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이 리그 초반임에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9월 25일(이하 한국시간) 리그 6라운드 일정이 아스널과 브라이튼과의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알바로 모라타(첼시) 3명의 선수가 벌써 6골로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와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역시 6라운드 각각 2골과 1골씩을 기록하며 5골로 그 밑을 형성하고 있으며,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그리고 해리 케인(토트넘이) 4골씩을 기록 중이다.
2골을 사이에 두고 9명의 선수가 골 잔치를 벌이고 있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타이틀 현황.
지난 시즌 5명의 선수가 20골 이상을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했다. 케인(29골)과 루카쿠(25골), 알렉시스 산체스(24골), 아구에로(20골), 디에고 코스타의(20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1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수치기도 했다. 5명 이상의 20골을 기록한 햇수는 2009/10 시즌으로 약 7년 만의 얻게 된 기록이다.
리그 6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펼쳐지고 있는 현재의 득점 경쟁 현황은 수치만으로는 이를 뛰어넘을 기세다. 막강한 자본력과 최고의 리그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는 EPL에 수준급 선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순 골 결정력만이 높다고 해서 득점을 많이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전통적인 9번 공격수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이 그 방증이다.
현대 축구의 흐름은 유기적인 팀 축구로 볼 수 있다.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한 가지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시대다. 지난 시즌 3백 포메이션을 통해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렇기에 단순 득점력만 높은 공격수보다 현재 축구의 흐름을 가장 잘 읽어내는 공격수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2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해리 케인의 활약이 주목받는 것 역시 이런 이유 중 하나다. 케인의 9월 골 폭풍이 올해에도 여지없다.
8월,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인 케인은 올해에도 8월 3경기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9월, 잉글랜드의 월드컵 예선전 2골을 시작으로 케인은 리그에서 4골을,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을 기록했다. 대표팀 포함 7경기 8골 1어시스트, 케인의 9월 기록이다.
케인의 득점 장면에서 나오는 슛팅은 예리함이 수준급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케인의 전술적 가치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은 3-5-2, 또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세련된 전술을 선호하는 포체티노 감독 역시 필드 위 선수들이 동일한 간격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한다.
이런 토트넘의 전술은 공격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득점을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진다. 리그 상위권 팀인 토트넘인만큼 내려앉는 수비를 별로 펼치지 않는다. 토트넘의 라인이 올라갔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 수비와 토트넘 공격진 사이의 공간이 협소해져 최전방 공격수가 득점을 펼치기는 쉽지 않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9월, 골 폭풍을 신고하고 있는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9월, 골 폭풍을 신고하고 있는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이에 토트넘 2선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 득점 기회가 더 많이 열리게 된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18골을 기록한 델레 알리와 14골을 기록한 손흥민을 토대로 리그 내 2선 자원들이 가장 많은 득점을 가져간 팀이 된 것 역시 그런 이유다.
그러나 이런 토트넘의 상황에서 케인은 2시즌 연속 25골, 29골을 몰아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비결은 좁은 공간에서도 본인의 슛팅 포지션을 찾아낼 수 있는 케인의 장점에 있다. 페널티 박스 내 몇 번의 터치로 긴박한 상황, 슛팅을 가져가며 본인의 득점을 귀결시키고 있단 뜻이다.

케인의 공격 지표
케인의 공격 지표

올 시즌 역시 케인의 장점은 여전히 그대로다. 케인의 올 시즌 리그 6경기 페널티 박스 내에서 가장 많은 슛팅을 시도했다. 슛팅 개수는 26개에 달한다. 이는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모라타(15개), 루카쿠(21개) 보다도 많은 기록으로 케인의 슛팅 창출력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케인의 유효슛팅 전환률은 50%에 육박해 정확도 역시 갖추고 있다. 이에 케인의 유효슛팅 개수는 13개로, 이는 리그 1위 루카쿠(14개)와 함께 리그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다.
점차 최전방과 그 뒤를 받치는 미드필더들의 자리가 협소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케인의 능력은 가장 현대적인 공격수의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공격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케인. 그의 올 시즌 골 '허리케인' 역시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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