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라이브 피칭을 지켜보는 류중일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선수들의 라이브 피칭을 지켜보는 류중일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호주 시드니]

서두르지 않는다. LG 트윈스 재활 투수 4총사의 정규시즌 개막전 합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강한 복귀를 넘어 ‘완벽한’ 복귀를 위해 만약의 만약까지 대비하는 LG다.

LG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 스프링캠프를 꾸리고 2020시즌을 준비 중이다. 본진은 2월 1일부터 공식훈련을 시작했지만, 그보다 일찍 호주에 건너와 몸을 만든 선수들도 있다. 특히 수술 후 재활 중인 정찬헌, 김지용, 김대현, 이정용 등 4명은 1월 10일 일찌감치 블랙타운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정찬헌은 지난해 6월 허리 디스크 수술(흉추 황색인대 골화증 및 요추부 협착에 대한 수술)을 받았고 이정용은 같은 해 4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대에 올랐다. 김대현은 시즌 뒤인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김지용은 2년 전 9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캠프 전까지만 해도 네 선수 다 회복 속도가 빠른 것처럼 보였다. 일각에선 개막전 합류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LG로서도 4명이 다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하면 지난해보다 더 막강한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어 조기 합류가 절실한 상황.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뒤 복귀를 준비하는 이정용(사진=LG)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뒤 복귀를 준비하는 이정용(사진=LG)

그러나 호주 캠프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부상 선수 마운드 복귀에 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류 감독은 재활 투수는 시간을 두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 통증이 사라졌다가도 어느 날에는 다시 통증이 생기는 고비가 온다고 했다.

김지용이 대표적 예다.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은 김지용은 캠프 전까지만 해도 4명 가운데 가장 몸 상태가 좋았다. 캠프 중반까지도 컨디션이 좋아 가장 빨리 실전 피칭을 시작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투구에서 약간의 통증을 느끼면서 잠시 훈련을 멈춘 상태다. 물론 토미존 재활 과정에서 흔히 있는 상황인 만큼, 통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투구를 재개할 것이다.

정찬헌도 허리 부위 수술만 두 번째다. 이 때문에 LG도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부상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를 다시 영입했고, 캠프 기간엔 재활 투수들을 따로 한 조로 묶어 별도의 스케쥴에 따라 관리 중이다. 김 코치는 “같은 부위에 두 번 수술한 선수들은 더 조심스러운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시점에서 개막전 합류가 가능한 선수는 김대현 하나 정도다. 이것도 보통 6개월이 걸리는 팔꿈치 뼛조각 수술 재활기간을 생각하면 빠를 수 있어 100% 보장된 것은 아니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부상 투수들은 개막전에 들어온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김대현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에 대해선 6월까지 봐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 코치는 아프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찬헌만 해도 통증 때문에 원래의 오버핸드 폼이 아닌 스리쿼터 팔각도로 공을 던지고 있다. 자기 투구폼을 되찾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무리해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부상이 재발하거나, 좋지 않은 결과를 내는 것보다는 신중을 기하는 편이 낫다.

재활 투수들이 돌아오기 전인 전반기, 특히 시즌 초반을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 류 감독은 “야수도 투수도 이전보다 자원이 많아졌다”며 KIA에서 건너온 좌완 정용운, KT에서 데려온 좌완 김대유 등 외부 영입 투수들을 불펜 예비 전력으로 언급했다.

150km/h대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이상규는 류 감독이 “제구만 된다면” 선발 후보감이라 할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 17일 라이브 피칭에선 타자들이 정타를 때리지 못할 정도로 힘 있는 공을 던졌다.

시즌 초반을 무사히 잘 넘기면, 4월 이후 차례로 재활 투수들이 합류해 견고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마무리 고우석을 중심으로 정찬헌, 김지용, 이정용이 승리조를 이루고 정우영, 송은범이 선발 역할을 해주면 마운드의 앞과 뒤가 모두 강해진다. 말로는 “내는 급한데”라면서도, 껄껄 웃으며 부상 선수들의 건강한 복귀를 기다리는 류 감독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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