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K-피트니스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사진=엠스플뉴스 손보련 기자)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K-피트니스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사진=엠스플뉴스 손보련 기자)

[엠스플뉴스]

"K-피트니스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피트니스 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K-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피트니스 한류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주이형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주이형은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스포츠모델 챔피언을 시작으로 2014년 머슬마니아 아시아 미즈 비키니와 스포츠모델 챔피언을 동시에 석권했다. 이어 2014 머슬마니아 유스버스에서 각국의 비키니 챔피언끼리 겨뤄 주어지는 '비키니 프로'카드를 '동양인 최초'로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문 선수로서 운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안 되는 기간 해낸 일이라 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2016 대한민국마케팅 대상'에서 주이형은 '내일의 스타상'을 수상했다. '내일의 스타상'은 앞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스타에게 주는 상으로, 스포츠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주이형 선수가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피트니스 저변 확대와 국내 피트니스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운동선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주이형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민간 외교관' 역할인 승무원으로 활동했다. 피로 누적과 디스크 부상 악화로 더 일할 수 없게 됐을 때 운동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제 2 인생이 시작됐다. 선수활동과 모델, 스포츠 관련 강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이형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하늘'을 날아봤으니 이젠 '땅'에서 잘하자 싶었죠.

'멋진 여성'이 되고 싶어 주어진 모든 일을 치열하게 열심히 헀어요(사진=엠스플뉴스 손보련 기자)
'멋진 여성'이 되고 싶어 주어진 모든 일을 치열하게 열심히 헀어요(사진=엠스플뉴스 손보련 기자)

하늘을 날던 직업이었어요.

비키니 선수를 하기 전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4년 반 정도 근무했어요.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다양성이 좋았죠. 많은 사람이 후회 없냐고 물어보는데, 그 기간 치열하게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그만둔 걸 후회하진 않아요. 건강이 너무 안 좋아져 마지막엔 정말 힘들었어요.

건강이 어떻게 안 좋아졌나요.

비행 근무가 상상 이상으로 불규칙하고 힘들어요. 몸의 모든 바이오 리듬이 깨져있었어요. 시차가 항상 바뀌니 불면증도 있고 심할 땐 생리를 안 하더라고요. 원래 허리가 안 좋았는데, 나중엔 허리 디스크가 너무 심해져 앉아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살기 위해 시작한 게 운동이에요.

어떤 효과가 있었나요.

운동으로 이렇게 큰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병원에서 디스크 재활을 받는데 별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저 디스크 4번과 5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거였어요. 헬스클럽에 가서 할 수 있겠다 싶어 갔죠. 거기서 허리 근육을 단련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좋은 스승님을 만나 지금까지 선수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승무원과 비키니 선수, 연결고리가 있나요.

주변 분들이 두 가지 일이 주는 이미지가 아주 다르다고 얘기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한 큰 범주에서 ‘멋있는 여성’임엔 틀림없으므로 아주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전 초등학생 6학년 때 이미 키가 168cm이었어요. 어딜 가나 제가 제일 컸죠(웃음).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리더 역할을 했고 따르는 친구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여리여리한 여성스러움보단 '멋있고 자립심 있는 여성'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점을 꼽자면 승무원은 서비스직이니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 피트니스 선수는 정반대예요. '나'와의 싸움이죠. 주변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혼자 이겨내고 싸워야 합니다. 다행히 제 주변엔 도와주는 좋은 분들이 많아 늘 감사할 따름이죠.

누가 제일 많이 도와주는지.

심적으로 가족이죠. 부모님께 인정받는 딸이 되고 싶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전 늘 이렇게 얘기해요. '나 같은 딸 낳으면 정말 행복하겠다'라고요. 부모님은 동의하실지 모르겠지만(웃음). 가족은 없어선 안 될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넘버1 말고 온리1(Only1)이 되고 싶었어요"

2014 머슬마니아 유스버스에서 각국의 비키니 챔피언끼리 겨뤄 주어지는 '비키니 프로'카드를 동양인 최초'로 획득(사진= 주이형)
2014 머슬마니아 유스버스에서 각국의 비키니 챔피언끼리 겨뤄 주어지는 '비키니 프로'카드를 동양인 최초'로 획득(사진= 주이형)

처음 대회는 어떻게 나가게 됐나요.

