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을 맞아 인터뷰를 진행중인 프랭크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한국 방문을 맞아 인터뷰를 진행중인 프랭크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39세의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 올해 40세를 맞은 프랭크 램파드(40, 잉글랜드)는 생애 첫 방한을 맞아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팬들과 함께 녹색 필드 위를 누비는 그의 모습에서 20대 때의 모습이 여전히 눈에 그려지는 듯 했다.
3월 24일, 첼시에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3년간 637경기 출전, 211골 150도움을 기록한 '푸른 심장' 램파드가 한국을 방문했다.
램파드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애 첫 방한을 맞아 램파드는 팬들과 함께 기념 풋살 경기를 가진 후 강남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로 이동해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전설적 미드필더 램파드. 그를 향한 국내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온라인을 통해 받은 사전 질문과 행사 참여 신청에는 램파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몰렸다.
'레전드' 램파드가 전하는 축구 이야기를 <엠스플뉴스>에서 들어봤다.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인터뷰를 나누고 있는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생애 첫 방한' 램파드에게 한국은…#손흥민 #EPL #팬
만나게 돼서 반갑다. 팬들과 풋살 경기를 마치고 이곳에 왔다. 기분이 어떤가.
-팬들과 이벤트 경기를 통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지고있는 상황에 나가 팀을 도와 이겼다. 그 점이 기분이 더욱 좋았다. 또한 공항에서 많은 팬들이 반겨줬다. 12시간 동안의 비행이었는데 한국 팬들의 성원을 느낄 수 있었다. 팬들의 성원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팬들을 지나치지 않게 된다. 나를 성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첼시, 그리고 EPL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팬들의 응원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국의 인상은 어땠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2002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첼시에서 일해봤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선수들의 기술적인 면을 많이 칭찬했다. 또한 팀이라는 정신적인 측면도 잘 갖췄다.

풋살 경기를 통해 한국 팬들과 시간을 가진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풋살 경기를 통해 한국 팬들과 시간을 가진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램파드도 해설가로 한국 선수, 손흥민을 자주 칭찬했다.
-그렇다. 손흥민(26, 토트넘)을 좋아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EPL은 체격적인 부분이 중시되는 리그이다. 그런 리그에서 손흥민의 활약은 인상 깊었다. 스피드가 우선 놀라웠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손흥민이 병역 문제를 안고 있다.
-정말인가?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 손흥민은 오는 8월 펼쳐지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2년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본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이다. 군 문제에 대해 물어본다면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계속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뛰기를 바란다.
램파드 눈에 비친 한국-잉글랜드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있다"
손흥민 처럼 젊은 한국 선수들이 EPL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EPL은 우선 거칠다. 힘이 기반 돼야 한다. 민첩함과 스피드 뿐 외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테크닉이 좋다. 하지만 유럽 리그는 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기성용(29, 스완지시티)이 리그 적응을 해온 방식을 봐본다면 한국의 젊은 선수들 역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축구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실력 뿐이 아니다. 기술적 능력은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또한 팀으로서 뭉칠 수 있는 정신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점을 한국 젊은 선수들은 갖추고 있다.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는 해이다. 잉글랜드는 그간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06, 2010,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통산 3회 월드컵에 나갔던 입장에서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잉글랜드의 월드컵을 이야기하자면 조금 슬프다고 할 수 있다. 1966년 월드컵이 마지막 우승일 정도니 말이다. 잉글랜드는 기본적으로 개인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월드컵 성적이 따라주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다.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푸른 전설,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푸른 전설, 램파드(사진=엠스플뉴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독일전 골을 도둑맞아 16강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당시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골 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골로 인정됐다면 아마 잉글랜드 월드컵 역사가 바뀌지 않았을까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을 이해했다. 지금은 골 판독 시스템이 있지 않은가. 그런 일은 이제 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제는 해리 케인, 델레 알리, 제시 린가드, 라힘 스털링 등 젊은 선수들이 잉글랜드를 이끌고 있다.
-사실 월드컵 무대가 쉽지 않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은 모든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브라질-프랑스-아르헨티나 등과 대결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점점 어려워진다. 섣불리 잉글랜드가 우승할 것이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이유다.

램파드가 뽑은 자신의 후계자, 델레 알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램파드가 뽑은 자신의 후계자, 델레 알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젊고 뛰어난 선수가 많다. 델레 알리는 차세대 미들라이커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보다 공격적 재능을 갖추고 있다. 나이도 어리다. 또한 잉글랜드는 17세 이하 월드컵뿐 아니라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우승했다. 바라컨대 향후 5~10년 이내, 꼭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의 이야기를 바꿔줬으면 한다.
잉글랜드 전설적 미드필더다운 조언이다. 전설적 미드필더를 논하니 폴 스콜스, 스티븐 제라드, 그리고 램파드가 항상 비교되곤 한다.
-우리는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제라드는 완성형 미드필더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재능을 뽐냈다. 폴 스콜스는 완벽히 경기를 지배한다. 패스를 컨트롤하는데 탁월하다.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이들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 세 명의 선수는 각각 다른 면에서 장점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각기 다른 스타일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미드필더가 된 램파드-제라드-스콜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각기 다른 스타일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미드필더가 된 램파드-제라드-스콜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렇다면 3명 중 1위는 누굴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웃음). 이 질문에는 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31, 바르셀로나) 중 누가 더 나은가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음, 굳이 골라야 한다면 내가 꼴찌다. 내 위에 제라드와 스콜스의 이름을 올려놓겠다.
램파드에게 첼시란…'클럽 그 이상'
주제를 바꿔보자.

-좋다. 무엇인가.

첼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첼시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13년간 뛴 팀이다. 그만큼 첼시는 '나의 팀'이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과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팀이다. 지금도 첼시 시절 함께 성공을 누리던 선수들의 소식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이처럼 난 어디를 가도 첼시와 함께하고 있다.

램파드에게 첼시는 클럽 그 이상의 의미이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램파드에게 첼시는 클럽 그 이상의 의미이다(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현재 해설가이자 전문가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구단들은 램파드에게 감독, 코치직을 제의한다. 첼시도 예외가 아니라고 들었다.
-현재 UEFA Pro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과정에 있다. 코치도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선수만큼 쉽지 않은 것도 없다. 그만큼 지도자의 책임감은 더욱 크다. 특히 첼시 같은 큰 구단의 감독, 코치직이 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며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첼시 소속으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첼시의 레전드 다운 발언이다. 한국에서 '푸른 심장'이라고 불리고도 있다.
-정말 멋진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아까도 들었지만 정말 한 번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좋은 별명이다. 첼시는 내 팀이며 열정을 갖고 있고 애정이 있는 팀이다. 첼시를 이끌던 리더답게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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