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1차 지명자 김유성, 중학교 시절 학폭 논란 휩싸여

-김유성 학폭 논란 피해자 부모 B 씨 “사건 뒤 진심 어린 사과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명치로 가격해 기절, 학폭위 징계도 받은 사안”

-“NC 구단 홈페이지에도 지명 전 글 올려, 올바른 인성이 먼저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NC의 2021년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김해고 투수 김유성(사진=NC)
NC의 2021년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김해고 투수 김유성(사진=NC)

[엠스플뉴스]

2021년 NC 다이노스 1차 지명자로 뽑힌 김해고등학교 투수 김유성이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김유성에게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로 알려진 학생 A의 학부모 B 씨는 학교 폭력이 발생하고 가해자 측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다. 1차 지명 발표 뒤 이제야 사과하겠다는 건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분개했다.

NC는 8월 24일 “2021 KBO 리그 신인 1차 지명에서 김해고 오른손 투수 김유성 선수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김유성은 신장 189cm, 체중 95kg의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높은 타점에서 최고 구속 148km/h 속구를 구사하는 정통파 오버핸드 투수다.

김유성은 올해 8경기(27이닝)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 1.33 41탈삼진을 기록했다. 김해고 우승으로 끝난 황금사자기에서는 3경기에 나와 14.1이닝 동안 평균자책 1.29 21탈삼진으로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NC 김종문 단장은 “김유성은 큰 신장에서 던지는 속구 구위가 뛰어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료를 믿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투구도 좋다. 변화구 등 프로 무대에서 다듬어간다면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유성은 “NC에서 나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분 좋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제 진짜 시작한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지명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김유성의 지명 소식 뒤 온라인상에선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을 지적하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김유성의 학교 폭력 피해자 부모의 입장에서 쓴 글도 큰 화제가 됐다. 엠스플뉴스는 8월 25일 김유성의 학교 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학생 A의 부모 B 씨와 직접 통화해 피해자 측의 얘길 들어봤다.

김유성은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유성은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유성 선수 관련 학교 폭력 논란은 언제 발생한 일인가.

우리 아들이 중학교 때까지 야구를 했다. 김유성 선수와는 중학교(김해내동중학교) 때 1년 선·후배 사이로 함께 야구부에 있었다. 아들이 중학교 2학년 때 여수로 전지 훈련을 떠났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 내가 당시 전지 훈련에 따라가지 못해 다른 학생 학부모로부터 그 학교 폭력 사건을 먼저 듣게 됐다.

-어떤 내용의 폭력이었나.

숙소 엘리베이터에 김유성 선수가 먼저 탔는데 우리 아들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자 김유성 선수가 ‘너 때문에 늦게 올라가잖아’라면서 아들 명치를 때렸다고 한다. 아들은 숨이 막혀 쓰러졌고, 옆에 있던 친구가 소방서에 응급 환자로 신고했다. 소방서에선 신고 내용을 듣고 학교 폭력이라고 판단해 경찰이 같이 출동했다고 들었다.

-사건이 어떻게 이어졌나.

사실 아들이 그전에도 야구부 안에서 기절 놀이를 하다가 죽을 뻔했다. 명치 맞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다. 경찰이 어떻게 할 거냐고 연락이 왔는데 야구부 감독님이 한 번만 넘어가 달라고 사정하더라. 어쨌든 같이 야구를 계속해야 하니까 당시엔 참고 넘어가기로 했다.

-거기서 사건이 끝난 건 아닌가.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도 신고 없이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김유성 선수가 아들에게 119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너 자가용 지나간다’라고 말하고, ‘살살 때렸는데 기절하는 척 쇼했다’라는 말로 괴롭혔다. 나중에 아들이 울면서 그런 말을 해 결국 학교폭력위원회로 신고했다.

-학폭위는 어떻게 진행됐나.

학폭위에 참가한 가해자 쪽 학부모들이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오히려 우리 아이가 피해자라고 안하무인으로 나왔다고 들었다. 학폭위를 중단하고 가해자 쪽 학부모한테 나가 있으라고 할 정도였다. 감독님이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말해 야구부 안에서 징계를 간단히 주고 해결하는 식으로 결론이 났다.

-김유성 선수가 징계를 받은 게 있는 건가.

출석 정지 조치를 받은 거로 안다. 잡초를 뽑는 등 봉사활동 3일 정도를 했는데 ‘수업에 안 들어가서 편하고 좋다’라는 식으로 친구들에게 얘기했다고 들었다.

-김유성 선수 학부모 쪽에서 연락이 온 건 없었나.

오히려 협박을 받았다. 김유성 선수 아버지가 술에 취해 연락이 와 ‘너희 야구 못 하게 할 거다’라는 식으로 욕까지 들었다. 결국, 김해경찰서에 학교 폭력 건으로 고소까지 했다.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법원 판결 결과가 나에게 통보되진 않았다. 나중에 들어 보니 가해자 학생과 학부모에게 봉사활동 명령이 내려졌다고 들었다.

-3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궁금하다.

얼마 전부터 NC의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김유성 선수 이름이 보이더라. 우리 아들이 떠올라 괴로웠다. 김유성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길 바라는 건 아니었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기에 어떤 팀이든 가겠지만, NC 구단이 이런 인성적인 면까지 잘 알고 판단했으면 좋겠단 마음에 3년 전 일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게 됐다.

김유성의 학교 폭력 관련 피해자 측 학부모가 NC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 1차 지명 전에 김유성의 학교 폭력 관련 내용을 올렸다(사진=NC 구단 홈페이지 캡처)
김유성의 학교 폭력 관련 피해자 측 학부모가 NC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 1차 지명 전에 김유성의 학교 폭력 관련 내용을 올렸다(사진=NC 구단 홈페이지 캡처)

-NC 구단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렸다고 들었다.

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팬들이 글을 올리는 게시판이 있다. 1차 지명 날짜 전에 학교 폭력 관련 게시물을 올렸는데 구단에서 반응이 없더라. 그래서 구단 SNS에 따로 메시지도 남겼는데 연락이 온 건 없었다.

-최근 김유성 선수 측에서 연락이 온 일이 있나.

어제(24일) 1차 지명 발표 뒤 3년 전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밤에 갑자기 부모로부터 연락이 왔다. 목소리만 들려도 당시 ‘야구를 못 하게 하겠다’라며 욕설까지 하던 기억이 떠올라 심장이 떨린다.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다.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는 건가.

진심 어린 사과였다면 3년 전 사건을 벌어지고 바로 해야 했지 않겠나. 그 사건이 벌어지고 김유성 선수와 학부모가 직접 우리에게 찾아와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없다. 1차 지명 뒤에 논란이 일어나자 갑자기 사과하겠다는 게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솔직히 김유성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길 원하는 게 아니다. 올바른 인성을 지닌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이 또 상처를 받을까 걱정일 듯싶다.

아들이 당시 폭력 사건으로 정신적인 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실 아들이 야구에 미련이 남아 중학교 3학년 졸업을 앞두고 다시 야구를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도저히 야구부 생활을 다시 할 자신이 없다고 해 야구를 완전히 포기했다. 부모로서 아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점이 지금도 미안할 뿐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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