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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내추럴 커터' 김광현의 신무기될까?

  • 기사입력 2020.03.11 21:19:34   |   최종수정 2020.03.11 22: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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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사진=엠스플뉴스 홍순국 특파원) 김광현(사진=엠스플뉴스 홍순국 특파원)

 

* 2020 MLB 시범경기 LIVE는 엠스플뉴스 PC/모바일/앱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엠스플뉴스]

 

"분명 패스트볼을 던진 것 같은데 커터에 가까운 구종이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상대한 베테랑 외야수 맷 조이스가 지난달 27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조이스 외에도 헤수스 아귈라, 이산 디아즈 등 이날 김광현을 상대한 마이애미 타자들은 한결같이 김광현이 던진 공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구종으로 커터를 지목했다(출처: [이영미 MLB 캠프] 김광현을 상대한 말린스 타자들과 매팅리 감독의 평가).

 

이런 일은 3월 10일 미네소타 트윈스 후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로코 발델리 감독과 외야수 맥스 케플러 등 미네소타 선수단이 김광현의 커터를 가장 까다로운 구종으로 지목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광현의 커터에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커터는 컷패스트볼의 약자다. 컷패스트볼은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날카롭게 횡 방향으로 꺾이는 구종으로 좌투수가 던진 커터는 우타자를 기준으로 몸쪽, 좌타자를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꺾인다. 속도나 움직임 면에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중간이고,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순간적으로 꺾이기 때문에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기 쉽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KBO리그 시절 김광현은 커터를 던진다는 얘기를 거의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로는 계속해서 커터에 대한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과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포심 패스트볼(왼쪽)과 투심 패스트볼(중간), 컷패스트볼(오른쪽)의 움직임(자료 출처: Lokesh Dhakar) 포심 패스트볼(왼쪽)과 투심 패스트볼(중간), 컷패스트볼(오른쪽)의 움직임(자료 출처: Lokesh Dhakar)

 

* 위 그림은 우투수 기준입니다. 좌투수는 각 구종별 움직임이 반대입니다.

 

[이영미의 MLB 캠프]에 따르면 김광현은 상대 타자들이 커터라고 한 공이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휘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커터라고 의식하고 던진 공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김광현은 이런 일이 한국에서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 김광현의 패스트볼이 커터처럼 휘어 들어가는 경우가 늘어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공을 가리키는 말이 있다. 바로 내추럴 커터(Natural Cutter, 자연 발생적 커터)다. 그리고 이 내추럴 커터는 마리아노 리베라를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만들어준 구종이기도 하다.

 

마리아노 리베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마리아노 리베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리베라는 통산 82승 60패 652세이브 1173탈삼진 ERA 2.21으로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MLB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특히 포스트시즌 통산 8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 0.70으로 가을야구에 강한 면모를 뽐냈다. 그 덕분에 뉴욕 양키스에서 19시즌을 뛰면서 5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역사상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 헌액되기도 했다.

 

이런 리베라가 주무기인 커터를 장착하게 된 데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리베라는 양키스 동료였던 라미로 멘도사와 캐치볼을 하면서 그가 "자꾸 공이 오른쪽으로 온다"고 불평하자, 처음으로 자신의 패스트볼이 의도와는 달리 커터성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베라는 여기에서 착안해 자신만의 커터 그립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내추럴 커터를 업그레이드한 리베라는 전설이 됐다. 훗날 리베라는 자서전을 통해 내추럴 커터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했다.

 

리베라의 커터 그립(왼쪽)과 일반적인 커터 그립(오른쪽). 일반적인 커터는 슬라이더 그립과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위키피디아) 리베라의 커터 그립(왼쪽)과 일반적인 커터 그립(오른쪽). 일반적인 커터는 슬라이더 그립과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위키피디아)

 

하지만 내추럴 커터가 모든 투수에게 '신의 선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야구계에는 리베라를 제외하고도 패스트볼이 자연스럽게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는 투수들이 종종 있다. 당장 KBO리그만 하더라도 금민철, 김승현, 이영준 등이 있었다. 하지만 내추럴 커터를 지닌 투수들이 모두 리베라처럼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물론 리베라처럼 내추럴 커터를 활용해, 마이너리그 백업 포수에서 MLB 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된 선수도 있다. 바로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팀동료였던 LA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이다. 이처럼 내추럴 커터를 타고났음에도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건 타고난 커터성 움직임을 어떻게 다듬고 보완했는지에 달려있다.

