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4월 3일 고척돔에서 홀로 열린 리그 개막전에서 논란이 된 장면은 6회 승부처에서 나온 박동원의 체크스윙 여부였다. 중계 화면상 애매한 그림이 나온 가운데 노 스윙으로 심판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날 경기 승기는 키움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왜 체크스윙은 비디오 판독 항목에 못 들어가는 걸까.

4월 3일 개막전 2사 만루 승부처에서 나온 키움 포수 박동원의 논란의 스윙 장면. 노 스윙 판정을 받은 박동원은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사진=MBC 중계 화면 캡처)
4월 3일 개막전 2사 만루 승부처에서 나온 키움 포수 박동원의 논란의 스윙 장면. 노 스윙 판정을 받은 박동원은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사진=MBC 중계 화면 캡처)

[엠스플뉴스]

4월 3일 KBO리그 개막전은 전국적인 비 소식으로 고척돔에서 딱 한 경기만 개최됐다. 의도하지 않게 주목받은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은 양 팀 선발 투수인 데이비드 뷰캐넌와 에릭 요키시의 명품 투수전으로 경기 중반까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키움이 2대 0으로 앞섰던 6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뷰캐넌이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던진 유인구에 박동원의 방망이가 끌려 나왔다. 뷰캐넌와 포수 강민호는 박동원의 체크스윙을 확신한 듯 더그아웃으로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구심과 1루심 모두 노 스윙을 선언했다. 해당 판정에 흔들린 뷰캐넌은 결국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후속 타자 송우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뷰캐넌은 개막전 등판에서 5실점(4자책)의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도 6회 말을 기점으로 승기를 완전히 넘겨주면서 1대 6 완패를 당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나온 박동원의 체크스윙 판정은 중계 화면 리플레이로 시선을 모았다. 박동원의 방망이 헤드가 홈플레이트를 돌아 나와 애매한 위치에서 멈춘 까닭이다. 중계 카메라 각도로 볼 때는 심판진이 체크스윙 판정을 내렸어도 큰 무리는 없을 장면이었다.

이처럼 체크스윙 판정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엔 체크스윙 항목이 들어가 있지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비디오 판독에 체크스윙 판정 항목은 없다. 그 이유는 체크스윙이라는 동작 자체의 주관성과 애매함 때문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과 관련해 예전부터 논의는 있었지만, 정확한 비디오 판독이 어려운 항목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중계 카메라 위치에 따라 각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터치 노터치와 같은 명확한 판정 개념도 아니다. 물론 결정적인 상황에서 명백한 체크스윙 오심이 나오면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비디오 영상으로는 판독하기 어렵고 주관적인 부분이 많다. 향후에도 비디오 판독 항목에 체크스윙이 들어갈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KBO 공식야구규칙에 체크스윙 유·무 기준을 수치로 정확하게 명시하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방망이 헤드(끝부분)가 홈플레이트 위에서 공과 교차해 홈플레이트 앞부분을 넘어가느냐를 두고 심판이 주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미국과 일본도 체크스윙 여부는 비디오 판독 항목에 넣지 않는다. 어떤 명백한 수치 같은 개념이 있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심판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비디오 판독 항목에 들어간다고 해도 기준을 두고 논란이 많을 거다. 보크 판정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건 체크스윙 여부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자리는 구심이다. 구심이 놓치면 1루심과 3루심이 최종 판정을 내리는 건데 구심이 먼저 집중력 있게 판정을 잘 내려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앞서 언급된 내용처럼 비디오 판독 항목에 체크스윙이 못 들어가는 합리적인 이유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이 가장 비판하는 점은 육안으로도 확실히 구분되는 체크스윙 판정에서 오심이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도 그날 경기나 시즌 혹은 시리즈 승부처에서 중대하고 명백한 체크스윙 오심이 나온다면 야구의 공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심판진이 체크스윙 판정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더 올바른 판정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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