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서튼 롯데 신임 감독이 1군 주전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함께 식사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래리 서튼 롯데 신임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래리 서튼 롯데 신임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오늘도 선수 가운데 한 명과 점심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야구 얘기는 안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 인생 얘기와 가족 얘기를 주로 물어봤다.”

롯데 자이언츠는 허문회 기존 감독이 물러나고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아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기존 허문회 감독은 1군 주전 선수들과 끈끈한 관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상대적으로 서튼 감독은 퓨처스 감독으로 2군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 팀 내 젊은 선수들과의 관계가 두텁다. 1군 주축 선수들과는 스킨십을 가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시즌 중에 감독이 교체되면 선수단 분위기가 뒤숭숭하게 마련이다. 특히 전임 감독을 잘 따르던 선수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 1군 선수들도 신임 감독 체제에서 입지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런 선수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고, 신뢰를 얻어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신임 감독의 과제다.

서튼 감독은 기존 1군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가까워지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5월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은 “누구라고는 밝힐 수 없지만 오늘도 한 선수와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고 밝혔다.

식사하면서 야구 얘기는 거의 나누지 않았다. 서튼 감독은 “야구 얘기는 안 했다. 그보다는 개인적인 삶, 가족 이야기, 서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주고 물어보고 대화로 나눴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기존 1군 선수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화도 하고 식사도 함께한다”“선수들에게 ‘기사나 사람들의 소문을 갖고 나를 판단하지 말아 달라. 직접 눈으로 본 것으로 나를 판단해 달라. 믿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이 한 팀으로 뭉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야구는 매일 경기장에 출근해 경기를 치르는 운동이다. 선수들에게 ‘매일 경기장에 나올 때 이긴다는 기대치를 갖고 경기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단순히 ‘좋은’ 수준이 아니라 ‘엑설런트’한 수준까지 높은 기대치를 갖고 나아가자고 강조한다.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서튼 감독은 과거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절부터 대인관계와 리더십이 뛰어나고 소통 능력이 좋은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상동 퓨처스팀에서도 선수단은 물론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 1군 감독이 돼서도 자신의 강점을 잘 발휘해 롯데를 하나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튼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롯데는 간판타자 이대호가 왼쪽 내 복사근 부분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20일 병원 검진 결과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고, 회복에만 2주가 걸릴 전망.

서튼 감독은 “이대호가 라인업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선수단 리더 역할을 할 선수가 없다는 게 감독으로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다른 선수들이 이대호의 리더십 빈자리를 채워주기 바란다”는 바람을 말했다.

이날 롯데는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정훈(중)-손아섭(우)-전준우(좌)-안치홍(2)-한동희(3)-나승엽(지)-김민수(1)-지시완(포)-딕슨 마차도(유)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앤더슨 프랑코가 지시완과 올 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서튼 감독은 “프랑코가 지난 2경기에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감각이 떨어져 빠른볼 위주로 가면서 고전했다”며 “최근 두 차례 불펜 세션 결과가 굉장히 좋았다. 슬라이더 그립을 살짝 바꿨고, 효과적으로 던지는 게 눈에 띄었다. 스트라이크존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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