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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소니 그레이 영입, 달리는 신시내티

  • 기사입력 2019.01.22 21:00:04   |   최종수정 2019.01.22 18: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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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그레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소니 그레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2013시즌을 앞둔 겨울, 신시내티 레즈는 젊은 외야수 드류 스텁스와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각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넘기는 대가로 FA를 1년 앞두고 있던 추신수를 영입했다. 3번 조이 보토와 4번 제이 브루스 앞에 밥상을 차려줄 수 있는 1번 타자를 영입한다면 타선의 폭발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팀의 명운을 건 이 트레이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신시내티는 1번 타자로 나서며 154경기 21홈런 107득점 54타점 20도루 타율 .285 wRC+ 150 WAR 6.4승을 기록한 추신수에 힘입어 698점으로 NL 팀득점 3위에 올랐고, 맷 레이토스가 이끄는 선발 로테이션과 아롤디스 채프먼이 대표하는 불펜진 역시 NL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을 자랑했다.

 

이해 신시내티는 정규시즌 90승 72패를 기록하며, NL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는 97승 65패로 NL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던 2012년에 이은 2년 연속이자, 2010년까지 포함할 경우 4년 가운데 3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였다. 하지만 '빅레드머신'이라 불렸던 1970년대 이후 모처럼 찾아온 전성기는 얼마 가지 않았다.

 

신시내티는 이듬해인 2014시즌 76승 86패를 거두며 NL 중부지구 4위에 머물렀고, 이후 2015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4년 연속 NL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성적보다 더 암울했던 점은, 5년간 인고의 세월을 거쳤음에도 도저히 팀 전력이 나아질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2019시즌에도 신시내티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확률보다 진출하지 못할 확률이 높지만, 최소한 지난 다섯 시즌만큼 무기력한 한 해를 보내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시내티 레즈

(IN) 소니 그레이, 레이버 샌마틴

(OUT) 셰드 롱, 2019년 신인 드래프트 경쟁균형 지명권

 

뉴욕 양키스

(IN) 조시 스토워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경쟁균형 지명권

(OUT) 소니 그레이, 레이버 샌마틴

 

시애틀 매리너스

(IN) 셰드 롱

(OUT) 조시 스토워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2일(한국시간) "신시내티가 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소니 그레이(29)를 영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LA 다저스로부터 알렉스 우드를,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태너 로악을 영입한 데 이어, 올겨울 신시내티의 세 번째 선발 투수 영입이다. 한편, 신시내티는 그레이와 4년 3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겨울 신시내티가 선발 보강에 치중하는 이유를 파악하긴 어렵지 않다. 연속 NL 중부지구 꼴찌에 머문 지난 4년간 신시내티는 평균자책점 4.77로 같은 기간 MLB 전체 팀 평균자책점 부문 30위에 그쳤다. 반면, 타선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2루수 스쿠터 제넷은 타율 .310 23홈런 92타점 WAR 4.5승을 기록하며, NL 2루수 WAR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3루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는 타율 .283 34홈런 104타점 WAR 3.9승을 기록했고, 유격수인 호세 페라자는 타율 .288 14홈런 85득점 23도루 WAR 2.7승을 기록했다. 간판타자인 조이 보토 역시 12홈런에 그치며 장타력이 급감했지만, .417에 달하는 높은 출루율을 기반으로 여전히 wRC+ 131 WAR 3.5승이라는 뛰어난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투수력만 뒷받침이 됐다면 지난해 신시내티는 67승 95패에 그칠 팀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신시내티의 그레이 영입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소니 그레이는 매우 흥미로운 이력을 지난 투수다. 

 

그는 90마일 중반대의 강속구와 위력적인 커브를 앞세워 빅리그 데뷔시즌이었던 2013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저스틴 벌랜더와의 맞대결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2년간 그레이가 펼친 활약(평균 14승 8패 214이닝 평균자책점 2.91은) 오클랜드의 에이스로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은 그렇지 못했다. 그레이는 4년 차였던 2016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가 오른쪽 승모근 염좌로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로 한동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으나, 이후 다시 부진에 빠졌는데 이번에는 팔꿈치가 문제였다. 물론 2017시즌 반등에 성공해 시즌 중반 양키스로 이적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그레이의 2018시즌 성적은 11승 9패 130.1이닝 평균자책점 4.90. 이쯤되면 어깨나 팔꿈치에 부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도 있지만, 흥미롭게도 지난해 그레이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3.3마일(150.2km/h)로 오히려 데뷔 시즌(93.1마일)보다 빨랐으며, 주무기인 커브볼과 슬라이더의 구위 역시 여전했다.

