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의 3차전(사진=KBL)
접전의 3차전(사진=KBL)

[엠스플뉴스]
벼랑 끝에 몰린 고양 오리온이 기사회생했다.
오리온과 서울 삼성은 4월 1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 팀 삼성이 적지에서 2연승에 성공,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승자는 벼랑 끝에 몰린 오리온이었다. 오리온은 종료 49초 전 터진 애런 헤인즈의 짜릿한 위닝 역전 샷으로 73-72, 1점 차의 극적인 승리를 안았다.
이날 3차전은 단순한 1승의 의미보다 양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리온은 정규시즌 2위로 4강 플레이오프로 직행, 이에 4월 11일 펼쳐진 1차전 경기는 오리온이 16일 만에 갖는 경기였다.
오리온에 지난 2경기 연속 패배는 전열을 가다듬지 못했다는 점도 기인한다. 반면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 가는 접전 끝에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에 대한 적응을 마친 상태였다.
이에 1차전 충격적인 17점 차의 패배를 얻은 오리온은 2차전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패했다. 라틀리프에게 1차전 33득점 19리바운드를 빼앗긴 오리온은 2차전에 라틀리프를 21득점으로 막아내긴 했으나 이를 간파한 삼성의 외곽포에 속수무책으로 점수를 잃었다. 이에 3점슛 11개를 성공시킨 삼성이 2차전 승리를 다시 가져갔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통해 시리즈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오리온이 2경기 연속 재미를 봤던 삼성의 지역 방어에 대한 해법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해결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잘해온 것 살아난' 오리온 vs '기세 꺾인 장점 + 여전한 약점' 삼성

극적인 위닝샷으로 승리를 안긴 헤인즈(사진=KBL)
극적인 위닝샷으로 승리를 안긴 헤인즈(사진=KBL)

삼성은 이번 4강 PO에서 확실한 승리의 키워드로 인사이드 강점과 지역방어를 택했다. 효과적이었다. 장신 포워드들로 가득한 오리온은 빠른 기동력의 팀이지만 인사이드가 막힌다면 공격 전개는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오리온은 자신들의 골밑 공격을 막는 삼성의 지역방어에 고젼하며 1차전 대패를 겪었다. 첫 경기 패배의 충격속에 오리온은 2차전 흐름을 바꿔보고자 포워드가 아닌 가드들을 적극 기용했다.
2차전에서 오리온은 정재홍-전정규-오데리언 바셋-김진유를 골고루 코트에 투입했다. 삼성의 지역방어를 외곽 가드들의 공격 전개로 뚫어보자는 의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오리온 가드들이 외곽에서 플레이를 진행했으나 바셋이 11득점, 정재홍이 3득점, 김진유가 4득점만을 기록했으며 전정규는 무득점에 그쳤다.
이에 오리온은 3차전 다시 가드가 아닌 자신들이 잘해왔던 장신 포워드들의 움직임으로 위기를 타파하고자 했고 이는 적중했다. 이날 36분간 출전해 3개의 3점슛을 기록한 허일영이 16득점을 기록했으며, 외곽 포워드들의 움직임이 살아나며 공간을 얻은 헤인즈는 이날 26득점 6리바운드로 다시 득점력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으로는 그간 잘해왔던 자신들의 전술이 아쉬운 패배로 기록되며 4차전과 향후 경기에 숙제를 안게 됐다. 이상민 감독이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강조했던 인사이드 강점은 2차전에 이어 이날도 완벽한 합격점을 받기는 어려웠다.
이날 삼성은 라틀리프가 12개의 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으나 팀 리바운드에서는 29개-33개로 오리온에 다시 밀리며 인사이드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또한 2차전 승리를 가져왔던 외곽포는 8개가 기록됐으나 슈터 임동섭의 3점은 9개를 던져 1개만 림을 갈라 승부처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삼성의 여전한 아킬레스 건, 김태술(사진=KBL)
삼성의 여전한 아킬레스 건, 김태술(사진=KBL)

이날 19분 출전해 7득점을 기록하며 세 경기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김태술이지만 김태술의 지속된 아쉬운 모습 역시 삼성에는 고민 거리다.
주희정이 김태술을 대신해 코트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주희정의 체력이 얼마만큼 버텨줄 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 이에 삼성은 이날 패배로 플레이오프 일정 역시 길어지게 돼 더욱 염려스럽다.
결국 잘해온 것으로 승리에 대한 확신을 얻은 오리온을 3차전 승리로 반등의 기회를 찾았다. 반면 삼성 입장에서는 잘해온 점과 아쉬운 점이 다시 고민으로 이어지며 불안한 2승 1패의 리드를 안고 말았다.
4차전에는 다시 이날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또 다른 승부의 향방이 바뀌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팀의 4강 4차전 경기는 1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김다빈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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