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살아난 KIA 타이거즈, 최근 7연승으로 반등 분위기
-박흥식 감독대행 “진심 어린 소통이 먼저, 선수단 분위기 살아났다.”
-“적극적인 도루와 주루 주문, 공격적인 작전 야구를 추구”
-“마운드 운용은 서재응 코치와 앤서니 코치 몫, 선수 먼저 생각한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선수와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팀 분위기를 수습했다(사진=KIA)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선수와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팀 분위기를 수습했다(사진=KIA)

[엠스플뉴스]

호랑이가 다시 포효하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는 파죽지세의 7연승으로 반등했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부임 뒤 8승 1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잦은 긴 연패로 무기력했던 더그아웃 분위기는 이길 수 있단 자신감으로 가득 찬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득하다.

투·타가 모두 술술 풀리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 그리고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살아난 선발 마운드와 더불어 마무리 투수 문경찬을 비롯한 하준영·고영창·전상현 등 젊은 불펜진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다. 팀 타선에서도 박찬호·최원준·이창진 등 젊은 피의 활약과 새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 그리고 베테랑 최형우의 반등세로 활력을 되찾았다.

박 감독대행이 부임한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KIA의 투·타 성적은 압도적이다. 이 기간 KIA는 팀 타율 2위(0.338)·팀 득점권 타율 2위(0.358)·팀 OPS 1위(0.912)·팀 도루 1위(12개)·팀 최소 평균자책 2위(2.89)·팀 최소 피OPS 2위(0.626)·팀 탈삼진 1위(74개) 등 훌륭한 지표를 보여줬다.

최근 7연승을 달린 KIA는 26일 기준 시즌 21승 1무 31패로 승패 마진을 ‘-10’까지 줄였다. 이제 공동 6위(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는 단 2경기로 줄었다. 엠스플뉴스는 27일 박 감독대행에게 최근 팀 상승세의 원동력과 향후 팀 운영 방향에 관해 직접 들어봤다.

“공격적인 작전 야구가 내가 추구하는 방향”

박흥식 감독대행은 젊은 타자들의 활력 넘치는 공격을 주문했다(사진=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젊은 타자들의 활력 넘치는 공격을 주문했다(사진=KIA)

2년여만의 7연승 행진이다. 팀이 확실히 상승세를 탔다.(KIA의 7연승 기록은 2017년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달린 7연승 이후 691일 만이다)

지금 분위기가 좋지만, 매일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다. 언젠가 또 고비는 온다. 연패도 올 텐데 그 연패를 빨리 끊는 게 중요하다. 물론 조금씩 위에 있는 팀들을 추격하려면 연패보단 연승이 길어야 한다.

이제 중위권과 격차를 많이 좁혔다.

이 분위기를 유지하면 상위권 팀들도 긴장을 조금 하지 않겠나(웃음). 만약 연패가 오더라도 금방 끊는 게 중요하다. ‘오늘도 질려나’보단 ‘오늘도 이길 수 있다’라는 마음을 먼저 먹어야 한다. 선수들의 마음에 걸렸다. 분위기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흥식 매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웃음).

내가 신도 아니고 마술을 어떻게 부리겠나(웃음). 특별한 매직은 없다. 소통이 더 중요하다. 야구는 99% 선수가 하는 거다. 나머지 1%가 지도자의 역할인데 그래서 진심 어린 소통이 필요하다. 지도자가 선수를 진심으로 배려해 얘기한단 걸 인식해야 한다. 내가 1군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신경 쓴 것도 소통이다. 지도자가 선수와 소통해 어떤 방향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팀 타선이 최근 침체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타순은 어떻게 구상하나.

웬만하면 중심 타선(3·4·5번)은 고정하려고 한다. 물론 (안)치홍이 같은 경우 계속 방망이가 안 맞는데 거기 놔두는 건 선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니까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나머지 타순은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려고 한다. 상대 투수에 따라도 그렇고 전력분석팀의 자료도 계속 참고한다. 경기 전 스윙 훈련에서 선수들의 타구 질과 타구 방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나만의 감으로 변화를 줄 때도 있다.

부임 뒤 대타 성공률(타율 0.429/ 7타수 3안타 3볼넷)이 돋보인다.

선발 타순도 그렇지만, 대타도 전력분석팀의 자료를 참고한다. 전력분석팀이 밤새 분석한 자료를 참고 안 할 수가 없다. 자료가 엄청나게 많아서 다 보려니까 최근 눈이 아프다(웃음). 상대 팀과 우리 팀을 다 파악하려면 그런 과정 꼭 필요하다.

적극적인 도루와 주루 시도는 선수들에게 직접 주문한 건가.

