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캠프 선발 경쟁 돌입
-“놓치고 싶지 않았던 선발 기회, 좋은 경험 얻었다.”
-“속구 구속 상승과 슬라이더 연마가 캠프 집중 목표”
-“친구 (정)우영이와 선발 맞대결 꼭 성사되길”

삼성 투수 원태인이 2년 차 시즌을 앞두고 치열한 캠프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투수 원태인이 2년 차 시즌을 앞두고 치열한 캠프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제가 후반기에 못했으니까 (정)우영이가 상을 타는 게 당연한 결과였죠.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은 동갑내기 친구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과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시즌 중반까지 호각세를 보인 신인왕 경쟁은 원태인의 후반기 부진에 정우영으로 추가 확연히 기울었다.

‘절친’의 신인왕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 원태인은 2년 차 시즌에서 더 건강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 전환에 나서는 정우영과의 선발 맞대결은 원태인이 가장 기대하는 그림이다.

정우영과의 선발 맞대결 성사를 위해선 우선 팀 내 선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원태인은 올 시즌을 앞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선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받은 결과 원태인이 보여준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원태인은 지난해 26경기(112이닝)에 등판해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4.82 68탈삼진 39볼넷을 기록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1군 무대에서 통한단 걸 증명한 원태인의 데뷔 시즌이었다.

이번 캠프에서 원태인은 선발 자리 확보를 위해 속구 평균 구속 증가와 슬라이더 연마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원태인을 보여주겠단 다짐은 절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엠스플뉴스가 삼성 왕조 재건의 한 축이 되고자 하는 원태인의 각오를 직접 들어봤다.

“속구 구속 상승과 슬라이더 연마가 캠프 목표”

오승환 등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하는 스프링캠프는 원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분위기다(사진=삼성)
오승환 등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하는 스프링캠프는 원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분위기다(사진=삼성)

1년 전 신인으로 온 스프링캠프 때보다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확실히 지난해 캠프보단 심리적으론 편안한 느낌이다. 하지만, 무언가 더 잘해야겠단 생각에 몸은 더 피곤하게 움직인다(웃음). 개인적으로 더 잘하려는 욕심이 많으니까 비시즌 때 운동을 열심히 했다. 주위에서 오버페이스보단 천천히 끌어 올리라고 하셔서 차근차근 공을 던지려고 한다.

팀에 복귀한 오승환 선수와 함께 훈련하는 것도 좋은 경험일 듯싶다.

어렸을 때 본 우상과 함께 훈련하는 게 정말 꿈만 같다. 오승환 선배님은 캐치볼 훈련하는 것 자체가 남다르다. 같이 연습할 수 있단 것 자체가 정말 좋은 기회다. 오승환 선배님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배님들과 같이 훈련하며 하나씩 짚어주시는 조언이 크게 와닿는다.

지난해 데뷔 시즌에서 많은 선발 등판 경험(20차례)을 쌓았다.

솔직히 내가 지난해 선발 등판 기회를 받을지 전혀 예상 못 했다. 지난해 불펜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 올 시즌 선발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갑작스럽게 선발 기회가 찾아왔기에 그 기회를 정말 놓치기 싫었다. 다행히 운이 좋아 결과가 따라오며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데뷔 시즌에 그런 기회를 받는 게 흔치 않은 일이지 않나.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전반기(19G 3승 5패 2홀드 평균자책 2.86)와 비교해 후반기(7G 1승 3패 평균자책 9.45) 흐름이 떨어진 게 아쉬웠다.

확실히 첫 시즌이라 체력 관리가 아쉬웠다. 전반기 좋았던 흐름을 후반기에 유지하지 못했다. 후반기 때 호흡을 자주 맞춘 (김)도환이가 전반기와 비교해 구속과 공 끝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말하더라. 아무래도 후반기 때 변화구에 의존하다 보니까 결과가 더 안 좋았다. 구속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

그렇다면 구속 상승이 최우선 과제겠다.