 

리베라와 잰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구속을 비롯한 타고난 구위도 구위지만, 새로 개발한 그립을 통해 커터성 무브먼트를 강화하고 그걸 넘어서 자신의 타고난 커터성 무브먼트를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베라의 커터 그립을 확대한 그림. 검지는 실밥선에 살짝 얹어놓은 반면, 중지는 실밥선을 잘 챌 수 있는 위치에 걸쳐있다. 의식적으로 검지와 중지의 채는 힘 차이를 늘리기 위해 고안한 그립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뉴욕 타임즈) 리베라의 커터 그립을 확대한 그림. 검지는 실밥선에 살짝 얹어놓은 반면, 중지는 실밥선을 잘 챌 수 있는 위치에 걸쳐있다. 의식적으로 검지와 중지의 채는 힘 차이를 늘리기 위해 고안한 그립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뉴욕 타임즈)

 

커터(왼쪽)과 포심 패스트볼(가운데), 슬라이더(오른쪽)의 회전 차이. 커터의 회전축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사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뉴욕 타임즈) 커터(왼쪽)과 포심 패스트볼(가운데), 슬라이더(오른쪽)의 회전 차이. 커터의 회전축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사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뉴욕 타임즈)

 

* 자료 출처인 <뉴욕 타임즈>의 오류입니다. 영문 표기와는 달리, 댓글로 많은 분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왼쪽부터 커터/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의 회전이 맞습니다.

 

내추럴 커터를 타고난 투수들의 패스트볼에 자연스럽게 커터성 움직임이 생기는 이유를 추측하긴 어렵지 않다. 야구공의 실밥선에 검지와 중지를 나란히 얹고 공을 채더라도 중지로 채는 힘이 훨씬 더 쎄면 회전축이 기울어지면서 횡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후 김광현의 커터성 패스트볼이 늘어난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MLB 공인구는 KBO리그 공인구보다 상대적으로 미끄럽고 실밥선도 덜 튀어나왔다. 그러다 보니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 공이 손안에서 미끄러지면 리베라의 커터 그립에 가깝게 실밥선이 살짝 기울어지거나, 실밥선이 기울어지지 않더라도 두 손가락 가운데 상대적으로 힘이 더 센 중지에 의존에서 공을 채게 됐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회전축이 살짝 기울어지면서 포심 패스트볼로 생각하고 던지더라도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포심 패스트볼 그립에서 손이 미끄러지면서 리베라의 커터 그립으로 변하는 예시(자료=위키피디아) 포심 패스트볼 그립에서 손이 미끄러지면서 리베라의 커터 그립으로 변하는 예시(자료=위키피디아)

 

스스로가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김광현은 KBO리그 시절에도 종종 패스트볼이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 시절에는 현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처럼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내추럴 커터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는 실투성 공에 가깝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광현이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을 노리고 패스트볼을 던졌다고 가정해보자. 정상적인 경우에는 바깥쪽 경계선을 향할 공이더라도 의도하지 않게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면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방망이의 중심에 맞아 장타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반대로 몸쪽을 노리고 던진다면 타자에게 맞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의도적으로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는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일반적인 패스트볼을 던질 때보다 한 개나 반 개 정도 더 바깥쪽으로 빠지게 던지면 커터성 움직임으로 인해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리베라나 잰슨 같은 투수와 다른 내추럴 커터 투수들의 차이다.

 

어쩌다 가끔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우연히 커터성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커터성 움직임을 통제하고 그걸 이용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커터성 무브먼트가 실투가 되는 예시(왼쪽)과 의도적으로 커터의 움직임을 활용한 예시(오른쪽). 실제 공의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다(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의도하지 않은 커터성 무브먼트가 실투가 되는 예시(왼쪽)과 의도적으로 커터의 움직임을 활용한 예시(오른쪽). 실제 공의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다(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현재까지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는 분명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KBO리그에서처럼 이득보다는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김광현이 리베라나 잰슨처럼 내추럴 커터를 "신이 주신 선물"로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자신의 의도대로 원하는 상황에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리베라는 내추럴 커터를 발견한 이후 자신만의 그립을 만들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아래로 떨어지는 커터, 포스트시즌에만 쓰는 '스위퍼'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커터를 자신의 의도대로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커터와 반대로 휘어지는 투심 패스트볼 등을 개발해 섞어 던짐으로써 주무기가 된 커터의 위력을 강화했다.

 

마리아노 리베라의 커터. 같은 투구폼으로도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커터를 구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리베라는 헤프닝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건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신이 주신 선물“로 말들어냈다(자료=팬그래프닷컴) 마리아노 리베라의 커터. 같은 투구폼으로도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커터를 구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리베라는 헤프닝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건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신이 주신 선물“로 말들어냈다(자료=팬그래프닷컴)

 

한편, 잰슨은 투수로 전업하는 과정에서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자꾸 커터처럼 휘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때 잰슨에게 도움을 준 이는 양키스 시절 불펜 포수로 활동하면서 리베라의 커터를 수없이 받아본 마이크 보젤로였다. 이후 잰슨은 보젤로와 함께 빠른 커터 외에도 느리지만 더 휘는 커터를 개발하는 등 우연히 발견한 내추럴 커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과연 리베라나 잰슨처럼 김광현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우연히 발견한 내추럴 커터를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광현의 내추럴 커터를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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