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조력자 역할을 다짐한 이지영(사진=엠스플뉴스)
조용한 조력자 역할을 다짐한 이지영(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낳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여기에 주루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이지영의 재발견, ‘이지영 시리즈’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지영의 활약이 연일 계속되면서, 키움 팬들도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키움 팬들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이지영의 잔류를 염원하며, 인터넷 상에서 ‘이지영 사주세요’ 캠페인을 시작했다.

키움 팬들은 SNS 상에 ‘이지영 사주세요’ 대화명을 쓰거나 ‘#이지영_사주세요_’ 해시태그를 달고 글을 올린다. 또 관중석에서도 ‘이지영 사주세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 회장과 구단 수뇌부를 향한 청원이다.

팬들의 이런 성원을 이지영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국시리즈를 이틀 앞둔 10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이지영에게 물었다.

이지영은 “사실 인터넷을 잘 안 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지는 잘 모른다”면서도 “팬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저야 감사할 뿐이죠. 팬들께서 그렇게까지 절 생각해 주시고, 팀에 보탬이 됐다고 평가해준다는 거니까 감사하죠.” 이지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지영은 “사실 지금은 한국시리즈 외에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 이후를 생각할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팬들에게 사랑받는 건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그래도 내가 올 한해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는 않았구나 싶어 다행”이라 했다.

한국시리즈는 이지영에게 익숙한 무대다. 삼성 시절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삼성 시절엔 뒤에서 받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주전 포수로 팀을 이끌어간다는 점이 차이다.

이런 평가에 대해 이지영은 “지금도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인 건 마찬가지”라며 고갤 저었다. “키움도 계속 가을야구를 했던 팀이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만 따지면 저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여럿 있습니다. 제가 팀을 이끈다기 보단, 삼성에서 배운 걸 조금이나마 동료들에게 전해주고 뒤에서 받치는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지영은 “포수는 튀면 안 된다”며 조용한 조력자 역할을 강조했다. “플레이오프에선 박동원의 부상으로 혼자 뛰었는데, 한국시리즈엔 함께 뛸 수 있을 것 같아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 아직 가을야구가 끝난 게 아니잖아요. 언제든 팀이 필요로 할 때 나갈 수 있게 잘 준비해야죠.”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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