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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휠러는 도대체 왜 인기가 많을까?

  • 기사입력 2019.12.03 21:00:03   |   최종수정 2019.12.03 21: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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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휠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잭 휠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열린 이후 지난 한 달간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FA 선발 투수는 단연 잭 휠러(29)다. 올겨울 휠러는 비슷한 급으로 묶이는 류현진(32)과 매디슨 범가너(30)뿐만 아니라, 올겨울 FA 최대어인 게릿 콜(29)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보다 많은 루머를 만들어내고 있다. 심지어 현지에선 류현진과 범가너보다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휠러에 대한 평가에 다수의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지난 시즌 휠러는 11승 8패 195.1이닝 195탈삼진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홈런 시대의 선발 투수로선 꽤 준수한 성적이지만, 지난 시즌 14승 5패 182.2이닝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로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류현진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한편, 통산 세 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범가너와는 커리어에서 비교조차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휠러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잭 휠러의 99마일 패스트볼(영상=엠스플뉴스) 잭 휠러의 99마일 패스트볼(영상=엠스플뉴스)

 

잭 휠러의 92마일 슬라이더(영상=엠스플뉴스) 잭 휠러의 92마일 슬라이더(영상=엠스플뉴스)

 

잭 휠러의 89마일 체인지업(영상=엠스플뉴스) 잭 휠러의 89마일 체인지업(영상=엠스플뉴스)

 

우선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 나이 문제는 차치하자.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FA 계약을 맺을 때 점점 에이징 커브(나이대별 성적 변화)를 신경쓴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휠러가 류현진보다 3살 어리고, 범가너보다도 1살 어리다는 점이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모르는 메이저리그 팬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선 그 문제를 굳이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나이를 제외하고 휠러가 비교 대상인 류현진, 범가너에 비해 가장 앞서 있는 부분은 '구위'다. 휠러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6.7마일(155.6km/h)에 달하는 데 이는 2019시즌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113명 가운데 4번째로 빠른 수치다. 한편, 평균 91.2마일(146.8km/h)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 꽤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스플리터)도 던진다.

 

2019시즌 휠러의 이 네 가지 구종은 모두 플러스 구종가치(Pitch Value)를 기록했다. 즉, 휠러는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라 던지는 모든 구종이 위력적인 투수란 얘기다. 이런 휠러의 특징은 2년 연속 NL 사이영상을 받은 팀 동료 제이콥 디그롬을 연상케 한다. 

 

잭 휠러와 제이콥 디그롬의 구종 비교

 

패스트볼: [디그롬] 96.9마일 [휠러] 96.7마일

슬라이더: [디그롬] 92.5마일 [휠러 91.2마일

커브: [디그롬] 84.3마일 [휠러] 80.7마일

체인지업: [디그롬] 90.3마일 [휠러] 88.8마일

* 패스트볼 회전수는 디그롬 2388rpm(선발 21위), 휠러 2341rpm(선발 27위)로 둘다 상위권이긴 하나 매우 돋보이는 수준은 아님

 

물론 모든 구종에서 디그롬의 구속이 미세하게 앞서긴 하지만, 휠러는 디그롬과 레퍼토리만 유사한 게 아니라 개별 구종의 위력까지 상당히 비슷하다. 콜과 함께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디그롬과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휠러의 구위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구위임에도 불구하고 두 투수가 거두는 성적이 천양지차다.

 

흥미롭게도 바로 이 부분이 휠러가 올겨울 여러 구단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림1] 디그롬(왼쪽)과 휠러(오른쪽)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 투구 위치(포수 시점). 두 투수의 슬라이더 제구력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1] 디그롬(왼쪽)과 휠러(오른쪽)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 투구 위치(포수 시점). 두 투수의 슬라이더 제구력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일반적으로 모든 구종에서 비슷한 구위를 지닌 두 투수의 성적에 차이가 난다면 그 차이는 대부분 '제구력'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디그롬(9이닝당 1.94볼넷)과 휠러(9이닝당 2.30볼넷)의 제구력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림1]은 2스트라이크 이후 디그롬과 휠러의 슬라이더 제구를 비교한 것이다. 이는 휠러가 '마음만 먹으면' 존 구석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휠러가 '그 마음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휠러는 2019시즌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패스트볼 구사율이 56%에 달했다. 이는 MLB 평균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비율인 40.9%에 비해 15.1%p나 높은 수치다. 다른 심각한 문제는 패스트볼을 던지는 위치다. 휠러는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을 그냥 던지는게 아니라 그야말로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한가운데에 던진다.

