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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류현진의 3경기 연속 부진, 원인은?

  • 기사입력 2019.09.02 21:00:02   |   최종수정 2019.09.02 19: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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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류현진(32·LA 다저스)이 지난 3경기 연속으로 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8월 12일까지 12승 2패 142.2이닝 평균자책점 1.45(라이브볼 시대 2위)를 기록 중이던 류현진은 8월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부터 8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3경기에서 14.2이닝 18실점(18자책) 평균자책점 11.05에 그치면서 평균자책점이 2.35까지 치솟았다. 그러면서 류현진이 갑작스러운 경기력 난조를 보인 원인에 대한 추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추측은 "2015년 왼쪽 관절와순 수술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류현진에게 체력적인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은 체력 저하의 증거로 류현진의 팔 각도가 낮아졌다거나, 공 끝(무브먼트 또는 회전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추측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서 얻어진 결과는 이런 추측과는 정반대였다.

 

류현진의 상하 릴리스포인트 변화(이전 24경기→30일)

 

[포심] 5.88→5.84피트

[투심] 5.82→5.80피트

[커터] 5.94→5.90피트

[체인지업] 5.72→5.68피트

[커브] 5.99→6.01피트

 

우선 류현진의 릴리스포인트(release point, 공을 놓는 지점)를 살펴보자. 야구통계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8월 18일 애틀랜타와의 경기 전까지 22경기 동안 류현진이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때 릴리스포인트는 투구판을 기준으로 평균 상하 5.88피트(179.2cm), 좌우 2.41피트(73.5cm)에서 형성됐다. 그렇다면 지난 애리조나전에선 어땠을까? 상하로로 5.84피트(178.0cm), 좌우로 2.41피트(73.5cm)였다.

 

릴리스포인트가 낮아진 것은 맞다. 문제는 그 차이가 고작 1.2c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위에 첨부한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이는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다른 구종도 마찬가지다. 설령 매의 눈을 지닌 타자가 있더라도 이 정도의 릴리스포인트 차이로 상대 투수의 구종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어떤 투수라도 매 경기 1.2cm 차이도 없이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경기별 릴리스포인트(7월3일~8월 30일까지 순서대로 9경기). 빨간색=포심, 주황색=투심, 갈색=커터, 초록색=체인지업, 노란색=슬라이더, 하늘색=커브볼(자료=베이스볼서번트) 류현진의 경기별 릴리스포인트(7월3일~8월 30일까지 순서대로 9경기). 빨간색=포심, 주황색=투심, 갈색=커터, 초록색=체인지업, 노란색=슬라이더, 하늘색=커브볼(자료=베이스볼서번트)

 

한 투수의 릴리스포인트는 매 경기마다 달라진다. 류현진이 한창 잘 던지던 때에도 30일 애리조나전보다 릴리스포인트가 낮았던 경기가 많았다. 그렇다면 해당 경기에서 상대 팀은 왜 류현진의 구종을 파악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만약 체력이 바닥나서 릴리스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라면 어떻게 류현진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릴리스포인트를 높일 수 있었을까?

 

이런 자료는 류현진의 체력이 바닥나서 팔각도가 낮아졌으며,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에 앞으로 반등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추측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류현진의 상하 무브먼트 변화(이전 24경기→30일)

 

[포심] 7.47→7.29인치

[투심] 4.79→4.27인치

[커터] 3.70→2.97인치

[체인지업] 2.42→2.78인치

[커브] -8.53→-9.86인치

* 브룩스베이스볼의 상하 무브먼트는 공기저항 없이 '중력 팩터'만을 적용받았을 때의 궤적을 0으로 설정한다. 이 기준에서 변화구의 낙차는 포심 패스트볼과의 상하 무브먼트 차이에 의해 발생하므로 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의 상하 무브먼트는 '이론상으로는' 그 값이 낮을수록 위력이 더해진다. 즉, 이 자료를 통해 30일 류현진의 커터/커브의 낙차는 평소보다 큰 반면, 체인지업은 다소 밋밋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체력 저하로 인해 공 끝(무브먼트 또는 회전수)이 무뎌졌다는 분석도 릴리스포인트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8월 18일 애틀랜타와의 경기 전까지 22경기 동안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무브먼트는 평균 상하 7.47인치(약 18.97cm) 좌우 6.02인치(15.29cm)였다. 지난 애리조나전에선 7.29인치(18.52cm) 6.57인치(16.69cm)였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의 포심 상하 무브먼트는 0.45cm가 줄고, 좌우 무브먼트는 1.40cm가 늘었다. 문제는 고작 이 정도의 변화로는 한 투수의 구위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릴리스포인트와 마찬가지로 류현진은 한창 잘 던지던 때에도 상하 무브먼트가 애리조나전보다 낮은 경우도 많았고, 좌우 무브먼트가 더 큰 경우도 잦았다.

