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2019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아픔 잊고 3위로 뛰어올랐다

-최용수 감독 “미생들과 출발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던 한해”

-황현수 “끈끈한 신뢰가 서울의 명예 회복에 큰 힘이 됐다”

-“2020시즌 준비 중인 서울, 소득 없이 철수할 일은 없을 것”

FC 서울 이명주(사진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이명주(사진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FC 서울이 1년 만에 3위로 뛰어올랐다. 내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거머쥐면서 3년 만에 K리그를 대표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은 12월 1일 대구 FC와의 리그 최종전(0-0)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56)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4골 앞서며 3위 수성에 성공했다.

최용수 감독은 많이 배운 한해라며 미생들과 출발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을 지나면서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까닭이다. 이런 문제를 하나둘 개선해야 한다. 내년엔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보이며 한 단계 도약하고 싶다고 했다.

1년 만에 11위에서 3위로 상승, 명예회복에 성공한 FC 서울

FC 서울 알렉산다르 페시치(사진 맨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알렉산다르 페시치(사진 맨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에 2018시즌은 악몽이었다. 리그 11위를 기록하면서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맛봤기 때문이다. 부산 아이파크와의 살얼음판 승부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K리그1 잔류엔 성공했지만 명문구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올 시즌 최용수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수단, 팬 모두가 지난 시즌을 가슴에 품고 뛰었다. 서울이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처럼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한 건 아니었지만 달라진 경기력과 성적을 낸 원동력이다.

서울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한 황현수는 지난 시즌의 아픔이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더 뛰게 만들었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은 남긴 바 있다.

올 시즌 훈련을 마치고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는 시간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었다. 지난 시즌까진 3명 이상의 선수가 모여 식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올 시즌 그라운드 안팎에서 끈끈해졌다는 걸 느낀 이유다. 신뢰가 쌓이면서 100% 만족할 순 없지만 서울의 명예회복에 큰 힘이 됐다.

서울이 성적을 내자 인기구단 타이틀도 되찾았다. 서울은 올 시즌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9번의 홈경기에서 32만 4천162명의 관중을 모았다. 경기당 평균 관중 1만 7천61명으로 K리그(1·2) 22개 구단 중 1위였다.

여기엔 ‘팬 퍼스트 정신’도 한몫했다. 서울은 올 시즌 최종전처럼 결과가 꼭 필요한 경기가 아니면 내려서지 않았다. 실점을 내주더라도 팬들을 위해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나아갔다. 서울은 올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53골을 기록했다. 팀 최다득점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리그 38경기에서 40골을 기록한 서울이다. 그런 서울이 1년 만에 바뀐 이유는 뭘까. 대대적인 보강이 이뤄진 건 아니었다. 크게 바뀐 건 외국인 선수뿐이었다. 안델손, 에반드로, 보얀 마티치 등이 팀을 떠났고,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 출신 알렉산다르 페시치, 우즈베키스탄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가 합류했다. 2018년 J리그(일본) 세레소 오사카로 임대를 떠났던 오스마르도 복귀했다.

페시치는 잦은 부상으로 리그 25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지만 10골을 터뜨렸다. 알리바예프는 서울엔 없어선 안 될 중원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3골 5도움을 기록했다. 원소속팀으로 복귀한 오스마르는 31경기에서 뛰며 4골 5도움을 올렸다.

내국인 선수 구성은 변화가 크지 않았다. 고광민이 병역을 마치고 팀에 복귀했고, 풀백 박동진이 공격수로 변신했다.

베테랑 박주영이 10골 7도움을 올리며 팀 중심을 잡고 수비보다 공격을 우선시한 마인드가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 더 많은 관중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재밌는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서울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를 상대로 맞불을 놓은 건 이 때문이다.

김진야 영입한 서울, ‘리딩 클럽’이냐 ‘셀링 클럽’이냐

FC 서울의 중심 박주영(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의 중심 박주영(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이제 중요한 건 우승을 향해 나아가느냐 현 성적을 유지하는 데 만족하느냐다.

서울은 올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 흐름이 확연히 달랐다. 6월 30일 K리그1 18라운드가 끝났을 때 서울은 리그 2위였다.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38점)이 같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골을 더 넣은 전북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은 7월부터 삐걱거렸다. 당시 K리그1 11위 제주 유나이티드에 2-4로 대패했고, 전북(2-4), 울산 현대(1-3)와의 상위권 경기에서 웃지 못했다. 리그 최종전을 마치고 서울과 우승팀 전북의 승점 차는 23점으로 벌어져 있었다.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승리는 10월 6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였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선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서울은 10월 20일 강원 FC전 역전패(2-3)를 시작으로 파이널 라운드에서 2무 3패를 기록했다. 서울이 리그 최종전까지 대구 FC의 추격을 받은 건 이 때문이다. 심지어 파이널 A에 극적으로 합류한 포항 스틸러스는 서울과 같은 승점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서울이 후반기 주춤한 원인은 간단하다. 서울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북이나 울산처럼 선수층이 두꺼운 것도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성적이 내려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서울이 2020시즌을 앞둔 겨울 이적 시장도 조용히 보낸다면 똑같은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더군다나 서울의 핵심 선수 일부는 슈퍼리그와 J리그 등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축구 관계자는 서울이 새 시즌을 앞둔 이적 시장에서 큰 소득 없이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하면서 다음과 같은 전망을 내놨다.

구단은 어떤 포지션의 선수가 부족한지 잘 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수준급 선수들의 영입을 장담할 순 없다. 전북, 울산을 비롯해 슈퍼리그, J리그 팀들과의 경쟁을 피해야 하는 까닭이다. 붙으면 승산이 없다. 그 이유 역시 모두가 안다. 서울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으로 전북, 울산과 경쟁을 벌일 수 있고,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영입하거나 어린 선수를 키워 수익을 올리는 팀으로 나아갈 수 있다. 리딩 클럽이냐 셀링 클럽이냐, 서울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 올겨울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은 12월 13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주역이자 U-23 축구 대표팀의 핵심 김진야를 영입했다. 2020년 서울은 어떤 길로 나아갈 것인가.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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