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2017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아넷 몰트리(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인천 전자랜드의 2017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아넷 몰트리(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라스베가스]

'빅맨 갈증' 인천 전자랜드가 택한 아넷 몰트리. NBA 출신의 탑유망주 몰트리가 전하는 출사표는?

인천 전자랜드는 오랜 기간 ‘빅맨’ 갈증에 시달렸다. 그런 전자랜드가 2017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택한 ‘빅맨’은 아넷 몰트리(206cm, 1991년생)다.

미시시피 대학 출신의 몰트리는 2011년 NBA 드래프트 27순위로 마이애미의 지명을 받아 필라델피아에서 뛴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터키리그에서 뛰었고, 최근엔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했다.

몰트리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이목을 끌었다. 개인플레이보단 묵묵히 역할을 하는 모습에 오히려 많은 이들이 좋은 평가를 했다.

전자랜드는 KBL 드래프트 추첨 결과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1~4순위가 재계약 선수들로 채워졌기에 사실상 전자랜드가 올해 첫 번째 지명이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빅맨’을 뽑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조쉬 셀비(186.7cm, 1991년생)를 지명했다. 다시 한 번 ‘스코어러’를 택하면서 화끈한 농구를 예고한 것이다.

그리고 전자랜드가 2라운드 6순위에서 뽑은 몰트리 또한 전형적인 ‘빅맨’은 아니다. 몰트리는 어떤 선수일까.

몰트리 “뛰는 농구는 물론 미들슛과 수비도 자신 있어”

몰트리는 올 시즌 KBL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사진=KBL)
몰트리는 올 시즌 KBL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사진=KBL)

“트라이아웃에선 화려한 모습보단 내 기본적인 역량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수비, 리바운드, 블록슛을 하려 애썼다. 화려한 플레이나 공격도 중요하지만 더 핵심적인 건 그런 것들이라고 본다.” 몰트리가 직접 설명한 트라이아웃에서의 마음가짐이었다.

이런 몰트리의 경기를 지켜본 현장의 모 감독은 “인사이드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기본적으로 골밑에서 놀 줄 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또 다른 모 코치는 “생각보단 파워는 강하진 않은 것 같다. 정통 ‘빅맨’들과 대결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다”라고 다소 회의적인 평가를 했다.

이처럼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외곽슛도 가능한 빅맨’이란 게 몰트리의 최대 장점일 수도 있다.

몰트리 역시 “물론 난 인사이드 플레이도 좋지만, 미들슛도 던질 수 있다. 슛도 정확하다는 게 내 장점”이라고 했다.

전체 1순위 지명의 영광을 가져간 셀비도 몰트리와 같은 해인 2011년 NBA에 지명된 드래프트 동기다. 셀비는 2011년 NBA 드래프트 49순위로 멤피스에 뽑혔다.

“아넷 몰트리와는 같은 해에 NBA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그래서 서로 충분히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건 아니지만, 필라델피아에서 뛰었고 슛이 굉장히 좋았던 선수로 기억한다.” 몰트리에 대한 셀비의 평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견해도 비슷했다.

유 감독은 “2라운드 6순위 지명을 앞두고 남아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니 기존 재계약한 빅맨들과 비교해선 공격력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고 말한 이후 “몰트리는 슈팅 능력이 있고, 리바운드와 수비가 좋다. NBA 출신으로 함께 뛰는 농구도 가능하다”라고 몰트리의 장점을 설명했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몰트리의 견실하고 다재다능한 매력에 끌렸다는 뜻이다.

유 감독은 “전형적인 인사이드(빅맨)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뽑을 수 있는 선수 가운데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몰트리는 한국행을 결정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낯선 리그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동료에게 KBL의 뜨거운 열기에 대해 전해 들었다. 또 KBL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리그란 점에서 끌렸다. 그렇지만 사실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고민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확정 계약이 아니란 점 때문에 걱정이 꽤 됐다. 하지만 다른 장점들이 훨씬 돋보였기에 ‘KBL에 도전해 봐야겠다’라는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KBL’을 택하기까지 몰트리의 속내는 고민의 연속이었지만 이젠 후회는 없다.

전자랜드는 2017-18 시즌 공격적이고 빠른 농구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몰트리 또한 역할이 많아진다.

몰트리는 “빠른 농구는 자신 있다. 또 우리 팀이 공격적인 성향이라면 내가 더 움직여서 수비적인 역할까지 해내겠다”라며 ‘블루워커’로 궂은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몰트리의 포부만큼은 원대하다. 몰트리는 KBL에서 달성하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을 ‘두 가지 목표’를 더 세웠다.

“우선 팀의 챔피언십 우승이 가장 큰 목표다. 두 번째로 20득점 10리바운드 이상의 개인성적을 목표로 잡겠다.”

몰트리가 만약 이 각오를 지킨다면 전자랜드는 최근 몇 년간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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