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감독 2년 차 김길식, 아스나위 합류 후 고민 늘었다

-“아스나위 활용으로 고민이 깊을 땐 신태용 감독에게 조언 구한다”

-“내 역할은 최상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증명은 아스나위 몫”

-“루마니아 시절 남들보다 더 땀 흘리고 회화책 외우면서 적응에 힘썼죠”

-“‘선톡’ 보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합니다”

안산 그리너스 FC 김길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안산 그리너스 FC 김길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안산]

안산 그리너스 FC 김길식 감독은 한국 선수로 최초 루마니아 프로축구를 경험한 인물이다. 한국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한국 축구의 힘을 알리고자 힘썼다.

그 덕분일까. 김 감독은 2007년 3월 2일 오체룰 갈리치 입단 이틀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고 팀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을 이끄는 등 루마니아 리그에서 맹활약을 보였다.

김 감독은 최근 그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2021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를 보면서다. 아스나위는 1983년 출범한 K리그 최초 인도네시아 선수다. 동남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4번째다.

아스나위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다. 아주 큰 관심을 받는다.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팔로워 수가 무려 20만 1천 명이다. 안산 공식 SNS 팔로워 수는 5천 명대에서 아스나위 합류 후 3만 5천 명으로 크게 늘었다.

김 감독은 4월 3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아스나위에게 K리그2 데뷔 기회를 줬다. 김 감독은 아스나위가 동남아시아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길 바란다. 엠스플뉴스가 김 감독을 만났다.

김길식 감독 “아스나위 활용으로 고민 깊을 땐 신태용 감독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안산 그리너스 FC 오른쪽 풀백 아스나위(사진 왼쪽), 김길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안산 그리너스 FC 오른쪽 풀백 아스나위(사진 왼쪽), 김길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2021시즌 K리그2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기록했습니다. K리그2 10개 구단 가운데 3위입니다. 축구계는 단독 선두에 올라 있는 서울 이랜드 FC와 안산 그리너스 FC의 초반 행보를 ‘돌풍’으로 표현합니다.

2020년 프로 감독으로 데뷔 시즌을 치렀습니다. ‘죽다 살아났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2020시즌 개막전 승리 5연패에 빠지면서 힘들었습니다. 주변에서 ‘경질’ 얘기까지 나왔어요. 선수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말을 했습니까.

선수들에게 “안산의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프로다. 어떤 팀을 만나든 훈련장에서 준비한 건 100% 보여줘야 한다. 무기력하게 패하는 것과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뛰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건 확연히 다르다.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죽을힘을 다해보자. 그러려면 훈련장에서부터 100%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죠.

안산은 K리그2 최하위(10위) 탈출에 성공해 7위로 2020시즌을 마쳤습니다.

2020시즌 전반기와 후반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남 FC(9월 19일·2-1), 2020시즌 K리그2 우승팀 제주 유나이티드(10월 11일·1-1) 등을 상대로 승점을 획득했죠. 팀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까지 붙었죠. 2021시즌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더 잘해야죠.

더 잘해야 한다?

시즌 초반입니다. K리그2 36경기 가운데 5경기 치렀어요.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보완해야 할 점도 많고요. 한 예로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전 공격수 꺄뇨뚜가 발가락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어요. 이와세 고, 산티아고도 재활 중입니다. 두아르테,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는 팀에 더 녹아들어야 하고요.

4월 3일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아스나위가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안산 최고 인기 스타입니다(웃음).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에게 인기가 많은 선수란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개인 SNS 팔로워 수가 무려 20만 1천 명입니다. 안산 공식 SNS 팔로워 수는 5천 명대에서 아스나위 영입 후 3만 5천 명으로 늘었어요. 인도네시아 팬들은 물론 K리그에서도 대단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고민이 많아요.

고민이 많다?

아스나위는 2월 3일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제주도에서 2차 전지훈련을 시작한 시점이었죠. 아스나위는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2주 자가격리를 거쳤어요. 2월 18일 자가격리를 마치고 제주도에서 진행한 팀 훈련에 합류했죠. 하지만, 예상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아스나위가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안산에 있는 인도네시아 식당에서 인도네시아 팬을 만났어요. 기념사진을 찍었죠. 그 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거예요. 아스나위는 2월 19일 다시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아스나위에게 얘기했어요.

무슨 말을 했습니까.

아스나위에게 “건강이 우선이다. 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차근차근 완벽하게 준비해라. 몸이 만들어지면 기회를 주겠다”고 했죠.

아스나위는 K리그2 데뷔 전 FA컵을 뛰었습니다.

3월 28일 FA컵 2라운드 양평 FC전이었죠.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경기 일주일 전에 아스나위와 면담했어요. 아스나위가 “준비는 끝났다. 이제 뛰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스나위에게 “알았다. 선발로 출전할 것이니 남은 일주일 잘 준비해라. 믿는다”고 했죠.

아스나위가 한국에서 2경기를 치렀습니다.

