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네소타 트윈스)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엠스플뉴스]

미국 마이너리그는 고된 곳이다. 요즘에서야 조금 나아졌다지만 많은 선수들이 눈물 젖은 땅콩버터가 발린 빵을 먹고 야구를 했다.

특히 자신이 받은 계약금을 다 까먹을 시점이 된 마이너리그 베테랑들은 더욱 힘들다. 함께 뛰던 동료들은 메이저리그로 올라가고, 자신은 수 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머물며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야 한다.

그런 고된 생활을 무려 10년 넘게 버티고 빅리그 무대에서 뛸 기회를 받은 마이너리그 베테랑이 있다. 바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유격수 드류 마지(32)이다. 마지는 9월 19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마지는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으로 지난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더블A까지 올라왔던 마지는 더 이상 승격되지 못하고 2014년을 끝으로 방출됐다.

이후 마지는 LA 에인절스, LA 다저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며 트리플A까지 경험했지만 빅리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9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예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마지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86경기에 출전, 타율 0.261 16홈런 48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홈런 부문에서는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유격수 자원인 안드렐톤 시몬스와 롭 레프스나이더가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까지 겹치며 마지는 드디어 메이저리그 콜업을 명받았다.

미네소타 지역지인 '세인트폴 파이오니어 프레스'에 따르면 마지는 로코 발델리 감독이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방출과 같은 일이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고 한다. 마지는 "100통 이상 전화를 돌리고 100통 이상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라며 웃어보였다.

특히 마지에게 항상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부모님은 콜업 소식을 듣고 기쁨에 찬 환호를 했다. 마지는 "부모님은 '믿을 수 없어'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없었다면 난 오래 전에 포기했을 것이다.

11년 동안 항상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응원을 받았다는 마지는 "미쳤다. 하루 종일 울었다. 정말 생각만해도 미쳤다"라면서 여전히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11년 동안 참아온 한이 메이저리그 콜업과 함께 터진 것이다.

마지는 데뷔전이 될 수 있었던 19일 토론토전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마지에게는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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