 

[그림2] 디그롬(왼쪽)과 휠러(오른쪽)의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투구 위치(포수 시점). 우타자 기준 바깥쪽 높은 코스(진한 부분 참조)로 던져서 의식적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디그롬과는 달리, 휠러는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한가운데(진한 부분 참조)에 던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2] 디그롬(왼쪽)과 휠러(오른쪽)의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투구 위치(포수 시점). 우타자 기준 바깥쪽 높은 코스(진한 부분 참조)로 던져서 의식적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디그롬과는 달리, 휠러는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한가운데(진한 부분 참조)에 던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2]는 디그롬과 휠러의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투구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디그롬은 휠러보다 뛰어난 구위를 지녔음에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패스트볼 구사율을 42.7%로 낮출 뿐만 아니라, 던지더라도 높은 코스로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한다. 반면, 휠러는 패스트볼을 대부분 한가운데로 던졌다. 이렇게 던지면 제아무리 구위가 뛰어나도 빅리그 타자들은 쉽사리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

 

실제로 휠러의 패스트볼은 1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비율이 31.2%에 달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21.3%로 약 10.0%p가 줄어든다(너무 자주 던지고, 가운데로 던져서). 그리고 줄어든 패스트볼 헛스윙 비율은 고스란히 파울 또는 장타로 이어졌다. 반면,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슬라이더(34.3%), 체인지업(39.1%), 커브(31.6%)를 던졌을 때는 헛스윙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

 

즉, 휠러는 지금보다 삼진을 훨씬 더 잡아내고 장타를 덜 맞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인 볼 배합으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그런데도 휠러의 9이닝당 삼진이 9개(2019년 8.98개)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휠러를 영입해서 이런 볼배합을 좀 더 효율적으로 고치면 어떻게 될까? 

 

볼배합은 투수의 모든 항목 가운데 꽤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이다. 20대 후반이 지난 투수의 구위가 갑자기 향상되거나, 제구가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에 비하면 볼배합을 바꾸는 건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선발 FA 최대어 콜도 지난해 휴스턴으로 이적 후 2스트라이크 이후 하이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을 던지는 비율을 늘리면서 사이영상급 투수로 성장했다. 

 

이를 알고 있는 MLB 단장들의 눈에 휠러는 '조금만 고치면 디그롬처럼 잘 할 수 있는, 콜이나 스트라스버그보다 몸값이 싼 투수'로 보일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필자가 생각하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휠러 영입에 달려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과거 여러 차례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콜이 휴스턴으로 이적해 볼배합을 보다 효율적으로 다듬을 수 있었던 것은, 저스틴 벌랜더와 댈러스 카이클이라는 훌륭한 멘토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피츠버그(변형 패스트볼을 통한 맞혀잡기)와 휴스턴(하이 패스트볼+낮은 변화구 조합을 통한 헛스윙 유도)에서 오는 차이도 있었겠지만, 단순히 팀이 시킨다고 해서 고쳐지는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그래프] 게릿 콜의 연도별 평균자책점(ERA), 탈삼진 비율(K%) 변화. 휴스턴으로 이적한 지난해부터 탈삼진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함과 동시에 평균자책점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자료=팬그래프닷컴) [그래프] 게릿 콜의 연도별 평균자책점(ERA), 탈삼진 비율(K%) 변화. 휴스턴으로 이적한 지난해부터 탈삼진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함과 동시에 평균자책점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자료=팬그래프닷컴)

 

실제로 콜이 휴스턴으로 이적하기 이전이었던 2017시즌, 피츠버그는 변화한 메이저리그 트랜드에 맞춰 투수들에게 하이 패스트볼과 낮은 변화구 조합을 권장하고 있었다. 이는 메츠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메츠의 코치진이 휠러의 볼 배합이 비효율적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 다만, 높은 확률로 휠러의 볼 배합을 고치는 데 실패했을 뿐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팀을 옮기는 것만으로 볼 배합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접근이다. 기껏 휠러 영입전에서 승리했는데, 정작 휠러의 볼 배합이 그대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휠러가 지금의 비효율적인 볼배합을 고집한다면 구위 하락이 찾아오는 즉시 몰락이 시작될 것이며, 그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다.

 

과연 치열한 휠러 영입전에서 승리하는 구단은 어디일까. 한편, 그를 영입한 팀의 기대대로 휠러는 정상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남은 겨울, 휠러의 거취에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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