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로 출전한 김혜성(사진=키움)
외야수로 출전한 김혜성(사진=키움)

[엠스플뉴스=수원]

“보신 대로 잘하지 않았나요. 김재환 타구를 잡는 걸 보고 수비 천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 데뷔 첫 외야수 출전 경기에서 보여준 김혜성의 수비력에 손혁 감독도 감탄했다. 손 감독은 7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 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경기 ‘좌익수 김혜성’의 활약을 돌아봤다.

김혜성은 2일 고척 두산전에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중학교 때 외야 경험이 있지만, 동산고 시절 이후로는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다. 프로 입단 뒤에도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활약했고 외야 출전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MLB 올스타 출신 내야수 에디슨 러셀 가세로 내야진이 포화 상태가 됐고, 김혜성을 비롯한 내야수들의 외야 이동이 시작됐다.

외야수로 출전한 첫 경기지만 김혜성의 수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1회초 선두 박건우의 좌익수 쪽 큰 플라이 타구를 쉽게 잡아냈다. 5회에는 놀라운 호수비도 펼쳤다. 2사 1, 2루에서 김재환이 때린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를 전력 질주한 뒤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투수 양현은 물론 키움 선수들 모두가 입을 쩍 벌리게 한 파인 플레이. 이날 김혜성의 외야 타구처리율은 80%에 달했다.

손혁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보신 대로 잘하지 않았나요”라고 되물었다. “신기하게 첫 타구부터 그리로 갔다. 그 타구도 쉽지 않았다. 머리 위로 가는 타구를 생각보다 여유 있게 처리했다. 5회엔 김재환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면서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어제 경기에서 김혜성의 호수비가 제일 컸다.” 손 감독의 말이다.

특히 김재환의 타구는 전문 외야수도 잡아내기 힘든 타구였다는 점에서 더 놀랍다. 손 감독은 “하위타선 타자가 아닌 김재환의 타구다. 기본적으로 멀리 치는 타자기 때문에 외야수 입장에선 뒷걸음부터 시작하게 된다. 순간적으로 앞으로 스타트해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손 감독은 “그걸 달려 나와서 잡는 걸 보고 ‘수비 천재인가’ 생각이 들더라. 수비코치, 수석코치와도 얘기했는데 외야수로 처음 나간 선수가 그렇게 스타트 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며 “슬라이딩하는 타이밍이나 그런 것들이 기존 외야수도 쉽지 않은 플레이였다. 다른 타구들도 여유 있게 잡는 느낌이 있어서 좋게 봤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키움은 김혜성을 비롯해 전병우, 김웅빈도 러셀 합류 전까지 외야수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손 감독은 “선발에 따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잠실 같은 데는 큰 구장이고 하니까, 그쪽에서 움직이는 건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다. 팀을 위해서 과감하게 다른 포지션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김혜성, 전병우, 10일부터 2군에서 시작할 김웅빈에게 고맙고 기특하게 생각한다.” 손 감독의 말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김혜성은 좌익수가 아닌 원래 포지션 2루수로 출전한다. 서건창(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이정후(우익수)-박병호(1루수)-허정협(좌익수)-박동원(포수)-김혜성(2루수)-전병우(3루수)-박준태(중견수)로 이어지는 라인업, 선발투수는 에이스 에릭 요키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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