(고갤 끄덕이며) 속구 구속이 올라와야 변화구도 더 잘 통하지 않을까. 전반기 때 속구 평균 구속이 141~2km/h 정도 나왔는데 2~3km/h를 더 올려 143~4km/h 정도의 평균 구속을 유지하고 싶다.

결정구인 체인지업은 1군 레벨에서 이미 통하는 걸 입증했다.(지난해 원태인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25, 헛스윙 비율은 50.1%였다)

체인지업이 통한단 자신감은 충분하다. 그런데 체인지업 구사에 재미가 들리니까 패턴이 읽히는 게 있더라. 이번 캠프에선 하루에 체인지업을 한 개만 던지고 있다. 캠프 초반부터 체인지업 의존을 줄이려고 속구와 슬라이더 구사 비중을 높였다. 슬라이더도 체인지업만큼 주무기로 쓸 수 있도록 연마하겠다. (이)승현이 형이 슬라이더를 잘 던지니까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절친’ 정우영과의 선발 맞대결, 원태인이 기다리는 그 순간

원태인은 올 시즌 팀 선발 로테이션 합류 뒤 절친 정우영과의 선발 맞대결을 소망한다(사진=삼성)
원태인은 올 시즌 팀 선발 로테이션 합류 뒤 절친 정우영과의 선발 맞대결을 소망한다(사진=삼성)

지난해 후반기 부진으로 정우영 선수와 신인왕 경쟁에서 낙마한 점이 정말 아쉬웠겠다.

시즌 중반까지 (정)우영이와 대등하게 가다가 후반기에 흐름이 뚝 떨어졌다. 정말 아쉬웠다. 그래도 우영이가 시즌 끝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했기에 우영이가 신인왕을 타는 게 당연했다. 내가 후반기에 너무 못했다. 지난해 아쉬운 결과를 올 시즌 더 잘하고자 하는 자극제로 생각하겠다.

정우영 선수도 올 시즌 선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안 그래도 최근 우영이에게 안부 연락이 왔다. 둘 다 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펼치는 비슷한 상황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와주는 말을 해주려고 한다. 같이 소속팀 선발 로테이션에 든다면 한번 붙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지난해 우영이가 불펜 투수라 맞대결할 기회가 없었다. 만약 올 시즌 선발 맞대결을 한다면 정말 재밌지 않을까.

지난해 LG전 등판(3G 평균자책 10.61) 부진도 설욕해야겠다.

LG를 만나면 유독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많이 맞았으니까 올 시즌엔 덜 맞지 않을까(웃음). 지난해 약했던 이미지를 떨치고 올 시즌엔 LG전에서 강한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다. 우영이도 지난해 신인왕을 받았으니까 나보다 부담감이 더 크지 않겠나(웃음). 재밌는 대결이 될 듯싶다.

우선 팀 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해야 가능한 맞대결 그림이다. 선발 경쟁을 펼치는 마음가짐이 궁금하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같이 훈련한 형들도 정말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나도 살아남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될 정도다. 만약 기회가 온다면 선발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다.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선발 경쟁을 통해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더 발전한 원태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선발 로테이션에 든다면 2020시즌 원태인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무엇인가.

지난해 후반기 때 부진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꾸준한 흐름을 유지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또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지난해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숫자(8차례)보다 더 좋은 기록을 달성하겠다.

삼성 팬들도 차기 에이스로 원태인을 1순위로 꼽는다. 그 기대감을 충족해야겠다.

지난해 어릴 때부터 꿈꿨던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 위에 올라가 팬들의 응원을 받으니까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점도 삼성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보내주시는 응원과 기대만큼 좋은 성적으로 부응하는 게 내 일이지 않을까.

지난해보다 더 발전한 원태인을 약속해야겠다.

지난해는 약간 맞춰 잡는 느낌이 있었는데 올 시즌엔 압도하는 구위를 보여드리고 싶다. 윤성환 선배도 젊으실 때 파이어볼러 스타일이셨지 않나. 그 길을 따라가고 싶은 소망이다. 지난해보다 더 좋은 공을 보여드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삼성 팬들에게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원태인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드린다. 항상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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