 

류현진의 회전수 변화(이전 24경기→30일)

 

[포심] 2083→2124rpm (+41)

[투심] 2021→2047rpm (+26)

[커터] 2060→2140rpm (+80) 

[체인지업] 1477→1635rpm (+158)

[커브] 2550→2698rpm (+148)

 

그런데도 해당 경기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는 회전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0일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의 포심 회전수(rpm)는 분당 2124회로, 이전 24경기의 평균 포심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인 분당 2083회보다 오히려 많았다. 이쯤 되면 어렵게 유효 회전수까지 갈 것도 없이 '적어도 데이터상으론' 류현진의 공 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체력 저하로 인해 팔 각도가 낮아졌다거나 공 끝이 무뎌졌다는 것은 류현진의 부진에서 오는 '착시 현상'일 확률이 높다. 

 

 

 

영국의 작은 마을인 오컴에서 출생한 논리학자 윌리엄은 어떤 현상의 인과관계를 설정함에 있어 불필요한 가정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동일한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을 때는 가정이 많은 쪽을 피하는 것이 좀 더 진실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생이 한 과목에서 F를 받았다고 해보자.

 

그랬을 때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A)는 가정과 학생은 시험을 잘 봤지만 교수가 일부러 낮은 점수를 줬다(B)는 가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진실일 가능성이 클까? 당연히 A일 것이다. 야구 선수의 부진도 마찬가지다. 만약 운동선수가 어떤 이유로 부진했다고 스스로가 진단했다면, 그것이 진실일 확률이 높다. 애리조나전 이후 류현진은 부진의 원인을 체력 문제가 아닌 자신의 경기 운영에서 찾았다.

 

류현진은 "지난 2경기에서 실투가 많은 것이 문제였다면 오늘은 제구가 잘 된 공들이 배트 중심에 맞았다. 상대 타자들의 접근법이 문제인 것 같다. 타자들에 맞춰서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포수 윌 스미스의) 볼 배합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정 상황에서 한 구종의 투구만을 고집한 것 같다. 이 부분을 바꿔서 타자들을 흔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히 "아니야. 스스로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하는 선수는 없어. 그러니까 볼배합도 문제지만 체력 문제도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사실 이런 식의 접근은 데이터를 살펴보기 전까지의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고, 그때부터 다른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5일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은 총 투구수 104구 가운데 체인지업을 무려 42구(40.4%)나 던졌다. 이날 류현진은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활용해 빗맞은 타구를 양산했고 그 결과 무려 17개의 땅볼 아웃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애리조나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어떻게든 인-플레이시키면서 류현진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그 결과 류현진은 평소와는 달리, 이날 경기에선 삼진을 2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지난 6월 5일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은 총 투구수 104구 가운데 체인지업을 무려 42구(40.4%)나 던졌다. 이날 류현진은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활용해 빗맞은 타구를 양산했고 그 결과 무려 17개의 땅볼 아웃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애리조나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어떻게든 인-플레이시키면서 류현진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그 결과 류현진은 평소와는 달리, 이날 경기에선 삼진을 2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실제로 류현진은 8월 30일까지 애리조나를 세 차례나 만나는 동안 체인지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물론 이런 식의 투구 전략으로 류현진은 지난 경기 전까지 애리조나를 상대로 3승 무패 20이닝 평균자책점 0.45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6월 5일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부터 애리조나 타선은 7이닝 무실점으로 틀어 막히면서도 짧은 스윙으로 체인지업을 쳐서 인-플레이시켰다.

 

그 결과 탈삼진은 2개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경기 패턴은 8월 12일 애리조나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7이닝 5피안타 무실점 2볼넷 4탈삼진). 그 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경기였다. 그런데도 3회가 지난 시점에서부터 류현진은 체인지업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꿨고, 그때부터 애리조나의 연속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볼 배합이 무조건 잘못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이날 류현진이 허용한 타구 20개의 평균 속도는 80.6마일(129.7km)로 오히려 시즌 평균인 85.3마일(137.3km)보다 약 8km/h가량이나 낮았다. 즉, 이날 류현진에겐 운이 많이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플레이 타구는 필연적으로 안타가 될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따라서 마냥 불운만 했다고 하기에는, 반복되는 볼배합으로 애리조나 타자들이 공을 평소보다 자주 인-플레이시키도록 허용한 류현진에게도 잘못이 있다.

 

류현진이 자신의 부진 원인을 '접근 방식'에서 찾은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류현진은 이러한 투구 패턴의 변화를 예고했다. 과연 류현진은 다음 등판인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를 통해 자신의 부진이 체력 고갈에서 오지 않았다는 점을 성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5일 오전 11시 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경기는 MBCSPORTS+와 엠스플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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