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 야르몰렌코(사진=UEFA)
안드리 야르몰렌코(사진=UEFA)

[엠스플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의 '콜라 사건'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측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폰서 음료를 치우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 이에 일부 선수, 감독들은 스폰서 업체를 존중하는 행동을 보여 화제다.

호날두는 지난 6월 16일(한국시간) 조별리그 F조 첫 경기 헝가리전을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테이블 앞에 놓인 대회 스폰서 음료 코카콜라 병을 치우는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호날두는 "(콜라 대신) 물을 드세요"라고 말했다. 자기 관리에 각별히 신경쓰는 호날두는 평소 기름진 음식과 탄산 음료를 멀리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위해 콜라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유로 2020 대회 공식 후원사로 막대한 광고비를 대회에 지원하는 입장이다. 호날두의 행동이 달가울리 없다. UEFA 역시 마찬가지다. 이어 프랑스 축구국가대표팀의 폴 포그바가 종교적인 이유로 하이네켄 맥주병을 치우자 UEFA 측은 결국 스폰서 음료병을 치우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각국 대표팀에 전달했다.

지침이 내려진 이후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공격수 안드리 야르몰렌코(웨스트햄)의 행동이 화제가 됐다. 야르몰렌코는 북마케도니아와의 조별리그 C조 2차전 북마케도니아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우크라이나의 대회 첫승을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SOTM(Star of the Match)도 그의 차지였다.

영광을 안은 야르몰렌코는 경기 후 인터뷰를 마친 뒤 취재진과 현장 스태프들의 양해를 구한 뒤 코카콜라와 하이네켄 병을 자신의 앞으로 위치시켜 제품을 더 잘 보이게 노출했다. 그러면서 "호날두가 코카콜라 병을 치우는 것을 봤다. 저는 코카콜라와 하이네켄을 앞에 두겠다. 내게 연락달라"며 크게 웃었다.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안은 대회 스폰서 측에 자신을 광고모델로 써달라며 던진 유쾌한 농담이었다.

잉글랜드 축구국가대표팀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해리 케인 역시 소신을 드러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포츠에는 후원사들이 필요하다. 그들이 후원하는 모든 비용은 스포츠가 활성화되는데 도움이 된다. 유럽의 풀뿌리 스포츠는 투자를 필요로 한다. 호날두와 포그바는 그런 행동을 한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더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케인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폰서들은 광고할 자격을 얻기 위해 큰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도상현 기자 shdo@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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