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올 시즌 14승 8무 16패로 6위 기록···2017시즌과 같은 팀 최고 성적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전반기 상승세 잇지 못한 게 아쉬워”

-“정규시즌 돌풍의 팀 강원이 이적 시장에선 태풍 될 가능성 크다”

-“병수볼의 완성도 높아지는 내년 시즌, 선수들도 기대하고 있다”

득점 후 기뻐하는 강원 FC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강원 FC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선수가 없다.

강원 FC 김병수 감독이 2019시즌 후반기 자주 했던 말이다.

강원은 올 시즌 축구계가 꼽는 돌풍의 팀이다. 시원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성적까지 낸 까닭이다.

강원은 올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14승 8무 16패(승점 50점)로 6위를 기록했다. 강원이 파이널 A에 속한 건 2시즌 만이다. 하지만, 강원의 올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엔 차이가 있었다. 3위 FC 서울을 추격하던 힘이 점점 빠지면서 6위를 기록한 까닭이다.

돌풍의 팀 강원, 김병수 감독의 축구가 적응을 마쳤다

강원 FC 김병수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수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축구계는 강원 FC의 축구를 ‘병수볼’이라고 부른다. 강원은 김병수 감독의 축구 철학을 담아내고 있다.

상대 골문을 향해 볼을 공유하면서 나아간다.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 뛰고 다음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1년 동안 감독님과 함께했지만 병수볼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올 시즌 어느 팀을 만나든 수비적으로 내려선 적이 없다. 아주 공격적인 축구다. 선수층이 두꺼워진다면 내년엔 더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올 시즌 K리그1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유일하게 전 경기 풀타임을 뛴 미드필더 한국영의 말이다.

‘병수볼’은 많이 뛰어야 하는 까닭에 체력 소비가 보통이 아니다. ‘철인’ 한국영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강원은 올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 흐름이 달랐다. 여름을 지나면서 찾아든 체력 저하와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강원은 7월까지 11승 4무 8패를 기록하며 3위 서울을 승점 5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김지현(10골 1도움), 조재완(8골 2도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공격에 힘을 잃었다.

10월 20일 파이널 A 첫 경기 FC 서울전에선 네마냐 빌비야가 선발로 나섰다. 빌비야가 공식전에 나선 건 3월 17일 전북 현대전 이후 7개월 만이었다. 수비에선 나카자토 타카히로, 오범석, 신광훈 등이 부상에 시달렸다.

강원은 올 시즌 마지막 9경기에서 1승 2무 6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적과 관계없이 강원의 축구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색깔을 유지했다.

김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빠지면서 버거웠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주축 선수가 빠진다고 해서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가 나서든 도전적으로 해야 한다. 볼을 빼앗기고 실점하는 건 괜찮다. 우리가 용기를 내야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바삐 움직이는 강원, 병수볼 시즌 2 준비 돌입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FC 미드필더 한국영(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FC는 K리그1 6위가 팀 최고 성적이다. 강원이 리그 6위를 기록한 건 2017시즌과 올 시즌이다.

내년엔 그 이상을 노린다. 한국영은 순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올 시즌 정직한 성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엔 올해보다 높이 올라서고 싶다.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감독님의 축구를 더 이해하고, 팀이 필요한 포지션의 영입이 이뤄질 것이다. 최소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확보하고 싶다고 했다.

K리그는 12월 8일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 FC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2019년 모든 일정을 마쳤다. 강원을 포함한 K리그1 상위권 팀들은 1일 최종전을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차기 시즌 준비는 멈추지 않는다. 한 축구 관계자는 “김 감독이 내년 승부수를 띄울 심산이다. 팀에 자신의 축구 철학이 어느 정도 녹아들었다. 필요한 건 경기에 뛸 선수라는 것을 확인했다. 구단은 김 감독의 축구 철학에 큰 감명을 받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강원은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 영입을 일찌감치 진행 중이다. 김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A도 강원행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원은 올 시즌 성남 FC의 잔류를 이끈 수비수 임채민, 2019시즌 후반기 병역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공격수 고무열의 영입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민은 올 시즌을 끝으로 성남과 계약이 끝난다. 올여름부터 임채민이 영남대 축구부 은사였던 김 감독에게 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이유다.

강원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정조국과 이별을 알린 가운데 올해 계약이 끝나는 윤석영(임대)과도 재계약을 맺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는 아시아 쿼터에 속한 나카자토 타카히로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은 올 시즌 중 동유럽으로 스카우트를 파견해 2020시즌 외국인 선수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영은 더 강력해질 병수볼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솔직히 감독께서 원하는 축구를 100% 이해하진 못했다. 더 훈련하면서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걸 느꼈다.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감독께선 결과보다 과정을 훨씬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실수로 실점을 내주더라도 ‘전진 앞으로’를 외친다. 더 강해진 병수볼이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나도 궁금하다.한국영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