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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기록적인 MLB 홈런 페이스와 '약 빤 공'

  • 기사입력 2019.05.07 21:30:03   |   최종수정 2019.05.07 2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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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스플뉴스 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1920년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선수 베이브 루스가 54홈런을 친 이후 오랜 세월 동안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렸다. 외야를 둘러싼 담장을 넘기는 커다란 타구를 만들어낸 타자는 배트를 내려놓은 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천천히 베이스를 돌아 홈 플레이트를 밟을 때까지 관중의 열렬한 환호에 휩싸인 주인공이 된다. 

 

홈런은 야구란 스포츠에서 온전히 타자 혼자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초창기 야구에서는 경기당 한 번 볼까 말까 한 이벤트이기도 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야구계의 슈퍼스타가 대체로 홈런 타자였던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은 그 희소가치를 잃고 있다. 

 

2019년 5월 7일(한국시간)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2019 정규시즌 홈런 수는 1,311개가 됐다. 이를 9이닝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경우 경기당 2.62개에 달한다. 이는 종전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2017년의 2.54개(총 6,105홈런)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로 이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약 6,300개의 홈런을 치게 된다.

 

[그래프] 1910년부터 2019년까지 연도별 메이저리그 홈런 합계 변화. 2019시즌은 현 페이스인 6300개를 대입했다(자료=팬그래프닷컴) [그래프] 1910년부터 2019년까지 연도별 메이저리그 홈런 합계 변화. 2019시즌은 현 페이스인 6300개를 대입했다(자료=팬그래프닷컴)

 

6,300홈런은 1920년 전체 홈런 수였던 630개 대비 정확히 10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물론 과거에 비해 늘어난 홈런 대부분은 경기 수 증가와 타격 기술 발전에서 나왔다. 또한, 제작 기술 발전으로 야구공과 배트를 비롯한 장비의 질이 좋아진 점도 홈런 증가를 다루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최근 메이저리그의 홈런 증가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일어나고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이런 홈런 증가 현상이 경기 외적인 요소에서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현지 매체와 팬, 선수들은 이런 현상을 과거 스테로이드 시대에 비유해 '약 빤 공(Juiced Baseballs)'이라고 부른다.

 

2014-2015년 메이저리그의 공인구와 2016-2017년 메이저리그 공인구의 차이(자료=파이브서티에잇) 2014-2015년 메이저리그의 공인구와 2016-2017년 메이저리그 공인구의 차이(자료=파이브서티에잇)

 

2015시즌 후반기에 있었던 급격한 홈런 증가 이후 일부 현지 매체는 선수들의 증언을 토대로 비정상적인 홈런 증가율이 '어떤 인위적인 조건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 인위적인 조건 변화란 다름 아닌 '공인구 변경'이다(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끝나지 않은 MLB 공인구 조작설).

 

이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지난해에는 "2015년 올스타전 이후 사용된 공인구의 코어(외피) 밀도가 이전보다 평균 40%가 낮아졌으며, 화학적으로는 실리콘 함유량이 평균 10%가 낮다"는 사실 등이 밝혀지기도 했다(We X-Rayed Some MLB Baseballs. Here’s What We Found, 롭 아서, 2018.03.02).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스탠포드, MIT, 칼텍 등 유수의 대학에게 용역을 맡겨 제작한 보고서를 통해 "비거리의 증가가 반발계수보다는 야구공 자체의 공기역학적 변화(항력)에 더 큰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공인구 변경에 따른 비거리 증가에 대한 의문은 2017년 대비 2018년 홈런 수가 급감하면서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2018년 5585홈런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5년 이후 홈런 증가에 있어 공인구의 영향이 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증거는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를 쓰기 시작하면서 트리플A 팀들의 4월 한 달간 홈런 수가 지난해 551개에서 올해 960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환경 변화로 인한 홈런 증가가 있었다. 1920년 데드볼 시대에서 라이브볼 시대로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1920년 루스를 포함한 타자들의 홈런 수가 급증한 데에는 데드볼 시대에 비해 반발력이 강한 공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1969년에는 투고타저를 완화하기 위해 마운드의 높이를 15인치에서 10인치(25.4cm)로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과거 라이브볼 시대로의 전환이나 마운드 높이 조정은 명확한 목적이 있었으며, 환경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선수들과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모두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사무국은 공인구 변경으로 인한 영향을 축소시키고, 고의성을 부정하기에 급급하다.

 

이런 태도가 '약 빤 공 사태'로 인한 선수들과 팬들의 불만을 강화시키고 있다. 흥미롭게도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87년에 있었던 레빗볼(Rabbit Ball) 사건이다. 래빗볼이란 토끼처럼 튀는 공이란 뜻으로 반발력 계수를 조작한 공을 말한다. 1987년 SI 칼럼니스트 프랭크 데포드가 처음 사용하면서 공인구 변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데포드의 의혹 제기에 사무국은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듬해 홈런이 곧바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1987년에 공인구 조작이 있었던 것은 거의 정설로 굳어졌다(훗날 이 래빗볼이란 용어는 2013년 NPB 관계자들이 공격 야구를 위해 공의 반발력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던 사건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게 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장 롭 만프레드(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메이저리그 사무국장 롭 만프레드(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러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1987년과는 달리,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팬들은 어떤 점이 변했는지를 정확히 알고 싶어 하며,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사무국의 지원 없이도 과학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제 사무국은 "반발력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었다"는 틀에 박힌 해명에서 벗어나, 고의적이건 아니건 간에 과거와는 달라진 공인구가 홈런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늘어난 홈런을 다시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선수들과 팬들이 더이상 의혹 섞인 시선으로 홈런 증가 사태를 바라보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뉴욕 양키스의 불펜 투수 잭 브리튼은 "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공인구 변경을 기꺼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진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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