의 경기력은 어떨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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