신태용 감독과 자주 통화해요. 아스나위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죠. 신 감독님은 아스나위의 포지션을 측면 수비수로 확신해요. 아스나위에겐 한국 선수의 강점인 왕성한 활동량, 투쟁심 등이 있습니다. 훈련하면서 아스나위의 강점을 확인했죠. 공에 대한 집념이 아주 강해요. 마크맨을 정하면 90분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선수입니다.

보완해야 할 점은 없었습니까.

세상에 단점 없는 선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스나위는 의지가 과해요. 풀백이 공격수에게 덤비는 겁니다. 수비 진영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고 협력 수비로 공 소유권을 빼앗아와야 해요. 그런데 무작정 공을 빼앗고자 달려듭니다. 상대 공격수에게 공간과 기회를 헌납하는 거예요. 아스나위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따라붙으려고 합니다. 태클을 주저하지 않아요. 위험 지역에서 공격 기회를 내줄 뿐 아니라 카드 받을 확률도 높습니다. 양평전 후반에 스리백으로 전환한 이유입니다.

아.

아스나위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고자 했어요. 양평전 후반전엔 오른쪽 윙백으로 뛰게 했죠. 아스나위에게 “공격에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자신감 있게 하라”고 했습니다.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기습적인 침투를 여러 차례 보여줬어요. 공격력이 우수한 선수란 걸 확인했죠.

4월 3일 부산전에서 아스나위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한 이유군요.

(이)준희가 오른쪽 풀백으로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입니다. 현재 K리그2에선 준희가 주전이에요. 하지만, 아스나위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스피드와 드리블 등의 강점을 살려보고자 측면 공격수로 출전시킨 거예요. 능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특히나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과 의지가 강해요. 훈련장에서 실전에 투입해야 할 이유를 증명하면 출전 기회를 줄 겁니다.

“실전에서 기량을 증명하는 건 아스나위만 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아스나위(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아스나위(사진 왼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는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뛰는 네 번째 동남아시아 선수입니다. K리그 최초 인도네시아 선수이기도 하죠. K리그에서 뛴 동남아시아 선수 가운데 성공을 거둔 건 태국 축구 대표팀 전설 피아퐁 푸에온뿐입니다. 피아퐁은 1985년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FC 서울의 전신)에서 득점왕(12골)과 도움왕(6도움)을 동시에 차지한 선수입니다.

아스나위가 피아퐁의 뒤를 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쉽진 않을 거예요. K리그2에서 뛰는 선수들은 K리그1으로 올라가거나 K3리그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절실함을 안고 뛰는 선수가 즐비해요. 특히나 아스나위는 외국인 선수입니다. 동남아시아 쿼터라고 해서 특혜는 없어요. 경쟁에서 이겨내야 합니다. 단, 아스나위가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그게 감독의 역할입니다.

감독님은 선수 시절인 2007년 한국 선수로 최초 루마니아 프로축구 1부 리그 FC 오체룰 갈라치에서 뛴 경험이 있습니다.

배운 게 아주 많았습니다. 특히나 훈련 시스템과 선수들의 태도가 달랐어요. 유럽 선수들은 감독이나 코치가 시켜서 운동하지 않습니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죠. 개인 운동량이 적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파악하고 보강 훈련에 매진해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경쟁이 상상 이상입니다.

당시 루마니아에서 뛴 한국 선수는 김길식 하나였습니다.

외로웠죠. 하지만, 외국인 선수 신분이었습니다. 내 기량을 증명해야만 했어요. 훈련장에서 남들보다 더 땀 흘리는 건 당연했습니다. 훈련이 끝나면 루마니아어를 공부하는 데 열중했어요.

루마니아어요?

루마니아어 회화책을 사서 엄청나게 공부했죠.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외웠어요. 감독, 코치, 선수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루마니아 프로축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지만 그게 나를 믿고 불러준 구단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어요. 잊지 못하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뭡니까.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놓고 얘길 하는데 단어가 들리는 거예요. 속으로 “공부한 단어가 나왔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면서 좋아했죠. 동료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기도 했고요. 주변에서 “김길식이 루마니아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고 인정해주는 게 보였습니다.

아스나위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서 루마니아 시절을 떠올립니까.

아스나위를 보면서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아스나위는 2021시즌 K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유일한 동남아시아 선수입니다. 저도 2007년 루마니아에서 뛸 때 유일한 한국 선수였어요. 아스나위가 한국말을 배우려고 하고 문화에 녹아들려고 노력한다면 선수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스나위는 K리그에서 잘해야 해요. 잘할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루마니아에선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훈련하고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사소한 행동 하나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봤어요. 아스나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스나위가 안산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 인도네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축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뀔 거에요.

인식이 바뀐다?

루마니아는 유럽입니다. 유럽에선 동양인 선수의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있어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손흥민이 대표적이죠. 손흥민은 매 시즌 발전을 거듭하면서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습니다. 안산 선수들이 아스나위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아스나위가 이 기회를 꼭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실전에서 기량을 증명하는 건 아스나위만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롤모델 같은 지도자를 꿈꿉니다”

안산 그리너스 FC는 2021시즌 K리그2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K리그2 3위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안산 그리너스 FC는 2021시즌 K리그2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K리그2 3위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 감독 2년 차 시즌입니다. 안산 그리너스 FC가 2021시즌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 덕분입니다(웃음). 저는 갈 길이 먼 지도자예요. 더 공부하고 경험해야 합니다. 선수들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해요. 우리가 훈련장에서 준비한 걸 내보일 수 있도록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축구는 변수가 아주 많아요.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부터 날씨까지 예측이 어렵죠.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어요.