처음 대회를 보러 갔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경기를 보고 '정해놓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신감' 대결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도 그 무대에 서고 싶고, 그날부터 잠이 안 오더라고요. 제 한계를 시험하고자 도전하게 됐습니다.

경력을 보면 머슬마니아 대회만 나갔어요. 이유가 있는지?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프로가 되고 월드 소속이 되면 홈페이지와 팬 페이지 만들어주고 관리해줍니다. 개인적인 활동이 어떤지 정리하고 전 세계적으로 저를 홍보해요.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제 색깔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가 나가는 대회 안에서 그 색을 내기 위해 정말 고생 많이(강조하며) 했어요.

어떤 고생이었나요.

'넘버 1(Number 1)'이 아니라 '온리1(Only 1)'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완벽주의 성향이에요. 대회가 잡히면 운동을 치열하게 죽기 살기로 해요. 그래서 대회 자체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세계대회는 몰랐지만, 국내 대회는 나가기 전에 제가 1등 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이건 교만이 아니라 내가 아니면 1등을 할 사람이 없을 만큼 '미친 사람'처럼 운동하고 연습하기 때문에 생기는 자신감이에요. 저 때만 해도 선수용 비키니가 많이 없어 직접 원단 시장에서 비즈 사다가 한땀 한땀 붙였어요. 패션잡지를 스크랩해서 디자이너 찾아가서 의상을 만들기도 하고 라운드별로 화장과 머리 스타일 바꾼 것도 제가 처음이지 않아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다면.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스포츠모델 챔피언(사진=사진작가 G-SOUL)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스포츠모델 챔피언(사진=사진작가 G-SOUL)

2014년 머슬마니아 유스버스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성적이 좋아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주이형은 2014년 머슬마니아 유스버스에서 동양인 최초로 비키니 프로카드 획득) 그때 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고 선수로서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요.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면.

경기 전날 트레이닝복에 물을 못 마신 채로 심신이 지쳐 돌아다니다 무대 준비가 한창인 곳을 봤어요. 그때까지 대회가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로 느껴졌어요. 무대 뒤에 미닫이로 여는 곳이 있는데 그걸 딱 여니까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큰 스크린에 제 오프닝 영상이 나오는 거예요.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내가 이런 큰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행복해야지, 언제 이런 경험 한다고 이렇게 처절하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계기로 대회 나가도 여유가 생기고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비키니 선수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자신한테 후회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만족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있었어요. 자신과 싸움에서 또 이기고 싶어요. 아시아 선수로서 외국 선수와 겨뤄도 주눅 들거나 뒤지지 않고 멋지게 해내고 싶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이 노력한 거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어요.


운동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에게 조언해준다면.

‘각도기 원리’라는 게 있는데요. 1도씩 움직이는 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 1도씩이 쌓여서 180도가 돼요. 운동을 적금처럼 차곡차곡 쌓다 보면 분명히 달라지는 게 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지금도 마르기만 했던 애가 운동에 빠져 선수로 활동하는 거에 놀랍니다. 근데 이건 드라마가 아니고 현실이에요. 운동으로 느끼는 그 ‘자신감’에 꼭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요.

피트니스가 잠깐의 붐이 아니라 100세 시대엔 필수로 자리 잡을 거예요. 한국의 K-뷰티 처럼 건강, 몸, 운동, 음식,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트니스와 접목해보고 싶어요. 선수로서, 전문적인 사업가로서 K-피트니스를 알리고 홍보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손보련 기자 blossom4sbr@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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