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을 거둔 김민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시즌 첫 승을 거둔 김민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한화 이글스 우완 영건 김민우가 39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9전 10기 도전 끝에 시즌 첫 승, 개인 7연패와 팀의 5연패 사슬을 끊는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김민우는 7월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전에 선발등판, 5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김민우의 역투와 최진행(3안타 2타점) 등 타선의 응집력, 불펜진의 릴레이 호투에 힘입어 두산에 6대 2로 승리했다.

이날 전까지 김민우는 시즌 8번 선발로 등판해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하는 불운에 시달렸다. 좋은 투구에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되거나, 불펜이 승리를 날리는 경기가 거듭됐다. 지난해 6월 6일 승리를 마지막으로 1년 넘게 이어진 승리 가뭄에 경기 전 최원호 감독 대행도 “오늘은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민우의 첫 승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한화 타자들도 함께했다. 이전까지 김민우 등판 경기에서 득점지원 2.42점에 그쳤던 한화 타선이 이날은 4회까지 6점을 뽑아내며 활발한 지원사격을 했다. 리그 최소 선취점(19회) 타선답지 않게 1회부터 2점을 먼저 뽑아냈고, 3회 1점을 더한 뒤 4회에는 적시타 3개로 3점을 더해 6대 1로 앞서 나갔다.

김민우도 호투로 화답했다. 지난해보다 부쩍 좋아진 탈삼진 능력(9이닝당 탈삼진 2019년 6.09개->2020년 9.53개)이 호투의 밑거름이 됐다. 고비 때마다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잘 넘겼다.

1회 1사 2, 3루에선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만루에서 허경민의 땅볼 때 베이스커버가 늦어 1실점,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다시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4회에도 연속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에서 정수빈을 8구 승부 끝에 삼진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2사 만루에서 오재일을 외야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모면했다. 6대 1로 앞선 5회에도 2사 후 허경민에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위기를 맞았지만, 오재원을 삼진 처리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5이닝 동안 탈삼진 6개. 투구 수는 107구를 기록했다.

탈삼진 능력 향상에 대해 김민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피치 터널링에 신경 썼다. 속구와 스플리터가 최대한 같은 궤적으로 갈 수 있게 꾸준히 연습한 게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삼진 목표보다는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라 했다.

5회 위기 상황에 대해선 “빨리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투구 수가 많아지면 혹시 또 모르잖아요. 바뀔 수도 있고. 5이닝 채우고 싶은 욕심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점수를 안 주고 타자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김민우가 물러난 6회부터 장민재-김종수-문동욱-박상원을 동원해 두산의 추격을 1점으로 차단, 6대 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최근 5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두산 상대 시즌 상대전적 3승 2패로 우위를 되찾았다.

경기 후 김민우는 “승리를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일단 5이닝을 3점 이내로 막자는 생각으로 투구했다”며 “첫 등판부터 오늘까지 계속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어렵게 첫 승을 거뒀지만 투구내용이 100% 만족스럽진 않다는 김민우다. 그는 “첫 승리 하면 기분 되게 좋을 거 같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린 뒤 “전체적인 투구내용이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야수 선배님들이나 타자들이 엄청 도와줬는데 많은 이닝 던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호투 비결에 대해선 “속구 스피드가 올랐고 스플리터가 주효한 것 같다. 속구 스피드가 올라가면서 승부가 되니까 전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스피드도 올라오고 스플리터, 커브 같은 변화구가 잘 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타자와 붙으려 한다”고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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