무엇을 강조합니까.

2020시즌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찾아준 팬을 생각하란 거에요. 고단한 한 주를 보낸 팬들에게 잠깐이나마 웃을 수 시간을 제공하자는 겁니다. 우리가 매 경기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순 없어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나 FC 바르셀로나(스페인)처럼 수준 높은 축구가 힘들 순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건 할 수 있어요.

아.

4월 4일 서울 이랜드 FC와 부천 FC의 경기를 보고 느낀 게 있습니다. 이랜드는 그날 4-0으로 이겼습니다. K리그2 5경기에서 3승 2무로 단독 선두죠. 이유가 있습니다. 이랜드는 그날 전반에만 3골을 넣었어요. 하지만, 홈구장을 찾은 관중을 위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후반 39분 김정환이 1골을 추가했죠. 이걸 배워야 합니다.

안산도 승격 후보 아닙니까.

승격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러나 안산 구단의 철학이 우선입니다. 우린 승격이란 눈앞의 결과보다 선수 육성이 먼저예요. 선수와 함께 성장하면서 결과까지 내면 좋죠. 하지만, 무리하면서까지 욕심을 내진 않을 겁니다. 매 경기 온 힘을 다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믿어요.

선수들이 “김길식 감독은 말보다 행동으로 팀을 이끄는 지도자”라고 합니다. 무슨 뜻입니까.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가 있어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합니다. 솔선수범해서 선수들이 더 땀 흘릴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한 예로 훈련장으로 이동할 땐 항상 뛰어갑니다.

뛴다고요?

안산 와~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만 훈련하는 게 아니에요. 홈구장에서 20~30분 떨어진 훈련장을 이용할 때도 많습니다. 훈련 시작 30분 전에 출발해요. 뛰는 겁니다. 체력 관리가 목적이에요. 항상 건강해야 팀을 이끌 수 있습니다.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어요. 훈련장에선 선수들을 꼼꼼하게 관찰합니다.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롤모델이요?

감독은 가만히 앉아서 “운동장 뛰어”라고 명령만 한 시대가 있었습니다(웃음). 그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머릿속엔 의문이 많았죠. 무작정 뛰는 게 어떤 도움이 될까 싶었습니다.

안산은 훈련 시간이 1시간 30분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계훈련 땐 기초 체력을 다져야 하는 만큼 훈련량이 적진 않습니다. 시즌 땐 달라요. 1시간 30분을 안 넘기려고 합니다. 훈련 시간이 짧다고 효과가 적은 건 아니에요.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100%를 쏟아내면 더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선수 시절 새벽, 오전, 오후, 야간 훈련을 했어요. 하루를 훈련으로 보냈습니다. 효과와 흥미가 모두 떨어졌죠. 축구가 재밌어야 능률이 오른다고 믿습니다.

선수들과의 소통도 활발한 것으로 압니다.

2021년 지도자는 선수 개개인을 챙겨야 해요. 선수마다 처한 상황이 다릅니다. 그날 몸 상태, 감정 등이 같을 수가 없어요. 선수 개개인을 이해하면서 소통하려고 합니다. 카카오톡을 자주 활용해요(웃음).

카카오톡이요?

‘선톡’을 날립니다(웃음). 4월 3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최)건주가 득점포를 가동했어요. 경기 마치고 건주에게 “네 골 완벽했다”면서 하트 이모티콘을 보냈죠. 실수한 선수가 있으면 짧고 굵게 “나는 너를 믿는다”고 보내고요. 선수가 감독에게 맞춰야 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감독이 선수에게 맞춰야 해요.

지도자가 무조건 선수에게 맞추고 좋은 말만 할 순 없는 것 아닙니까.

물론이죠. 선수들은 프로 선수답게 훈련장에서 100%를 쏟아내고 실전에서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선수에게 뛸 기회를 줘요. 팀 내 규율을 어긴 선수가 있으면 우리가 정한 벌을 줍니다. 벌금이나 경기 출전 정지 등의 징계를 내리는 거죠. 단,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잘못이 있을 때만 징계를 내려요.

K리그가 주목하는 지도자답습니다.

많은 분이 안산을 최하위 후보로 꼽습니다. 작년에도 그랬죠(웃음). 예상을 다시 한 번 뒤엎고 싶습니다. 안산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진다는 걸 보여줄 거에요. 안산이 명확한 팀 컬러를 갖춘 팀이란 걸 증명하겠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어린 선수들이 선호하는 팀으로 만들겠습니다.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주 잘해주고 있어요.

어려운 환경이요?

안산엔 클럽하우스가 없습니다. 다른 구단과 비교해 환경이 열악한 게 사실이에요.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쉴 땐 확실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환경이 개선되면 선수들이 더 큰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겁니다. 선수들은 지금도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하고 있어요.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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