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승강제 도입 K리그, 승격한 두 팀이 동반 생존에 성공한 건 한 번뿐

-“K리그1과 K리그2의 가장 큰 차이는 노련함이다”

-“‘다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조급함이 승격팀의 가장 큰 적이다”

-“제주는 K리그1 정상급 선수만 노리고 있다”

-“수원FC, 시즌 초반만 잘 버티면 K리그1 잔류 이상의 성적 거둘 수 있다”

2021시즌 K리그1 잔류 이상의 성과를 위해 힘을 합치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사진 오른쪽), 정조국 코치(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1시즌 K리그1 잔류 이상의 성과를 위해 힘을 합치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사진 오른쪽), 정조국 코치(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K리그는 2013년부터 승강제를 도입했다. K리그 최초의 승격팀은 2013년 K리그2 정상에 오른 상주 상무(김천 상무의 전신)였다. 상주는 2013시즌 K리그2 35경기에서 23승 8무 4패(승점 77점)를 기록했다. 2위 경찰 축구단(해체)을 승점 13점 차로 따돌렸다.

상주는 2014시즌 K리그1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적수가 없었던 K리그2와 달랐다. 상주는 2014시즌 K리그1 38경기에서 7승 13무 18패(승점 34점)를 기록했다. K리그1 최하위(12위)로 강등을 확정했다.

승격팀의 생존은 이후에도 쉽지 않았다. K리그2에서 두 팀이 승격한 건 2020시즌을 포함해 다섯 번 있었다. 이 가운데 두 팀 모두 생존에 성공한 건 딱 한 번이었다. 2016시즌 승격팀 대구 FC와 강원 FC가 2017시즌 동반 생존에 성공했다. 이후 동반 생존은 없었다.

K리그1과 K리그2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2020시즌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수원FC(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0시즌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수원FC(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과 K리그2의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일까. 두 리그를 모두 경험한 선수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K리그2가 만만한 건 아니다. K리그2엔 K리그1보다 절실한 선수가 많다.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뛰는 거다. K리그2 선수들은 뛴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반면 K리그1 팀들은 여유가 있다. 노련하다. 언제 몰아붙이고 쉬어가야 할지 정확히 짚는다.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든다.” 2016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이자 2020시즌 제주 유나이티드 승격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안현범의 설명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주세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주세종은 2018시즌과 2019시즌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전신)에서 뛰었다.

“K리그1은 팀마다 색깔이 뚜렷하다. A와 B가 붙으면 한 팀은 공격에, 다른 팀은 수비에 힘을 싣는다. 객관적인 전력에 따라서 결정된다. K리그2는 조금 다르다. 팀 간 전력 차이가 K리그1만큼 크지 않다. 창대 창이 붙는 경우가 많다. K리그1(2016)과 K리그2(2018)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봤다. 개인적으론 K리그2 우승이 더 힘들었다.”

종합하면 두 리그엔 미세한 차이가 있다. K리그1이 조금 더 노련하다는 게 두 리그를 모두 경험한 선수들의 공통된 말이다.

K리그 승강의 역사(표=엠스플뉴스)
K리그 승강의 역사(표=엠스플뉴스)

그래서일까. 승격팀들은 조급함을 경계한다. 2020시즌 부산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승격팀이었던 부산은 2020시즌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하며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부산의 2020시즌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부산은 K리그1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야 첫 승리(1-0)를 맛봤다. 이후 부산은 상승세를 보였다. 부산은 인천전을 시작으로 5경기 무패(3승 2무)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26일 대구 FC전에서 0-3으로 패하며 흐름이 끊겼다. 부산은 이 경기를 시작으로 3연패를 기록했다.

부산은 K리그1 잔류 경쟁에선 유리한 고지를 점했었다. 2020시즌 K리그1 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부산에 필요한 승점은 딱 1점이었다. 부산은 그 1점을 따내지 못했다. 생존 경쟁 중이었던 인천(1-2), 성남 FC(1-2)전에서 모두 역전패하며 강등당했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우린 K리그1 승격까지 5년을 기다린 팀이었다”“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다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심했다”고 고백했다. 덧붙여 “마음을 차분히 하고 우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걸 후회한다. K리그1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틈을 보여선 안 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제주-수원FC의 상반된 행보, 승격팀 동반 생존 다시 한 번 가능할까

승격팀의 K리그1 잔류는 장담할 수 없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승격팀의 K리그1 잔류는 장담할 수 없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1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두 팀의 동반 생존은 가능할까. 축구계는 역대 두 번째 승격팀 동반 생존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2020시즌 K리그2 우승팀 제주 유나이티드는 애초 전력이 K리그1 상위권 수준이란 평가다. 축구계는 2019시즌 강등 후 곧바로 승격에 성공한 걸 예로 든다.

제주는 K리그1을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나 남기일 감독은 광주 FC, 성남 FC의 승격과 잔류를 책임졌던 지도자다. 이창민, 안현범, 정우재, 정 운 등 K리그1 경험이 풍부한 핵심 선수도 그대로다. 제주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면서 2021시즌 K리그1 잔류 이상의 성적을 준비하고 있다.

전력 보강에도 신경 쓰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제주의 2021년 겨울 이적 시장 콘셉트는 확실하다”“K리그1 정상급 선수만 노린다”고 귀띔했다. 덧붙여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2020시즌 ACL 우승팀 미드필더 등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팀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선수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도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수원FC의 2021시즌 겨울 이적 시장 행보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수원FC는 연일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영재가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가운데 박주호, 박지수, 윤영선, 김호남 등도 팀에 합류했다.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K리그1은 확실히 다르다”“2021시즌엔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어 “시즌 초반을 잘 이겨내야 한다.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 꼭 살아남겠다”고 했다.

수원FC는 2016년 딱 한 차례 K리그1을 경험했다. 2015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지만 한 시즌을 버티지 못했다. 수원FC는 당시 경험을 살려서 어느 해보다 철저하게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1시즌 제주, 수원FC의 동반 생존은 가능할까. 준비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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