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KBO리그 입성…신세계 야구단과 27억 원에 계약

-데이터로 본 추신수는 여전히 빅리그 정상급 타자…각종 타구 데이터 리그 상위권

-KBO리그 MVP 차지한 에릭 테임즈가 비교 대상

-2017년 테임즈-2020년 추신수 데이터 막상막하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된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된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KBO리그에 온다.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2월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 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추신수 영입으로 신세계야구단은 마치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됐다. 과거에도 훌리오 프랑코, 루크 스캇, 제임스 로니 등 빅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외국인 타자가 한국 무대를 밟은 사례가 있지만 추신수처럼 충분히 빅리그 계약도 가능한 선수가 KBO리그를 택한 사례는 없었다.

1982년생인 추신수는 한국 나이로 40세지만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단축 시즌으로 열린 지난해 33경기에서 타율 0.236에 5홈런 장타율 0.400을 기록했다. 드러난 기록상으론 커리어(타율 0.275 장타율 0.447) 대비 하향 곡선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스탯캐스트를 통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신수의 타구 출구 속도는 평균 90마일(144.8km/h)을 기록했다. 최근 6년 평균(90.3마일)과 큰 차이없는 수준이자, 빅리그 평균(88.3마일)보다 좋은 수치다. 배럴 타구 비율도 10.1%를 기록해 최근 6년 평균(9.1%)은 물론 빅리그 평균(6.4%)보다 훨씬 높았다.

그 외 강한 타구 비율도 35.4%로 최근 6년(42.8%)보다는 떨어졌지만 리그 평균(34.9%)보다 나았고, 스윗 스팟에 맞힌 비율 역시 38%로 최근 6년(34.8%)과 리그 평균(32.8%)을 상회했다. 타석당 10.2%의 볼넷 비율 역시 빅리그 평균(8.3%)을 뛰어넘는 수치다.

2020년 추신수와 2017년 테임즈의 타구 데이터 랭킹(베이스볼서번트)
2020년 추신수와 2017년 테임즈의 타구 데이터 랭킹(베이스볼서번트)

추신수의 지난해 스탯캐스트 데이터는 과거 KBO리그를 정복하고 빅리그에 진출한 에릭 테임즈와 비교할 만하다. 테임즈는 2014~2016 세 시즌 통산 타율 0.349에 124홈런 64도루 장타율 0.721로 ‘탈KBO급’ 성적을 내고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 재진출했다. 빅리그 복귀 첫 시즌 테임즈는 타율 0.247에 31홈런 장타율 0.518을 기록하며 밀워키 주전 1루수로 활약했다.

흥미로운 건 31살로 한창 전성기였던 2017시즌 테임즈의 스탯캐스트 데이터가 지난해 38세 시즌을 보낸 추신수의 데이터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우선 출구 속도는 추신수가 90마일, 테임즈가 88.2마일로 오히려 추신수가 더 빨랐다.

또 타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타율(xBA)도 추신수(0.251)가 테임즈(0.232)보다 높게 나타나고 추정장타율(xSLG) 역시 추신수(0.454)와 테임즈(0.458) 간에 큰 차이가 없다. 배럴 타구 비율은 테임즈(11.1%)가 추신수(10.1%)보다 다소 높지만, 스윗 스팟%는 추신수(38.0%)가 테임즈(36.3%)보다 좋았다.

리그 환경 적응과 나이, 부상 등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타구 데이터만 놓고 보면 39세 추신수와 4년 전 KBO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테임즈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추신수가 KBO리그에 와서도 충분히 최정상급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최주환-최정-한동민-제이미 로맥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에 또 하나의 강력한 옵션이 추가됐다.

밀워키 코치 시절 테임즈와 함께한 경험이 있는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추신수의 KBO리그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3일 대전에서 만난 수베로 감독은 “그가 남긴 기록이 실력과 가치를 증명한다. 논쟁의 여지가 없다”며 “신체적으로나 밸런스 면에서 미국 시절 모습을 유지한다면,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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