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7경기 남겨둔 9위 LG,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 충분하다

-“내국인 선수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상황 피하지 않아야 한다”

-“슛 실패와 실책이 두려워 공격을 주저하면 팀은 더 힘들어진다”

-“샌더스, 몸 상태만 끌어올리면 팀에 큰 도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창원 LG 세이커스의 2019-2020시즌은 끝나지 않았다(사진=엠스플뉴스, KBL)
창원 LG 세이커스의 2019-2020시즌은 끝나지 않았다(사진=엠스플뉴스, KBL)

[엠스플뉴스]

6강 플레이오프(PO) 막차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6위 부산 KT 소닉붐과 승차는 4.5경기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2시즌 연속 PO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LG는 올 시즌 37경기에서 14승 23패를 기록했다. 1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KBL(한국프로농구) 10개팀 중 9위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LG와 공동 1위 원주 DB 프로미, 안양 KGC와의 승차가 9.5경기다. 정규리그 우승이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LG 현주엽 감독은 시즌 개막부터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건 똑같다우린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수비 없이 승수를 쌓는 건 어렵다. 선수들에게 시즌 내내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조한다. 한 가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 선수들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야 선수와 팀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LG에 내려진 특명 “두려워 말고 슛을 쏴라”

창원 LG 세이커스 주장 강병현(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창원 LG 세이커스 주장 강병현(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창원 LG 세이커스엔 농구계가 꼽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있다. KBL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캐디 라렌이다.

라렌은 올 시즌 37경기에서 뛰며 21.4득점, 10.8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KBL 평균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바운드는 전주 KCC 이지스 라건아(평균 12.7개)에 이은 2위다.

라렌의 든든한 파트너도 있다. 포인트 가드 김시래다. 김시래는 올 시즌 22경기에서 뛰며 평균 11.3득점, 5.3어시스트, 2.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다만 김시래는 12월 26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서 갈비뼈를 다쳤다. 4주 동안 재활에만 몰두해 1월 3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에서 복귀를 알렸다.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한 건 아니다. 현주엽 감독은 (김)시래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한 달 동안 운동을 못 한 상태라고 전했다.

LG는 김시래가 부상으로 빠진 12월 26일 이후 11경기에서 4승 7패를 기록했다. 중위권과의 격차를 좁힐 기회를 놓쳤다.

여기서 LG의 문제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LG는 올 시즌 37경기에서 평균 73득점을 기록 중이다. 팀 평균 득점이 10개 팀 중 가장 적다. 팀에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인 선수가 라렌, 김시래뿐인 까닭이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하다.

김시래가 빠진 사이엔 라렌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주장 강병현이 1월 9경기 가운데 7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한계가 있었다. 라렌이나 강병현이 볼을 잡았을 때 나머지 선수들은 멀뚱멀뚱 서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

LG는 몇 선수를 제외하곤 공격 시도를 꺼린다. 기회가 와도 슛을 쏘기보단 패스를 선택한다. 라렌을 향한 집중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건 이 때문이다.

강병현은 동료들에게 바라는 건 딱 하나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코트에 들어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많은 선수가 슛 실패와 실책이 두려워 공격을 주저한다. 그 주저함이 팀을 더 어렵게 만든다. 우리 팀엔 과감한 돌파로 상대 골밑을 헤집을 선수가 많다. 지금보다 더 많은 외곽슛이 나올 수도 있다. 기회다 싶으면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2년 연속 6강 PO로 향하는 길이라고 했다.

2시즌 연속 PO 노리는 LG의 마지막 승부수 ‘라킴 샌더스’

유럽 최고 명문 FC 바르셀로나에서 뛴 라킴 샌더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 최고 명문 FC 바르셀로나에서 뛴 라킴 샌더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창원 LG 세이커스는 1월 8일 2시즌 연속 6강 PO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마이크 해리스를 대신해 194.5cm 포워드 라킴 샌더스를 영입했다.

샌더스는 한때 유럽 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선수였다. 2015-2016시즌부터 2시즌 동안엔 이탈리아 리그 최고 명문 알마니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2017-2018시즌엔 유럽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다. 부상으로 2018-2019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등 힘겨운 시간을 겪었지만 기량은 확실한 선수다.

문제는 몸 상태다. 샌더스는 올 시즌 4경기에서 뛰며 평균 8.5득점, 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건 1월 26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전이 유일하다. 평균 출전 시간도 10분 38초에 머물고 있다.

현 감독은 샌더스가 한동안 소속팀이 없어 경기를 뛰지 못했다지금은 경기에 뛸 몸을 만드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한국에서 연습할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샌더스는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다. 스피드와 외곽슛도 갖췄다. 라렌의 체력 안배와 팀 공격 옵션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샌더스가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6강 PO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이란 믿음을 보였다.

강병현 역시 샌더스가 팀 훈련에 성실히 참여한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몸 관리를 철저히 해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샌더스의 몸 상태가 올라오면 LG의 전력은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다. 현 감독이 강조하는 수비와 리바운드는 물론 공격에서도 다양성을 가져갈 수 있는 까닭이다. 샌더스는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로 내국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1월 8일 197cm 장신 포워드 서민수가 병역을 마치고 LG에 합류했다. 2017-2018시즌 원주 DB 프로미 돌풍(정규리그 우승·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에 앞장선 서민수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갖췄다. LG 합류 후 7경기에선 평균 6.1득점, 5.1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올렸다. 1월 11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에선 11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9위 LG의 6강 PO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현 방법 역시 잘 알고 있다. 이원대, 유병훈, 정희재 등 꾸준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는 선수가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 그리고 LG의 마지막 히든카드 샌더스가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려 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면 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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