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사진=MLB 트위터)
오타니 쇼헤이(사진=MLB 트위터)

[엠스플뉴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만화 야구를 실현했다.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나섰다.
오타니는 4월 5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 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른 포지션에서 뛰지 않고 2번 타자로 출장하며 투수로 등판한 건 역대 세 번째다. 1903년 잭 던리비 이후 118년 만에 오타니가 역사를 썼다.
1회말 첫 타석부터 대형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는 상대 선발 딜런 시즈의 초구 97마일(156.1km)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는 오타니의 시즌 2호 홈런.
오타니의 솔로 홈런 비거리는 137m였고 타구 속도는 무려 115.2마일(185.3km)을 기록했다. 이후 오타니는 두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마운드에서도 오타니는 4회까지 무실점 투구 펼치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안타 하나만을 내줬고 이날 최고 구속인 직구 101.1마일(162.7km)을 던졌다.
하지만 순항하던 오타니는 5회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1사에서 오타니는 닉 매드리갈에게 안타를 맞았고 애덤 이튼과 호세 아브레유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오타니는 후속타자 요안 몬카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포수 맥스 스타시가 공을 뒤로 빠뜨리며 낫아웃 상황이 되었다. 스타시는 공을 잡아 1루로 송구를 뿌렸지만, 1루수 제러드 월시가 잡지 못했고 백업을 들어간 2루수 데이비드 플레처도 홈에 악송구를 던지며 순식간에 두 점을 허용했다.
그 와중에 홈으로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오타니가 아브레유의 슬라이딩에 충돌하며 넘어지기도 했다. 이닝을 끝낼 수 있던 상황에서 오타니는 야수들이 실책을 범하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오타니는 직후 스티브 시섹과 교체되었고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날 오타니는 선발 투수로 4.2이닝 2피안타 5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타격에서는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남겼다. 다음 등판에서도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윤서 기자 fallininvo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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