 

이에 많은 현지 전문가는 홈/원정 성적 편차를 근거로 지난해 그레이의 부진은 양키스타디움에서 던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소니 그레이의 2018 홈/원정 성적

 

[홈] 59.1이닝 34볼넷 45탈삼진 11피홈런 ERA 6.98

[원정] 71.0이닝 22볼넷 78탈삼진 3피홈런 ERA3.17

[합계] 130.1이닝 57볼넷 123탈삼진 14피홈런 ERA 4.90

 

실제로 그레이는 지난해 홈에서 59.1이닝 34볼넷 45탈삼진 11피홈런 평균자책점 6.98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반면, 원정에서는 71.0이닝 22볼넷 78탈삼진 3피홈런 평균자책점 3.17이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원정에선 9이닝당 2.8개에 불과했던 볼넷 비율이 홈에선 5.3개에 달했을 만큼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시내티가 그레이에게 매력을 느낀 점 역시 이 지점에 있을 확률이 높다. 문제는 2017년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 6.01, 원정 3.49를 기록한 챗우드를 3년 3800만 달러를 주고 영입했지만, 정작 그가 2018년 103.2이닝 평균자책점 5.30에 그치는 바람에 타격을 입은 컵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적은 샘플의 홈/원정 편차는 단지 참고 자료 중 하나일 뿐이란 점이다.

 

또한, ESPN 기준 2018시즌 홈런 팩터가 무려 1.395(평균에 비해 39.5% 홈런이 더 많이 나왔다는 뜻이다)에 달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신시내티의 홈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2018시즌 홈런 팩터 1.166)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홈런이 나오는 곳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 시절 구위를 유지하고 있는 그레이가 여전히 매력적인 트레이드 매물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한편, 반더빌트 대학 시절 그의 은사였던 데릭 존슨이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신시내티가 올겨울 영입한 주요 선수 5명의 2018시즌 성적

 

알렉스 우드 9승 7패 151.2이닝 ERA 3.68

태너 로악 9승 15패 180.1이닝 ERA 4.34

소니 그레이 11승 9패 130.1이닝 ERA 4.90

야시엘 푸이그 타율 .267 23홈런 63타점 OPS .820

맷 켐프 타율 .290 21홈런 85타점 OPS .818

 

어쨌든 그레이를 포함해서 신시내티는 올겨울 3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5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5명 가운데 *3명이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탱킹(Tanking,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낮은 순위에 머무르는 전략)이 만연하고 있는 현시대에는 매우 드문 행보다.

 

이에 일각에선 신시내티의 행보가 당장 순위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어리석은 행위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팬들이 입장료를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스포츠 관람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런 팬들을 위해 프로스포츠 구단은 정정당당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설사 탱킹을 통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수년 연속 꼴찌를 한 팀이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것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따라서 우승 확률이 희박할지라도 강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스몰마켓의 행보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판받기보단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다.

 

* 태너 로악, 맷 켐프, 야시엘 푸이그

 

신시내티의 팀내 유망주 TOP 4. MLB.com을 기준으로 3루수 센젤은 MLB 전체 유망주 TOP 100에서 6위를, 외야수 트라멜은 17위를, 헌터 그린은 22위를, 인디아는 51위를 차지하고 있다(자료=mlbpipeline) 신시내티의 팀내 유망주 TOP 4. MLB.com을 기준으로 3루수 센젤은 MLB 전체 유망주 TOP 100에서 6위를, 외야수 트라멜은 17위를, 헌터 그린은 22위를, 인디아는 51위를 차지하고 있다(자료=mlbpipeline)

 

무엇보다도 신시내티가 올겨울 5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대가는 '팀의 미래'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다. 신시내티의 팜 시스템에는 여전히 닉 센젤, 테일러 트라멜, 조나단 인디아, 헌터 그린 등 주축 유망주가 모두 남아있으며, 빅리그 로스터에도 루이스 카스티요를 비롯해 젊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올겨울 그레이를 비롯한 5명을 영입함으로써 올해 신시내티 팬들은 적어도 지난 5년보다는 흥미로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신시내티의 올겨울 행보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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