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베테랑 불펜 김상수, 개인 통산 100홀드 달성 금자탑

-“첫 홀드도 대전구장 기억나, 그간 도와준 동료들과 기회 주신 지도자분들 떠올랐다.”

-“후배들이 마운드 위에서 강박관념이나 압박감보단 여유를 더 느끼길 원한다.”

-“SSG 첫 시즌 팀 분위기 기대 이상, 신수 형 효과로 야구를 또 배우는 한 해”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김상수는 프로 16년 차의 관록으로 팀 불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김상수는 프로 16년 차의 관록으로 팀 불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SSG 랜더스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가 통산 100홀드 달성에 성공했다. SSG 이적 뒤 첫 시즌을 소화 중인 김상수는 마무리 투수에 이어 셋업맨 역할까지 두루 맡으면서 핵심 불펜으로 활약 중이다. 2021시즌 유독 투수진 부상에 시달리는 SSG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바로 김상수다.

김상수는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대 3으로 앞선 8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2009년 5월 7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첫 홀드를 기록했던 김상수는 공교롭게도 11년이 지난 2021년 6월 20일 개인 통산 100홀드를 또 대전에서 달성했다. 김상수는 2019년엔 시즌 40홀드로 단일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엠스플뉴스는 KBO리그 역대 15번째로 개인 통산 100홀드 금자탑에 오른 김상수의 소감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김상수는 6월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100홀드 대기록을 달성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상수는 6월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100홀드 대기록을 달성했다(사진=엠스플뉴스)

드디어 100홀드 고지에 올랐다. 먼저 어떤 감정인지 궁금하다.

등판 전 100홀드 달성 가능 경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막상 기록을 달성하고 내려오니까 정말 기뻤다. 예전부터 홀드를 하나하나 쌓아온 과정들이 생각나서 더 느끼는 게 많았다. 옛날부터 나를 도와줬던 동료들과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이 모두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통산 첫 홀드를 달성했던 대전 구장에서 100홀드 기록이 나왔다.

어린 시절 대전구장에서 달성했던 첫 홀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신기하게 대전구장에서 또 100홀드를 달성하게 됐다. 첫 홀드 당시에 내가 100홀드를 달성할 거란 상상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그 순간을 되돌아보니 또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불펜 투수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느꼈을 듯싶다.

불펜 투수들이 엄청 힘들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다른 포지션 선수들도 다 힘들다고 본다. 처음엔 불펜 보직이 가장 힘들어 보여도 15년 넘게 야구해보니까 선발 투수도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크고 야수들도 매일 경기에 나가야 해서 정말 힘들더라. 물론 매일 등판 대기에다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가야 하는 스트레스가 커서 힘들긴 하다. 부상도 자주 나오는 자리인데 구단들이 불펜 투수에 대한 대우를 더 좋게 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시즌 초반 마무리 보직을 맡다가 셋업맨 역할로 돌아갔다. 아쉬움도 있을 듯싶다.

팀이 강해지려면 내가 세이브를 하는 상황이 안 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자리에선 (서)진용이가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다른 후배 투수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선배가 더 고생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후배 투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

어느 팀이나 부상자는 다 발생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 변명을 안 했으면 한다. 다들 몸 관리를 잘하고 야구가 안 풀린다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야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개인 시간 때 책도 읽고 조금 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어떻게든 타자를 잡으려는 강박관념을 느끼게 되면 더 힘들어진다. 마운드 위에서 조금 더 여유 있는 투수가 되길 바란다.

SSG 이적 첫 시즌 팀 분위기는 어떻게 느끼나.

생각보다 더 팀 분위기가 좋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모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그리고 (추)신수 형과 (김)강민이 형이 선수단을 잘 이끌어 주신다. 예전에 주장을 맡았을 땐 여러모로 신경 쓸 문제가 많았는데 지금은 야구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편안하다. 그래서 주장인 (이)재원이가 정말 고생하고 있다는 걸 다시 느낀다. 팬들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SSG 팬들도 김상수 선수의 존재에 안도하고 있다.

SSG 팬들께서 생각 이상으로 더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대전까지 오셔서 이것저것 선물도 주셔서 더 힘이 났다. 그리고 부진할 때 생각보다 욕을 덜 하시더라(웃음).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욕 대신 응원을 먼저 해주시니까 나도 더 좋은 투구를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이 저절로 생긴다.

팀 순위도 여전히 선두권 경쟁 위치에 있다. 우승을 노릴 만한 자리다.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늘에서 정해주시는 듯싶다. 그래도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는 건 확실하다. 신수 형이 정말 팀과 선수단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16년째 야구를 하지만, 그래도 또 배우는 한 해다. 최근 감독님도 성적 부담을 내려놓으시고 웃음이 많아지셔서 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일단 가을야구에 올라가면 전통적인 가을 DNA가 있으니까 우승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상수에게 불펜 투수의 매력은 무엇인가.

위기 상황에서 올라가는 짜릿한 긴장감이 매력이 아닐까. 한 점 차 2아웃 만루 상황처럼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 야구장에 있는 모든 이와 TV 시청자들이 나만 주목하는 상황이 어떻게 보면 매력적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그 상황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물론 나도 여전히 발전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팬들에게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되고자 계속 노력하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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