개인적으로 장타자 유형은 2~3명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나머지 자리엔 발 빠르고 기동력 있는 타자들로 배치하는 걸 선호한다. 방망이는 슬럼프가 자주 온다. 그런데 발은 슬럼프가 없다. 득점 확률을 높이려면 적극적인 도루 시도와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주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원준과 박찬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제(26일)도 KT 투수 김 민이 그간 우리를 상대로 잘 던져왔는데 1회 말 최원준의 도루가 상대 흐름을 꼬이게 했다.

뛰는 야구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론 매일 뛰는 야구를 할 순 없다. 상대 선발에 따라 힘 있는 타자들이 나가서 해줘야 할 경기도 있다. 젊은 상대 투수라면 베테랑 타자가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단 뜻이다. 스윙도 공격적으로 주문했다. 3볼 타격도 상황에 따라선 권장한다. 공격적인 작전 야구는 내가 지향하는 그림이다.

이범호와 서동욱 등 1군에 없는 베테랑 타자들의 활용은 어떻게 구상하나.

지금 베테랑 타자들이 대부분 잔류군에 있다. 사실 한 개인을 위할 팀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재 1군에 있는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따로 나는 자리가 없다. 2군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도 있다. 선수들에게도 따로 얘기했는데 팀 상황을 이해하더라. 선수들은 답답하겠지만, 상황이 갑자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기다려야 한다.

“서재응 코치·앤서니 코치와 함께 하는 건 행운이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서재응 투수코치에게 마운드 운용을 주로 맡기는 편이다(사진=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서재응 투수코치에게 마운드 운용을 주로 맡기는 편이다(사진=KIA)

마운드 운용은 서재응 투수코치와 앤서니 르루 불펜코치에게 주로 맡기는 편인가.

투수 파트는 서재응 코치와 앤서니 코치에게 대부분 맡겼다. 그만한 투수 경력과 경험을 쌓은 코치가 없지 않나. 미국에서 보고 들은 것만 해도 젊은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당연히 1군에서 두 코치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연승 기간 불펜진 운영도 수월하게 이뤄졌다.

서재응 코치와 경기가 끝난 뒤 투수 파트 미팅도 따로 한다. 웬만하면 미리 정한 투구 개수를 지키고, 우타자와 좌타자에 상관없이 한 이닝을 책임지게 하도록 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또 2스트라이크에서 3구 승부를 겨뤄도 좋으니까 적극적으로 붙자고 주문했다. 최대 3연투를 할 수 있지만, 휴식일은 최대한 보장하겠다.

젊은 투수들은 마운드에 계속 올라가고 싶어 하더라.

(하)준영이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고 하는데(웃음). 조금 쉬어야 더 빠른 공을 던지지 않겠나. 어제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점수 차가 벌어져 쉬게 해줬다. 한 경기에 욕심내 굳이 투입했다가 자기 공을 못 던지면 맞을 확률이 높다. 그런 경기에서 지면 팀도 선수도 모두 악영향이 온다. 무리하게 필승조를 사용 안 하는 게 낫다. 이기면 좋은 거고 지더라도 투수 한 명을 보호한 거니까. 한 경기 때문에 투수 한 명을 망칠 순 없다. 푹 쉰 투수가 다음 날 올라가서 더 힘차게 던지면 좋지 않겠나. 선수를 먼저 생각하겠다.

서재응 코치와 생각이 잘 맞는 듯싶다.

서재응 코치와 얘기하면서도 이런 부분에서 생각이 잘 맞는다. 서 코치와 앤서니 코치와 함께 하는 건 나에겐 행운이다. 젊은 투수들도 즐겁고 신나게 던지는 게 보인다. 연승 기간처럼만 투수 운영이 잘 풀린다면 좋겠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그만큼 고민과 걱정도 많겠다.

하도 소리를 질러서 그런지 목감기에 걸렸다(웃음). 지금 보여주는 야구가 내가 추구하는 야구다. 현재 내 위치에 상관없이 내 야구를 하겠다. 최근 7연승으로 젊은 선수들이 자만할 수도 있다. 만약 팀이 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힘도 보여줘야 한다. 거기서 경험 있는 베테랑이 해줘야 할 일도 있는 거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 모두 서로 믿고 힘을 줘야 한다. 선수들이 지금 분위기를 유지하며 잘해준다면 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KIA 팬들은 여전히 팀과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7연승이 팬들에게 더 힘이 되는 분위기다.

팬들이 없다면 야구를 할 이유가 있겠나. 최근 선수단에도 팬들에게 정말 잘해주라고 당부했다. 프로 선수라면 팬들에게 사인을 잘해줘야 한다. 설사 사인을 못 해주는 상황이라도 죄송하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한다. 승리도 필요하지만,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뛴 뒤 친절하게 팬서비스를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 홈경기든 원정 경기든 항상 KIA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는다. 그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모두가 더 노력하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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