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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볼티모어에 전염된 '휴스턴식 탱킹'

  • 기사입력 2019.11.28 21:00:02   |   최종수정 2019.11.28 20: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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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비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조나단 비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지난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타자를 단 한 명만 꼽자면 단연 내야수 조나단 비야(28)일 것이다. 비야는 2019시즌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162경기에 출전해 24홈런 111득점 73타점 40도루 타율 .274 OPS .792 WAR(기여승수) 4.0승을 기록했다. WAR 4.0승은 팀 내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이다. 

 

그런데 28일(한국시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볼티모어가 이런 비야를 웨이버 공시(outright waivers, 권리포기)한 것이다.

 

웨이버 공시란 구단이 소속 선수와 계약을 해지하려 할 때, 해지에 앞서 다른 구단에게 대상 선수의 계약을 양도받을지를 공개적으로 묻는 절차를 말한다. 한 선수가 웨이버 공시되면 나머지 29개 구단은 일주일 내에 계약 양도 신청(claim)을 할 수 있다. 다른 구단의 요청이 없으면 해당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그렇기에 웨이버 공시를 통해서 트레이드될 경우엔 제대로 된 대가를 받긴 어렵다. 

 

즉, 볼티모어는 지난해 팀 내 최고의 야수였던 비야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야구팬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활약에 비해 해당 선수의 연봉이 지나치게 많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비야의 경우엔 오히려 반대다. 비야의 2019시즌 연봉은 482만 5000달러였으며, 연봉조정 3년 차인 2020시즌 예상 연봉(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은 약 1040만 달러였다.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2019시즌 기준 WAR 1승당 가치는 약 800만 달러다. 이 기준에서 2019시즌 비야의 활약은 약 3200만 달러의 가치가 있었다. 만약 그가 올해의 반 만큼만 해도 팀에 1600만 달러(WAR 2.0승)만큼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나이 역시 만 28세로 노쇠화가 진행되기에는 이르다. 

 

 

 

그렇다면 볼티모어가 비야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시점에서 볼티모어의 결정에 대해 우리는 두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첫째, 프런트가 비야를 논텐더 함으로써 아낀 1000만 달러를 효율적으로 투자하면 내년 시즌에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추측이다. 실제로 2018시즌을 앞두고 코리 디커슨(타율 .282 27홈런 62타점 WAR 2.6승)을 DFA(방출대기)한 탬파베이는, 이를 둘러싼 비판적인 시각을 추후 선수 영입(총 9명)과 팀 성적(2017년 80승→2018년 90승)으로 잠재울 수 있었다.

 

둘째, 볼티모어가 비야를 포기한 것은 '내년 팀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추측이다. 즉, 비야가 있다고 해도 어차피 내년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프런트는 그를 내보냄으로써 아낀 1000만 달러를 국제 유망주 영입이나, 전력 분석팀을 비롯한 인프라 강화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휴스턴식 탱킹이 효율적인 대표적인 이유 두 가지로는 1. MLB 신인 드래프트 순서는 지난해 성적의 역순이기 때문에 팀 성적이 '적당히 나쁜 것'보다는 '완전히 나쁜 것'이 유리하다는 것 2. 관중 동원(관중 수익) 역시 팀 성적이 '적당히 나쁠 때'나 '완전히 나쁠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둘 다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수의 현지 전문가와 팬들은 단장 마이크 엘리아스 이하 볼티모어 프런트 오피스의 지난 행보를 토대로 후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실제로 볼티모어가 현재 보이는 행보는 지난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했던 운영과 상당 부분 겹친다. 당시 제프 러나우 단장이 이끄는 휴스턴은 단기간의 성과를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팀의 연봉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대신,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을 확보하고 국제 유망주 영입 및 인프라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휴스턴은 (최근 사인 훔치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럽혀졌지만, 어쨌든) 2017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현재 볼티모어 단장인 엘리아스는 러나우의 오른팔로서 이 과정에 모두 함께했다. 따라서 엘리아스는 당연히 '휴스턴식 탱킹(tanking]'에 정통할 수밖에 없으며, 볼티모어 구단주인 앙헬로스 일가가 그를 영입한 이유 역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우측부터 前 휴스턴 스카우트 디렉터 마이크 엘리아스(現 볼티모어 단장), 휴스턴 단장 제프 러나우, 마크 어펠, 스캇 보라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우측부터 前 휴스턴 스카우트 디렉터 마이크 엘리아스(現 볼티모어 단장), 휴스턴 단장 제프 러나우, 마크 어펠, 스캇 보라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휴스턴식 탱킹이 장기적인 관점에선 매우 효율적인 리빌딩 방식이라는 점은 과거부터 수없이 입증된 사실이다(물론 과거에는 휴스턴만큼 노골적으로 탱킹을 한 팀을 찾긴 어렵다). 하지만 볼티모어를 비롯한 여러 구단이 '휴스턴식 탱킹'을 따라 하는 현재 추세가 과연 메이저리그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탱킹을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해당팀의 팬들에게 고통이다. 

