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수비를 장점 득점력을 메운 전자랜드 켈리(사진=KBL)
약점 수비를 장점 득점력을 메운 전자랜드 켈리(사진=KBL)

[엠스플뉴스] 제임스 켈리가 득점력이라는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인천 전자랜드의 기적 같은 6강 진출을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3월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4쿼터 접전 끝에 81-78,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최소 6위를 확보했으며 올 시즌 삼성전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 켈리는 33분 14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35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6강 진출에 앞장섰다.

켈리의 올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매 경기 20득점을 넘나들며 득점력에선 확실하게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무대에서 외곽 플레이를 주로 하던 켈리는 골밑 수비라는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아이반 아스카와 교체돼 한국 땅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켈리의 선수 인생에 반전이 찾아왔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아스카를 내치고 켈리를 재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 다시 한국땅을 밟은 켈리는 복귀전(3월 9일 SK전)에 무려 30득점을 퍼부으며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에도 20득점 이상을 꼬박꼬박 넣으며 훌륭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다만 켈리의 약점인 ‘수비’는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상대 팀들은 켈리의 아쉬운 수비라는 전자랜드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었고, 결국 전자랜드는 켈리의 복귀전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며 7위 창원 LG에 6위 자리를 위협받았다.

때문에 이날 경기에서도 켈리의 수비 능력은 전자랜드의 약점으로 지목받았다. 그러나 켈리는 자신의 확실한 장점을 통해 약점을 극복했다. 이날 켈리는 삼성의 ‘골밑 제왕’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로 더블 클러치를 선보이며 화려한 플레이로 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팀이 79-78로 간신히 앞서던 4쿼터 막판 강상재의 결정적인 블록으로 잡아낸 기회를 유로 스탭에 이은 원핸드 덩크(81-78)로 연결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면모를 보였다. 골 밑 수비에선 아쉬운 점도 있었으나, 리바운드를 18개(수비리바운드 14개)나 따내며 제 몫을 해냈다. 물론 켈리의 수비 약점은 하루아침에 고쳐질 일은 아니다. 그러나 켈리가 폭발점 득점력을 뽐내고 국내 선수들이 켈리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다면, 전자랜드가 플레이오프에서 극적 반전을 이뤄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편, 전자랜드는 26일 탈꼴찌를 노리는 KCC와 시즌 최종전을 치르며,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원주 동부를 넘어 5위에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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