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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파인타르 논란' 기쿠치의 부진 원인은?

  • 기사입력 2019.07.22 21:00:03   |   최종수정 2019.07.22 18: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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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유세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기쿠치 유세이(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올해 초 기쿠치 유세이(28·시애틀 매리너스)에 대한 메이저리그 팬들의 기대는 대단했다. 기쿠치는 1월 2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 보장금액 4년 5600만 달러(3년 4300만+2022년 선수옵션 1300만), 최대 6년 1억 9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날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기쿠치는 15살 때부터 빅리그를 꿈꿔 왔다며 영어로 인터뷰를 해서 화제를 모았다. 

 

2019 스프링캠프 데뷔전에서 기쿠치를 보러온 일본 취재진만 30명에 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3월 22일에는 도쿄 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하며 조국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갖기도 했다. 그리고 기쿠치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이 5월 9일 뉴욕 양키스전까지 9경기 2승 1패 48.1이닝 38탈삼진 평균자책 3.54로 순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중계 화면에는 석연치 않은 장면이 계속해서 잡혔다. 이날 기쿠치의 모자챙 안쪽에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이 묻어 있었고, 기쿠치는 공을 던지기 전마다 왼손으로 모자챙 안쪽을 문질렀다. 파인타르란 소나무를 건류하여 추출한 흑갈색의 점조성 물질이다. 파인타르는 끈적끈적하기 때문에 이를 묻혀서 던지면 그립감을 높이고 공의 회전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5월 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모자 챙에 미리 묻혀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을 엄지로 훑는 기쿠치 유세이(사진=MLB.com) 5월 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모자 챙에 미리 묻혀둔 파인타르로 추정되는 물질을 엄지로 훑는 기쿠치 유세이(사진=MLB.com)

 

물론 상대 팀 양키스는 기쿠치가 파인타르를 묻혀서 던진 것에 대해  어떤 항의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는 자신이 속한 팀 투수 일부도 파인타르를 비롯한 물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메이저리그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공에 로진백을 제외한 어떤 이물질을 묻혀서 던지면 안 된다. 따라서 파인타르를 묻혀서 던지는 기쿠치의 행위는 당연히 부정 투구다. 

 

논란의 중심이 된 기쿠치는 양키스전 이후에도 두 경기 연속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이후 5월 26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을 기점으로 10경기에서 1승 6패 47.0이닝 평균자책 7.85로 처참히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5이닝 동안 7실점(7자책)을 허용한 기쿠치의 2019시즌 성적은 4승 7패 107.1이닝 평균자책 5.37이 됐다.

 

파인타르 논란 이후 기쿠치의 패스트볼 제구 변화(포수 시점). 적발 이후 높은 코스로 몰린 공과 좌우로 크게 빠진 공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파인타르 논란 이후 기쿠치의 패스트볼 제구 변화(포수 시점). 적발 이후 높은 코스로 몰린 공과 좌우로 크게 빠진 공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파인타르 사용 적발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진이 시작됐기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지만, 파인타르 사용 유무는 기쿠치의 패스트볼 회전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적발 전 분당 2152회, 적발 후 분당 2117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인타르 사용 유무가 기쿠치의 투구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파인타르 적발 후 기쿠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패스트볼 제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즌 초 파인타르의 도움으로 그립감을 높였던 기쿠치가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NPB리그와 KBO리그에 비해 표면이 미끄럽고 실밥선이 낮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제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러면서 시즌 초 0.291이었던 기쿠치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파인타르 적발 후 0.372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사실 기쿠치의 부진은 어느 정도는 예고된 것에 가까웠다.

 

2019 동양인 선발의 패스트볼/오프 스피드 구종

 

류현진: 포심(28.1%) 투심(13.7%) 커터(19.5%) 체인(27.1%)

다나카: 포심(27.4%) 투심(3.0%) 커터(1.5%) 스플(26.7%)

마에다: 포심(37.3%) 투심(1.7%) 커터(1.0%) 체인(25.3%)

다르빗슈: 포심(27.8%) 투심(11.5%) 커터(24.0%) 스플(6.5%)

기쿠치: 포심(52.3%) 체인지업(4.4%)

* 마에다와 다나카는 2019년 들어 투심과 커터 비중을 줄이고 체인지업 또는 스플리터의 구사율을 높인 케이스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마에다 켄타와는 달리 기쿠치는 오랫동안 NPB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2017년 16승 6패 187.2이닝 평균자책 1.97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기도 했지만, 해당 시즌을 제외하곤 180이닝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내구성에 약점을 드러냈고(8시즌 동안 1010.2이닝) 확실한 결정구도 눈에 띄지 않았다.

 

NPB리그에서 기쿠치의 장점이었던 패스트볼 구속(평균 92.7마일)은 메이저리그(전체 평균 93.1마일, 좌완 평균 92.0마일)에선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패스트볼(52.3%)과 슬라이더(24.7%)에 의존한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선 살아남기 힘들다. 즉, 파인타르 사용이 발각되지 않았더라도 기쿠치는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동양인 선배 투수들이 그랬듯이 포심 패스트볼을 대체할만한 변형 패스트볼을 익히거나, 체인지업을 비롯한 오프 스피드 피치의 구사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과연 기쿠치는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한 선배들처럼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NPB리그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처참한 실패를 겪은 이가와 케이처럼 철저한 실패 케이스로 남게 될까.

 

남은 시즌 기쿠치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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