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최고 선수 세징야 “태극마크 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김대원 “세징야는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특별한 선수”

-조재진 “세징야 보면 황희찬 떠올라. 기량은 확실”

-“외국인 선수 배려하는 클럽팀과 조연이나 단역을 맡을 수 있어야 하는 국가대표팀은 다르다”

대구 FC 공격수 세징야(사진=엠스플뉴스)
대구 FC 공격수 세징야(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태극마크를 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축구계가 K리그1 최고의 선수로 꼽는 대구 FC 공격수 세징야의 말이다.

세징야가 6월 30일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귀화 의사를 밝혔다. 한국 축구 대표팀 간판스타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게 세징야의 바람이다. 세징야는 한국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등 귀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대구는 세징야의 귀화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생각이다. 대구 관계자는 세징야가 귀화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구단이 지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최대한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K리그1 최고 선수 세징야, 한국에서 ‘꽃핀’ 브라질 특급

세징야가 태극마크를 원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징야가 태극마크를 원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질 프로축구 SC 코린치안스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세징야는 2010년 1군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 건 아니다.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브라질 상파울루주 2부 리그 소속 오스바우도 크루주로 임대가 경기를 뛰었다. 2011년에도 상파울루주 우니앙 바르바렌시, 아우다스 상파울루 등으로 임대를 다녔다.

세징야가 K리그와 인연을 맺은 건 2016년이다. 당시 K리그2 소속 대구 FC가 세징야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면서 이적이 이뤄졌다.

세징야는 K리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세징야는 날카로운 킥과 탁월한 결정력, 영리한 움직임 등을 선보이며 2016시즌 K리그2 36경기에서 11골 8도움을 기록했다. 대구는 세징야의 활약을 앞세워 2016시즌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세징야는 그해 K리그2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세징야는 K리그1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였다. 2017시즌 대구의 K리그1 잔류에 앞장선 세징야는 이듬해 팀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세징야는 ‘강호’ 울산 현대와 만난 FA컵 결승 1, 2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창단 첫 우승과 차기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에 앞장섰다. 2018년 FA컵 MVP(최우수선수)는 세징야였다.

지난해엔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세징야는 K리그1 35경기에서 15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축구계가 꼽는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 대구는 세징야를 중심으로 한 빠른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K리그1 5위를 기록했다.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획득한 3위 FC 서울과 승점 차는 딱 1점이었다.

세징야는 K리그 통산 131경기에서 뛰며 47골 39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처럼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 스트라이커 등 공격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특히나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타성은 K리그1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세징야가 귀화를 원한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공격수 김대원은 세징야와 함께 훈련하고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면 놀랄 때가 많다세징야는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말했다. 덧붙여 세징야는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결정력, 패스, 리더십 등이 뛰어나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재진 “세징야의 귀화, 귀화가 태극마크를 보장하진 않는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조재진(사진=엠스플뉴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조재진(사진=엠스플뉴스)

아직 태극마크를 단 외국인 선수는 없다. 귀화 선수나 이슈는 많았다. 한국 최초 귀화 선수는 타지키스탄 출신 골키퍼 신의손(발레리 사리체프)이다. 1992년 일화 천마(성남 FC의 전신)에서 K리그에 데뷔한 신의손은 2000년 귀화 시험을 통과해 한국인이 됐다. 태극마크를 달진 못했지만 1992년부터 2004년까지 K리그 통산 320경기(357실점)를 뛰었다.

이싸빅(야센코 사비토비치), 이성남(데니스 락티오노프) 등도 귀화 선수로 K리그 무대를 누볐다. K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한 모따, 에닝요, 로페즈 등은 귀화 선수로 K리그 무대를 누비진 않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중요한 건 태극마크를 단 외국인 선수는 아직 없다는 사실이다. K리그 5년 차 시즌을 맞이한 세징야는 다를까.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진 조재진(현 조재진 축구교실 대표)은 세징야의 기량은 확실히 뛰어나다면서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황희찬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은 다르다. 클럽팀은 외국인 선수를 많이 배려한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에게 수비, 압박 등의 부담을 줄여준다. 대구의 세징야도 활동량이 많고 수비 가담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대구에선 주연이다. 그런 선수가 대표팀에선 조연이나 단역을 맡을 줄 알아야 한다.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공격보단 압박과 수비에 치중하는 날이 있을 거다. 동료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벤치에서 응원하는 날도 많다.조재진의 얘기다.

조재진은 J리그(일본) 시미즈 S펄스(2004~2007)와 감바 오사카(2009~2010)에서 국외 생활을 한 바 있다. 시미즈에선 통산 101경기 45골을 기록한 레전드 공격수다. 태극마크를 달고선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8강 진출, 2006년 독일 월드컵 첫 승리(토고전)와 이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전 승점(1) 획득 등에 앞장섰다.

조재진은 세징야가 귀화에 성공한 것을 전제로 남은 과제를 이야기했다. 가장 중요한 건 세징야의 진정성이란 게 조재진의 생각이다.

국가대표팀은 합숙을 한다. 짧게는 2, 3일 월드컵을 앞두고선 한 달 이상을 함께 생활한다. 그라운드 안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보다 밖에서의 생활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동료들과의 관계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핵심은 진정성이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진정 팀을 위해 뛸 각오면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월드컵 도전이란 자기 목표를 위해 귀화한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세징야가 태극마크를 달면 황희찬, 이재성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손흥민, 황의조도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이 선수들은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또한 소속팀에선 해결사 역할을 도맡는 주연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 대표팀에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몸을 날려 상대 슈팅을 막아내고, 최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힘을 싣는다.

세징야는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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