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리드오프 중책 맡은 ‘2년 차’ 외야수 최지훈

-“주전 부담감 없다면 거짓말, 아직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 적 없다.”

-“ML 리드오프 출신 추신수 선배에게 많은 조언 얻어, 다른 유형 ‘1번 타자’ 보여드릴 것”

-“지난해 데뷔전 무관중 경기라 아쉬웠어, 올 시즌 만원 관중 야구장에서 뛰는 게 소원”

SSG 리드오프 최지훈(오른쪽)은 메이저리그 시절 대표적인 리드오프로 활약했던 추신수(왼쪽)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SSG)
SSG 리드오프 최지훈(오른쪽)은 메이저리그 시절 대표적인 리드오프로 활약했던 추신수(왼쪽)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SSG)

[엠스플뉴스]

SSG 랜더스 팀 타선은 화려함 그 자체로 평가받는다. 특히 2번부터 6번 타순까지 들어가는 추신수·최 정·제이미 로맥·최주환·한유섬 등 장타력을 두루 갖춘 중심 타선은 그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렇게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들이 즐비한 SSG 타선에서 리드오프를 맡은 주인공은 바로 프로 2년 차 외야수 최지훈이다. 2021시즌 SSG 타격 성과는 최지훈의 출루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부터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추신수와 최 정 등과 만나야 하는 상대 선발 투수들의 압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 여전히 '내 자리' 없다는 최지훈,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 -

최지훈은 데뷔 2년 차 만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사진=SSG)
최지훈은 데뷔 2년 차 만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사진=SSG)

최지훈은 2020년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 성적에도 팬들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존재였다. 최지훈은 데뷔 시즌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117안타/ 18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23를 기록했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외야 수비 능력을 선보인 최지훈은 1년 만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SSG 이진영 타격코치는 “(최)지훈이는 신인임에도 가장 안정적인 시즌을 보냈다. 수비와 주력에서 원래 보유한 재능이 원체 좋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나온 타격 단점을 정말 빠르게 수정했기에 풀타임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또 시즌 종료 뒤 마무리 훈련에서 빠지는 휴식조임에도 지훈이가 자진해서 마무리 훈련에 참여했다. 끝까지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는 지훈이를 보고 장래가 더 밝은 선수라고 느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지훈은 주위의 칭찬에도 여전히 자신은 자리가 없는 선수라며 겸손함까지 내비쳤다.

“사실 1년 전엔 언제 2군에 내려갈까 걱정만 했었다. 데뷔 시즌에다 체력적인 부담감으로 정신적인 면도 흔들렸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친 느낌은 좋았는데 개막전을 앞두니까 여전히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부담감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지금도 내 자리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항상 팀이 보탬이 되도록 도전한다는 마음뿐이다.” 최지훈의 말이다.

최지훈은 ‘대선배’ 추신수와의 만남을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최지훈은 “지난해 팀 선배들을 볼 때도 살짝 느꼈지만, 추신수 선배와 함께 있으면 마치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다. 추신수 선배와 함께 야구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큰 기회라는 얘길 자주 들었다. 커리어가 대단하신데 항상 먼저 다가와 주셔서 얘기해주신다. 질문하기도 편했고, 엄청난 커리어의 선수임에도 정말 인간미가 제대로 느껴졌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던 ‘리드오프’ 추신수에게 1번 타자로서 ‘팁’을 얻은 것도 최지훈에겐 큰 행운이다.

최지훈은 “야구 경력에서 차원이 다르신 추신수 선배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 특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번 타자를 경험해보셨지 않나. 1번 타자로서 힘든 과정이나 멘탈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걸 질문했다. 타격 스타일이나 신체 조건이 달라서 나는 추신수 선배와 다른 유형의 1번 타자를 보여드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 추신수와 다소 다른 리드오프 유형? 최지훈 "존에 들어오는 공은 적극적으로 친다." -

2021시즌 SSG 주전 중견수 자리가 유력한 외야수 최지훈(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2021시즌 SSG 주전 중견수 자리가 유력한 외야수 최지훈(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보통 1번 타선에 들어가는 타자들은 공을 계속 지켜보는 방향을 택한다. 하지만, 최지훈은 올 시즌 공격적인 타격 방향성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지훈은 “보통 1번 타순에서 공을 계속 지켜본다고 생각하는데 상대 선발 투수들이 이제 나를 무조건 잡고 넘어가겠단 자세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치고 싶은 공이 아니면 안 치겠지만,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내 뒤로 정말 강한 타자들이 즐비하다. 내가 살아남아 출루한다면 말도 안 되게 팀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지훈이 프로 2년 차 들어 성장한 점은 ‘멘탈’이다. 긍정적으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최지훈에게 가장 필요했다.

최지훈은 “지난해 스스로 질책하고 냉정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었다. 잘 될 때와 잘 안 될 때 차이가 크게 느껴져서 ‘멘탈’이 흔들렸다. 상대 투수와 싸우지 못하고 나 혼자 생각이 많아져서 스스로와 싸우게 되더라. 결국, 나는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싶어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다. 그래도 주변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더 잘할 수 있단 힘을 얻었다. 오늘 잘 안 풀려도 내일 경기가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라며 미소 지었다.

SSG는 4월 4일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역사적인 구단 첫 경기를 치렀다. 이날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훈은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다.

이렇게 ‘SSG 리드오프’라는 확실한 이미지를 심은 최지훈이 2021년 가장 바라는 그림은 다소 특별했다. 개인적인 목표가 아닌 만원 관중이 가득 찬 야구장에서 경기를 뛰는 그림이다.

지난해 1군 데뷔전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관중이 없어서 비교적 긴장감을 덜 느꼈다. 하지만, 시즌 중간 유관중 전환 뒤 한 경기에서 맹활약한 적이 있는데 팬들에게 응원받는 그런 느낌을 얻으려고 프로 무대에 온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빨리 만원 관중이 가득 찬 야구장에서 야구해보는 게 2021년 가장 큰 소원이다. 확실하게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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