 

단순히 못 하고 잘하고를 떠나 이길 의지가 없는 팀을 누가 응원할까. 팬이 경기장을 찾고 중계를 보게 하려면 정을 붙일 만한 선수가 최소 몇 명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조금만 잘하면 트레이드하고, 몸값이 높다고 재계약을 포기하면 당연히 팬들은 경기장과 TV 앞을 떠난다. 실제로 탱킹이 한창이던 2013년 9월과 2014년 4월 휴스턴은 특정 경기에서 시청률 0%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휴스턴의 시청률은 2017년 팀 성적의 상승과 함께 다시 탱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탱킹을 하는 모든 팀이 휴스턴처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경우 탱킹으로 인해 떠난 관중 및 시청자 가운데 일부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휴스턴식 탱킹의 성행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전력 양극화 현상 및 이로 인한 경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메이저리그의 전력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승강제를 도입해서 강등됐을 경우 중계권 수익 공유를 받지 못하는 등 매우 큰 불이익을 받는 유럽 축구 리그를 비롯한 다른 종목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팀 성적 악화에 따른 불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기본적으로 1등과 꼴찌의 승률 차이가 농구나 축구에 비해 적어서 두드러지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극단적인 탱킹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NBA는 넘길 경우 사치세가 부과되는 연봉총액 상한선과 함께 그 반대급부로 연봉총액 하한선도 두고 있다. 2019-2020시즌 NBA의 샐러리캡 상한선은 1억 914만 달러이며, 하한선은 상한선의 90%인 9822만 6000달러다(사진=NBA.com) NBA는 넘길 경우 사치세가 부과되는 연봉총액 상한선과 함께 그 반대급부로 연봉총액 하한선도 두고 있다. 2019-2020시즌 NBA의 샐러리캡 상한선은 1억 914만 달러이며, 하한선은 상한선의 90%인 9822만 6000달러다(사진=NBA.com)

 

현재 메이저리그 팬덤에서 이뤄지고 있는 논의 가운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책은 '팀별 연봉 총액의 하한선을 두는 것'일 것이다. 하한선을 일정 액수로 고정하는 대신 전년도 해당팀 전체 수익에서 일정 비율을 '연봉 총액의 하한선'으로 정하면 형평성을 맞추기도 용의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MLB 총 매출 대비 선수 연봉 비율'인 약 46%를 하한선으로 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볼티모어의 2019시즌 총 매출은 2억 5100만 달러이므로 총 매출의 46%를 연봉 총액의 하한선으로 잡으면 1억 1546만 달러가 된다.

 

이 경우 2020시즌 확정 연봉 총액이 3700만 달러(최저 연봉자, 연봉 조정자 제외)밖에 되지 않는 볼티모어는 굳이 비야를 웨이버 공시하지 않았거나, 웨이버 공시해서 비야의 연봉을 아끼더라도 그 돈을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쓸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이 밖에도 MLB 사무국은 극단적인 탱킹과 그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선 볼티모어가 비야를 방출하며 휴스턴식 탱킹과 그로 인한 전력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날, KBO 이사회는 FA 취득 기간 단축 및 보상 제도 완화와 함께 은근슬쩍 "연봉 총액 상한선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기엔 다르지만, 같은 날 전해진 두 가지 소식은 자칫 리그의 전체적인 수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닮았다. 

 

한국과 미국 야구계는 모두 야구의 인기 저하라는 위기에 처해있다. KBO와 MLB를 둘 다 즐겨보는 야구팬으로서 부디 두 리그 모두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라본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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