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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복지부동·무사안일 롯데 구단, ‘고인 물’ 혁신이 필요하다

  • 기사입력 2019.05.25 11:04:42   |   최종수정 2019.05.25 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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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 자이언츠

-시즌 전 ‘장밋빛 전망’ 가득…안일했던 준비 결과는 대실패

-2015년 이후 단장과 운영팀장 그대로인 팀은 롯데와 두산뿐, 결과는 천양지차

-감독도 바뀌고 선수단도 세대 교체하는데, 프런트 우두머리는 왜 그대로인가

 

롯데 자이언츠 이윤원 단장은 두산 김태룡 단장과 함께 2015년부터 현재까지 자릴 지키고 있는 유이한 인물이다. 그러나 두 단장이 거둔 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이윤원 단장은 두산 김태룡 단장과 함께 2015년부터 현재까지 자릴 지키고 있는 유이한 인물이다. 그러나 두 단장이 거둔 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사진=롯데)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는 2015년 이후 야구단 단장과 운영팀장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 ‘유이’한 팀이다. 그해 취임한 이윤원 단장과 조현봉 운영팀장은 5년이 지난 올해도 여전히 단장과 운영팀장 자릴 지키고 있다(조 팀장은 육성팀으로 잠시 옮겼다가 운영팀장 복귀).

 

롯데처럼 5년간 단장-운영팀장이 그대로인 팀이 하나 더 있다.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다. 이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은 모두 5년 새 사장은 물론 단장, 경영 파트 책임자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부 구단은 아예 프런트 조직구성을 완전히 갈아엎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롯데와 두산이 거둔 성과를 살펴보면 하늘과 땅 차이다. 두산은 그동안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과 두 번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성공을 거뒀다. 올 시즌에도 SK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반면 롯데는 2017년 ‘반짝’ 성공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하위권만 맴돌았다. 그사이 감독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프런트 핵심은 그대로다.

 

롯데와 두산이 대조적인 점이 또 있다. 두산은 올 시즌 기준 팀 연봉총액 78억 7천만 원으로 리그 4위다. 롯데는 101억 8천 3백만 원으로 연봉총액 1위 팀이다. 이는 키움(56억 9천 4백만 원)과 KT(47억 6천 1백만 원) 두 팀 선수단 연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개 프로스포츠에서 연봉은 선수단의 실력은 물론 성적에 정비례한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 롯데는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에 그치는 중이다. 롯데 연봉의 절반으로 선수단을 구성한 키움은 리그 4위, KT는 리그 7위다. 이대로라면 자칫 ‘비밀번호’ 시절인 2003년(승률 0.300, 최하위) 이후 가장 나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될 수도 있다.

 

‘어떻게 되겠지’ 롯데의 안일했던 시즌 준비, 최하위로 돌아왔다

 

롯데 시절의 노경은. 롯데는 노경은과 계약이 결렬된 뒤 협상 불가를 공개적으로 천명해 문을 닫았다(사진=엠스플뉴스) 롯데 시절의 노경은. 롯데는 노경은과 계약이 결렬된 뒤 협상 불가를 공개적으로 천명해 문을 닫았다(사진=엠스플뉴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분위기는 이렇지 않았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롯데 더그아웃 주위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다. 양상문 감독은 취임 직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팀의 숙원을 풀겠다”고 공언했다. 

 

FA(자유계약선수) 노경은과 계약이 결렬됐지만 “팀에 좋은 투수가 많다”고 긍정론을 폈다. 포수 구멍에 대해선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가 그 나이 때 강민호보다 낫다”며 젊은 선수들에 힘을 실어줬다. 

 

양 감독의 ‘희망가’ 가사가 어디까지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외부에서 온 지 얼마 안 돼 선수단의 역량을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으론 선수단 사기 진작을 위해 의도적으로 긍정론을 설파한 것일지도 모른다. 선수들의 역량을 끌어내야 하는 현장 감독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 

 

프런트는 달라야 한다. 현장에 낙관주의가 가득해도 프런트는 중심을 잡고 냉철하게 선수단의 현재 전력과 미래 잠재력을 진단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시즌 목표를 세우고, 장기적인 비전을 만드는 게 프런트가 해야 할 몫이다.

 

하지만 롯데는 2018시즌의 실패로부터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2019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전력보강을 위해 한 일은 외국인 선수 교체가 전부였다. 

