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SSG 랜더스 창단 첫 시즌 불펜진을 든든하게 지키는 두 투수가 있다. 바로 이태양과 김태훈이다. 1990년생 동갑내기 두 투수가 시즌 초반 호투를 펼치는 배경 속엔 멘탈 강화가 있었다.

SSG 투수 이태양(왼쪽)과 김태훈(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SG 투수 이태양(왼쪽)과 김태훈(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문학]

2021시즌 SSG 랜더스 팀 불펜진을 이끄는 핵심 듀오는 바로 투수 이태양과 김태훈이다. 1990년생 출신인 두 선수는 홈 라커룸도 바로 옆 자리에서 쓸 정도로 친밀한 사이다. 이태양과 김태훈이 시즌 초반 동반 호투를 펼친 배경 뒤엔 ‘멘탈 강화’가 있었다. 던진 뒤 결과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생각이 지난해 부진을 잊게 하는 눈부신 호투로 이어졌다.

이태양과 김태훈의 성적은 숫자만 봐도 엄지가 치켜 올라간다. 2021시즌 이태양은 18경기 등판(20이닝) 3승 1패 4홀드 평균자책 1.80 18탈삼진 1볼넷, 김태훈은 16경기 등판(19.2이닝) 2승 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2.29 22탈삼진 13볼넷을 기록 중이다.

먼저 이태양은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인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10경기 등판 2승 4홀드 평균자책 0.84 10탈삼진 1볼넷으로 원정 경기 등판 성적(8G 1승 1패 평균자책 2.89)보다 더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태양은 2020시즌과 비교해 속구 평균 구속이 상승(141.7km/h->142.6km/h)한 데다 포크볼의 활용 빈도(29.7%->38.8%)도 높아졌다. 우완임에도 우타자(피안타율 0.302)보다 좌타자(피안타율 0.138)에 더 강점을 보이는 이유다.

5월 16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태양은 “1년 전 트레이드 뒤엔 문학구장 환경 자체가 어색했다. 그런데 이제 홈경기를 준비하는 환경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서 홈경기 등판에 자신감이 생겼다. 또 좌타자를 상대로 포크볼을 던질 때 좌타자 기준 바깥쪽 공간이 넓어보여서 제구가 수월하다. 그래서 좌타자를 상대로 더 편안한 느낌이 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태양은 불펜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던 2018시즌(63경기 등판 4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 2.84 85탈삼진 23볼넷)과 비교될 정도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 이태양은 시즌 초반 반등 요인 가운데 하나로 ‘멘탈’을 꼽았다.

이태양은 “나는 마운드 위에서 제어할 수 있는 부분만 생각한다. 포수가 바깥쪽 사인을 내면 거기에 던지면 내가 할 일은 끝나는 거다. 그 뒤 나온 경기 결과는 제어할 수 없지 않나.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거나 아슬아슬한 점수 차에서 결정구를 신중하게 던지는 것 정도가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전에 박찬호 선배님께서 ‘던지고 난 뒤 일은 제어할 수 없다. 제어할 수 있는 일에만 신경 써라’는 조언을 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태양과 김태훈은 바로 옆 자리에서 홈 라커룸을 사용하는 사이다(사진=SSG)
이태양과 김태훈은 바로 옆 자리에서 홈 라커룸을 사용하는 사이다(사진=SSG)

김태훈도 이태양과 마찬가지로 SSG 불펜진에서 없어선 안 될 핵심 축으로 거듭났다. 2020시즌 선발 전환 실패 뒤 김태훈은 불펜진에서 2018시즌(61경기 등판 9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 3.83)과 2019시즌(71경기 등판 4승 5패 7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 3.88) 동안 보여준 좋은 흐름을 재현했다.

김태훈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습경기까지 삼자범퇴가 없었다. 그런데 한화전(4월 8일)에서 탈삼진 3개를 잡으면서 자신감과 컨디션이 올라왔다. 지난해 선발 전환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올 시즌엔 2018년과 2019년 불펜에서 좋았을 때 감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태훈도 ‘멘탈 강화’를 시즌 초반 달라진 원인으로 바라봤다.

아직 좋았을 때처럼 구속이 안 올라왔지만, 정신적으로 자신감이 굉장히 붙었다고 생각한다. 구단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안 좋았을 때는 계속 안 좋은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미리 느끼고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나 점수, 혹은 볼넷을 주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면서 마운드 위로 올라가지 말라는 심리 상담사의 말을 듣고 그냥 내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게 됐다.” 김태훈의 말이다.

이태양과 김태훈 모두 2021시즌 팀 성적을 최소 3위 이상으로 기대한다. 이태양은 “최소 3등은 할 듯싶다. 부상 복귀 전력이 돌아오고 구단에서 물심양면 지원해주시는 덕분에 더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태양의 대답을 듣은 김태훈도 “나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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