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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왜 MLB는 부정투구를 방치할까?

  • 기사입력 2019.05.10 21:00:02   |   최종수정 2019.05.10 18: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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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유세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기쿠치 유세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야구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공에 로진백을 제외한 어떤 이물질도 묻혀서 던지면 안 된다. 이른바 스핏볼(spit ball)이라 불리는 부정투구 때문에 생긴 규정이다. 공에 무엇인가를 바르거나, 흠집을 내거나, 모양을 변형시켜 던지면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휘어져 나간다. 즉, 외부 요인에 의해 마구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스핏볼이라고 한다.

 

당연히 타자들은 스핏볼을 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허용하면 투수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핏볼은 원칙적으론 1920년부터 금지됐다. 하지만 스핏볼이 '멸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게일로드 페리(통산 314승)는 스핏볼의 달인이었으나,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스핏볼이 자취를 감춘 것은 중계 기술이 발전한 1980-90년대부터였다. 그런데 최근 메이저리그에는 스핏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정투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바로 '파인타르(pine-tar, 소나무과 식물의 뿌리 또는 줄기를 건류해서 만든 흑갈색을 띄는 점성이 강한 물질)'를 비롯한 여러 물질을 통해 마찰력을 높이는 방식의 부정투구다. 더 심각한 점은 상대 투수가 파인타르를 손가락에 발라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현장인이 이를 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 9일(한국시간)에도 있었다.

 

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모자 챙에 미리 묻혀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을 엄지로 훑는 기쿠치 유세이(사진=MLB.com) 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모자 챙에 미리 묻혀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을 엄지로 훑는 기쿠치 유세이(사진=MLB.com)

 

9일 열린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에서 시애틀 선발 투수로 나선 좌완 기쿠치 유세이는 7.2이닝 3피안타 1실점 3탈삼진 호투로 팀의 10-1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이날 기쿠치의 모자챙 안쪽에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이 묻어 있었고, 그가 공을 던지기 전에 왼손으로 모자챙 안쪽을 문지르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매체 N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외야수 카메론 메이빈, 포수 오스틴 로마인을 비롯한 상대 양키스 타자들은 기쿠치가 파인타르를 묻혀서 던진 것에 대해 "파인타르가 기쿠치의 호투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양키스 구단 역시 파인타르를 묻혀 던지는 행위에 대해 어떤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부정투구 행위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타자들이 파인타르를 묻혀 던지는 행위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이 속한 팀의 투수 대부분이 파인타르를 비롯한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인타르를 묻혀서 던지는 행위가 명백히 규정을 위반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현장인들은 암묵적으로 파인타르 사용을 용인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팬은 기쿠치처럼 '너무 티 나게 묻히는 사례'가 아닌 이상 투수가 파인타르를 사용한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팬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

 

트레버 바우어는 “파인타르가 스테로이드보다 성적향상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사진=트레버 바우어의 SNS) 트레버 바우어는 “파인타르가 스테로이드보다 성적향상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사진=트레버 바우어의 SNS)

 

야구공에 파인타르를 묻혀 던지는 행위가 바셀린이나 침처럼 미끌거리는 이물질을 묻혔을 때처럼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그러나 점성이 높은 물질인 파인타르를 묻혀서 던지면 그립감을 높여서 실투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전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리고 회전수는 일반적으로 투수의 구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4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선발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SNS를 통해 "규정은 규정대로 시행되어야 한다. 파인타르는 스테로이드보다 성적 향상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내 패스트볼 구속은 분당 회전수(rpm)가 2250회 정도다. 그러나 파인타르를 사용할 경우 약 400rpm을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과 함께 자료를 덧붙였다.

 

실제로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2300rpm 이하 포심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280 헛스윙율은 17.1%다. 하지만 2600pm 이상일 경우 피안타율은 .213으로 감소하고, 헛스윙율은 27.5%까지 늘어난다. 만약 바우어의 말대로 파인타르가 패스트볼의 분당 회전수를 400여 회 늘릴 수 있다면 이는 스테로이드 못지않은 부정행위(cheating)로 볼 여지도 있다.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수에 따른 성적 변화

 

2600rpm 이상: [피안타율] .213 [헛스윙율] 27.5% 

2300rpm 이상: [피안타율] .253 [헛스윙율] 21.6% 

2300rpm 미만: [피안타율] .280 [헛스윙율] 17.1% 

2000rpm 미만: [피안타율] .309 [헛스윙율] 13.1% 

메이저리그 평균 포심 패스트볼 rpm: 2264회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바우어가 그해 4월 30일 경기에서 1회에만 파인타르를 묻혀 던지며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분당 약 400회 많은 회전수를 기록함으로써 SNS에서 한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파인타르 사용 유무는 투수의 구위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바우어가 그렇듯이 모든 투수가 파인타르를 사용하진 않으며, 이는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요약하자면 파인타르 사용은 한 투수의 구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원칙적으로도 명백한 규정 위반 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인들은 암묵적으로 파인타르 사용을 용인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팬은 '너무 티 나게 묻히는 사례'가 아닌 이상 어떤 투수가 파인타르를 사용한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는 선수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 파인타르 사용이 잦아진 이유는 2015년 후반부터 사용되고 있는 공이 이전에 비해 실밥 솔기가 낮고 더 미끄러워 졌으며, 미국의 이상 기후 여파로 4월에도 한파가 야구장을 덮친 것 역시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다(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메이저리그는 지금 제2의 스핏볼 시대).

 

15년 올스타전 이전에 사용된 공인구과 2017년 공인구의 내부 차이. 코어의 모양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투수는 2015년 이후 공인구의 솔기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더 미끄러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ESPN 캡쳐) 15년 올스타전 이전에 사용된 공인구과 2017년 공인구의 내부 차이. 코어의 모양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투수는 2015년 이후 공인구의 솔기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더 미끄러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ESPN 캡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어짜피 현장인 모두가 개의치 않는다면 더이상 쉬쉬할 필요없이 파인타르를 '로진백' 또는 '러빙 머드'처럼 투구시 사용 가능한 물품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그 대신 타자가 파인타르를 배트에 바를 때와 마찬가지로 사용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파인타르 같은 외부 물질을 쓸 필요가 없도록 공을 덜 미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최악은 지금처럼 대부분의 팬은 모르는 채, 현장인들끼리만 암묵적으로 파인타르 사용을 서로 용인해주는 형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응원하는 투수가 이전보다 좋은 투구를 펼치는 이유가 파인타르를 바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면 어떨까? 그때 팬들이 느낄 충격은 스테로이드 파동 때 못지않을 것이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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