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시즌 초반 두 차례 트레이드로 마운드 보강

-이용찬 이탈로 불펜 급구 분위기, 결국 ‘류지혁 카드’ 꺼냈다

-이미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1군급 불펜 자원들 ‘필승조도 있다’

-‘윈 나우’ 노리는 상위권 팀들의 빅딜 가능성 UP

두산과 KIA는 내야수 류지혁(왼쪽)과 투수 홍건희(오른쪽)를 맞트레이트하는 결정을 내렸다(사진=두산, KIA)
두산과 KIA는 내야수 류지혁(왼쪽)과 투수 홍건희(오른쪽)를 맞트레이트하는 결정을 내렸다(사진=두산, KIA)

[엠스플뉴스]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KIA 타이거즈는 시즌 중반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빅딜(김세현, 유재신<->이승호, 손동욱)를 성사했다. 당시 키움 마무리 투수 김세현을 받아오는 대신 유망주 좌완 투수 이승호를 내준 것이었다. 당시 시즌 전반기 내내 뒷문 불안에 시달리던 KIA는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고 ‘윈 나우’를 위해 즉시 전력 불펜을 급하게 보강했다.

그 결과 KIA는 김세현의 활약으로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거뒀다. 이승호가 키움 선발진에 자리 잡는 큰 성장을 보여줬지만, 우승을 위해 내린 KIA의 결단은 진정한 ‘Win-Win’ 트레이드였단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해당 시즌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로 팀의 약점을 메운 성공적인 사례가 됐다.

'윈 나우' 노리는 상위권 구단들, 트레이드로 약점 보강

3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불펜 투수 김세현을 데려온 KIA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단 평가다(사진=엠스플뉴스)
3년 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불펜 투수 김세현을 데려온 KIA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단 평가다(사진=엠스플뉴스)

6월 7일 KBO리그 경기 종료 뒤 굵직한 뉴스 두 가지가 나왔다. 먼저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한 감독의 사퇴 발표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두산 베어스와 KIA의 트레이드 소식도 전해졌다. 내야수 류지혁과 투수 홍건희의 1대 1 맞트레이드였다.

한 감독의 사퇴 소식은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는 정황(코치진 단체 말소)이 있었다면 두산과 KIA의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깜짝 소식이었다. 양 팀 팬들의 전반적인 반응도 엇갈렸다. 내야 유틸리티 백업을 잃은 것에 더 아쉬움을 내비친 두산 팬들보단 3루수 약점을 메우게 된 KIA 팬들의 반응이 더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내야수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전력에서 쏠쏠한 역할을 소화했다. 올 시즌 류지혁은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7/ 10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데려온 홍건희는 2011년 KIA에 입단해 통산 166경기 등판 9승 20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6.30을 기록했다. 올 시즌 홍건희의 기록은 10경기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 6.00이다.

두산이 차기 내야수 주전으로 점 찍고 1군에서 꾸준히 키운 ‘류지혁 카드’를 들고 먼저 움직인 건 결국 마운드 보강이 절실한 까닭이었다. 3년 전 KIA처럼 올 시즌에도 ‘윈 나우’를 노리는 두산은 1군급 투수 충원 없이는 남은 시즌 운영이 어려울 거로 바라봤다.

끝까지 고심했던 류지혁 카드, 마운드 붕괴로 꺼낼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불펜진 과부하와 이용찬의 부상 이탈로 결국 끝까지 고심했던 류지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사진=두산)
두산은 불펜진 과부하와 이용찬의 부상 이탈로 결국 끝까지 고심했던 류지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사진=두산)

6월 8일 기준 두산의 팀 불펜진 평균자책은 리그 9위(6.73)에다 기존 마무리 투수 이형범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새롭게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 함덕주를 향해 쏠리는 과부하도 무시할 수 없었다. 투수 김강률과 김명신, 그리고 곽 빈의 복귀 시점도 조금씩 늦어지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트레이드 발표 뒤 두산 관계자는 우리는 불펜 투수가 부족했고, KIA는 내야진에서 바로 뛸 수 있는 류지혁을 원했다. 서로 원하는 부분이 맞아 떨어져 이번 시리즈에서 빨리 결론이 나왔다. 감독님과도 논의한 사안이다. 류지혁을 주는 결정이 절대 쉽진 않았다. 하지만, (이)용찬이가 빠진 것도 그렇고 불펜진 과부하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대안을 찾아야 했다. 향후 어린 내야수들 잘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가장 큰 타격은 이용찬의 팔꿈치 통증 이탈이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된 이용찬의 시즌 아웃으로 ‘5선발’ 자리마저 구멍이 났다. 두산 관계자는 “그간 다른 팀에서 이미 류지혁 선수 트레이드 제안이 여러 번 왔다. 카드를 맞추는 과정에서 불발된 적도 있었다. 이용찬의 이탈이 가장 큰 결정타였다. 우리가 필요했던 1군 즉시 전력감 투수가 홍건희였다”라고 전했다.

최근 두산은 젊은 1군 불펜 투수 카드가 있었던 A 구단과 류지혁을 두고 1대 1 트레이드를 깊이 있게 논의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만큼 류지혁을 내주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용찬의 부상과 더불어 선발 경험이 있는 불펜 투수인 홍건희는 두산이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카드였다. 홍건희가 잠실구장 등판(18G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 3.86 WHIP 1.63)에서 강했던 점도 눈에 들어왔다.

해당 트레이드를 지켜본 타 구단 관계자는 양 팀 모두 Win-Win 할 수 있는 거래라고 본다. 3루수 약점을 메운 KIA도 그렇고 당장 1군 즉시 전력감 투수가 시급했던 두산 역시 좋은 선택을 내렸다. 150km/h 강속구를 보유한 홍건희는 ‘5선발’ 자리든 ‘필승조’ 자리든 활용 폭이 넓다. 두산의 경우 올 시즌에도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강속구 투수가 부족한 두산의 상위권 다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레이드 매물로 나온 불펜 투수들, 상위권 구단 빅딜 성사될까

SK는 포수 이흥련을 영입한 뒤 반등했다. 최하위에서 탈출한 SK는 이제 중위권 합류를 노린다.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사진=SK)
SK는 포수 이흥련(왼쪽)을 두산으로부터 트레이드 영입한 뒤 반등했다. 최하위에서 탈출한 SK는 이제 중위권 합류를 노린다.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사진=SK)

트레이드 시장은 여전히 열려 있다. 그리고 ‘빅딜’이 가능한 불펜진 매물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복수 구단에서 1군급 불펜 투수 3명 이상이 트레이드 가능 자원으로 다른 팀의 제안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필승조 역할을 맡은 투수도 포함됐다.

트레이드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B 구단 관계자는 야수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라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불펜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을 트레이드 리스트에 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시즌 중반 상황에 따라 트레이드 분위기도 달라지기에 계속 기다려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올 시즌 중반 상위권 팀들이 ‘윈 나우’를 위한 불펜진 보강에 나선다면 3년 전 KIA처럼 트레이드 빅딜 성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내년도 신인 지명권 트레이드 거래도 가능하다. 올 시즌 우승 도전이 절박한 상위권 팀들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리그 1위 NC 다이노스와 3위 LG 트윈스를 향해선 강력한 불펜 퍼즐을 맞출 경우 우승을 위한 팀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쏟아진다. 두 차례 트레이드로 마운드 보강을 일찌감치 진행한 리그 2위 두산은 “이제 남은 시즌 트레이드는 없을 듯싶다. 있는 자원으로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시즌 중반 상위권 팀들이 ‘윈 나우’를 향한 승부수를 던질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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