 

두산에서 FA 포수 양의지가 풀렸지만 영입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키움에서 FA 3루수 김민성이 나왔지만 역시 미동조차 없었다. 외부 영입 대신 포수와 3루수 유망주들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어떻게 되겠지’란 안일한 현실인식으로 시즌을 준비한 결과다. 모 구단 육성 책임자는 “유망주를 계속 1군 경기에 내보내며 기회를 주면 언젠가는 터질 거라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라 했다. 

 

‘집토끼’ 노경은과는 계약 기간과 금액을 둘러싼 견해차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롯데는 공개적으로 ‘계약 포기’를 선언했다. 사인&트레이드나 무상 트레이드 가능성도 없다고 처음부터 못을 박았다.

 

일부 야수 FA 영입 땐 시장가보다 훨씬 웃돈을 주면서 모셔왔던 롯데가, 팀에 꼭 필요한 선발 자원 계약에선 실리보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자존심을 앞세웠다. 굳이 ‘협상 불가’를 선포해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 올 시즌 롯데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 6.05로 프로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급(6.14) 성적을 내고 있다.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제이크 톰슨은 다양한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지만, 커맨드에 약점이 있고 구위가 그리 위력적이지 않은 투수다. 한 차례 완봉승을 거두면서 생명 연장에 성공했지만, 이는 지난해 ‘뜬금 호투’로 교체 타이밍을 놓쳤던 펠릭스 듀브론트를 떠올리게 한다. 

 

2루수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존재는 딜레마다. 아수아헤는 다른 구단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타석에서 위압감을 주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다린 러프나 제리 샌즈처럼 홈런을 때려내는 스타일도 아니고, 제라드 호잉처럼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유형과도 거리가 멀다. 2루 수비와 출루에 특화된 선수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생산력을 뽑아내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라이언 사도스키 해외스카우트를 비롯한 2명이 담당한다. 최종 결정은 구단이 하지만, 여전히 사도스키의 국외 인맥과 영입 리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사도스키는 그간 소속 에이전시 혹은 소속사와 협력 관계에 있는 에이전시 위주로 외국인 선수를 고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사도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 유튜브 방송에서 2019시즌 1위 팀으로 롯데를, 최하위권 그룹으로는 NC와 LG를 예상했다. ‘롯데 1위’는 그렇다 쳐도, NC와 LG의 상위권 질주는 ‘애사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결과다. 이런 야구 안목을 갖춘 인사에게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다. 

 

감독도 바뀌고, 선수단도 세대교체 하는데…프런트 수장은 왜 그대로인가

 

LG 시절보다 웃음이 많아진 양상문 감독. 하지만 좋은 분위기만으로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사진=엠스플뉴스) LG 시절보다 웃음이 많아진 양상문 감독. 하지만 좋은 분위기만으로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롯데는 오프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거의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강민호, 황재균, 조시 린드블럼, 노경은 등 핵심적인 선수들이 팀을 떠날 동안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지난 몇 년을 보냈다. 

 

프런트가 임무를 다하지 않으면,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에 돌아온다. 양상문 감독은 취임 이후 성적 침체 속에서도 선수단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LG 사령탑 시절과는 달리 웃음이 많아졌고, 선수를 질책하거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팀 ‘분위기’만으로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다.

 

팀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감독을 향해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언젠가부터 롯데에선 이윤원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존재가 사라졌다. 성적이 좋고 잘 나갈 때는 각종 이벤트와 보도자료에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곤 하던 프런트가 모습을 감추고 갓 취임한 감독만 혼자 맨 앞에서 매를 맞는 모양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선수는 좋은데 감독이 무능해서 성적이 안 나는 것처럼 착각하기 딱 좋은 그림이다. 

 

지난 몇 년간 팀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감독을 바꾸고, 코칭스태프를 갈아치웠던 롯데다. 선수단에도 강도 높은 ‘세대교체’를 추진하며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코칭스태프도 바뀌고, 선수단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데 유독 프런트만은 변화 없이 그대로다. 

 

다른 구단들이 젊고 진취적인 인재들,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지닌 외부 인사를 수혈해 성공을 구가할 동안 롯데는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로 일관하고 있다. 5년째 팀 성적이 하위권을 전전하는데도 프런트 수장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른 팀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 수뇌부는 그대로다. 야구팬들이 롯데 자이언츠 구단을 향해 ‘롯무원’이라 손가락질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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