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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좌완 원 포인트 투수가 사라진다?

  • 기사입력 2019.02.06 21:00:03   |   최종수정 2019.02.06 18: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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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를 대표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었던 랜디 초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MLB를 대표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었던 랜디 초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왼손잡이로 태어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한다.

 

우선 손잡이가 달린 대부분 도구는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글씨를 쓸 때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기 때문에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 손날에 잉크가 묻기에 십상이다. 심지어 식사할 때도 왼쪽에 오른손잡이가 앉으면 팔끼리 부딪치는 경우가 잦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왼손잡이들은 과거부터 사회적으로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아닌 스포츠로 시선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상생활에선 불편을 초래했던 '왼손잡이의 희소성'이 장점으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 스포츠에서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보다 우대를 받는다. 

 

그중에서도 야구는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에 비해 우대를 받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우타자 시점에서 본 우투수의 투구(위)와 좌타자 시점에서 본 우투수의 투구(아래). 등을 돌린 채 서있는 기본적인 타격 자세로 인해 우타자보다 좌타자가 더 오래 공을 보고 스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로 쓰인 것은 2018시즌 맥스 슈어저의 투구 궤적이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우타자 시점에서 본 우투수의 투구(위)와 좌타자 시점에서 본 우투수의 투구(아래). 등을 돌린 채 서있는 기본적인 타격 자세로 인해 우타자보다 좌타자가 더 오래 공을 보고 스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로 쓰인 것은 2018시즌 맥스 슈어저의 투구 궤적이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야구에서 왼손잡이가 유리한 가장 큰 이유는 '타자의 시야'에서 찾을 수 있다. 오른손잡이 타자건 왼손잡이 타자건 타석에 서면 기본적으로 반대손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이 더 잘 보인다. 타석에 설 때 자세로 인해 같은손 투수의 공은 등 뒤라는 사각지대가 있는 반면, 반대손 투수의 공은 시야에 방해되는 사각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프로야구 리그에는 우투수가 좌투수에 비해 최소 두 배 이상 많다. 따라서 왼손잡이 타자는 오른손잡이 타자에 비해 매치업 상으로 유리한 상황을 더 자주 맞이하게 된다. 그 증거로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타이 콥, 루 게릭, 스탠 뮤지얼 등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타자들로 평가받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좌타자였다.

 

한편, 왼손잡이 타자가 유리한 점은 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좌타석에서 1루까지의 도달 거리는 우타석에서 1루까지 도달 거리에 비해 최소 한 걸음 이상 가깝다. 그렇기에 같은 땅볼을 치더라도 오른손잡이 타자였다면 땅볼 아웃이 될 타구가 왼손잡이 타자가 치면 내야안타로 둔갑할 때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야구 선수 가운데 좌타자 비율(MLB 2018시즌 기준 전체 타석의 38%)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왼손잡이 비율(약 11%)에 비해 세 배 이상 높다. 그리고 이런 야구에서 '좌타자가 갖는 유리함'으로 인해 탄생한 투수 보직이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에선 LOOGY(Lefty One-Out GuY)라고도 불리는 좌완 스페셜리스트(left-handed specialist)다. 

 

대표적인 현역 좌완 스페셜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올리버 페레즈. 그는 지난해 50경기 32.1이닝 평균자책점 1.39을 기록했다(영상=엠스플뉴스)

 

 

좌완 스페셜리스트란 불펜 보직 가운데 하나로 전문적으로 좌타자 1, 2명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하는 투수를 일컫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타자는 같은손 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데 이런 경향은 좌타자와 좌투수의 경우에 더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우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많은 우타자와는 달리, 좌투수의 희소성으로 인해 좌타자는 좌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주목한 전설적인 감독 토니 라 루사는 1980년대 후반 상대팀의 왼손잡이 강타자를 상대하는 좌완 투수를 기용하는 전략을 구사했고, 이후 좌완 스페셜리스트는 5인 로테이션, 1이닝 마무리와 함께 현대 야구 불펜 운영에 있어 정석이 된 라루사이즘(LaRussaism)의 대표적인 전술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지금, 이 보직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지난 1월에 열린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사무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등판한 투수가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고 내려가야 한다는 규칙'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만약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좌타자 1명을 상대하고 내려가는 LOOGY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멸종은 야구란 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로 인해 야구가 좌타자에게 더욱 유리한 스포츠가 될 것이란 점이다. 그렇게 되면 좌타자 선호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며, 반대로 좌타자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용되던 오른손 플래툰 타자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25인 로스터 내에서 한 가지 역할에 특화된 두 개의 일자리(좌완 원포인트, 우타 플래툰)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선수노조 입장에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자료] 메이저리그 경기당 평균 투수(자료=ESPN 스탯&정보) [자료] 메이저리그 경기당 평균 투수(자료=ESPN 스탯&정보)

 

물론 제도의 도입에 따른 이점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각 팀은 경기당 약 4.25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이는 단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당 투수 교체 횟수로 10년 전이었던 2008시즌 3.92명에 비해 약 0.33명, 20년 전이었던 1998시즌 3.46명에 비해선 약 0.8명, 40년 전이었던 1978시즌에 비해선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런 급격한 투수 교체 횟수 증가에는 '세 타자 미만을 상대하고 교체되는 투수'가 2018시즌 기준 전체 투수 기용 가운데 약 15.7%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따라서 세 타자 이상 상대 후 교체를 의무화하면 급격하게 많아진 투수 교체 횟수가 줄어들 것이며, 투수 교체 시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이는 경기 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도 세 타자 이상 상대 후 교체 의무화는 여러 측면에서 야구라는 종목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제도 도입까지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 가지 확실해진 점도 있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취임 이래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늘어나는 수익에 만족하지 않고, 시청 연령 고령화를 비롯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비록 그것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진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관중이 감소한 KBO리그를 비롯한 타국 프로야구리그에게 모범이 될만하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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